스페인, 유럽 재정 위기 '태풍의 핵' 으로 떠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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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유럽 재정 위기 '태풍의 핵' 으로 떠오르나...

장성호 기자2010.12.22읽기 6원문 보기
#신용등급 강등#유럽 재정 위기#무디스#유로존#구제금융#유럽재정안정기금(EFSF)#유럽안정메커니즘(ESM)#유럽중앙은행(ECB)

아일랜드 이어 국가 신용등급 강등... 유로화 붕괴 경고도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12월20일 스페인 은행 등급 강등을 경고하면서 아일랜드 5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낮췄다. 무디스가 스페인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밝히고 아일랜드 국가 신용등급을 5단계 낮춘 지 얼마 되지 않아서다. 무디스는 아일랜드의 국가 신용등급을 Aa2에서 Baa1으로 5단계 하향 조정하고 신용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무디스는 스페인은행이 "자본력과 수익성 및 차입력에서 여전히 취약하다"며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부가 필요할 경우 은행을 얼마나 지원할 수 있을지를 주목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스페인 정부가 국가 복권 지분 30%를 매각하고 공항을 부문 민영화하는 한편 주요 실업수당도 삭감하는 등 재정적자 감축에 안간힘을 썼지만 실업률이 20%에 달하고 경제 성장 전망도 어두운 점을 지적했다. 그리스부터 시작된 유럽 재정 위기는 아일랜드를 거쳐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유럽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유럽 국가와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잇따라 강등되자 유럽 재정위기의 확산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유럽연합(EU)은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6개국) 국가를 지원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1조달러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창설했다. 올

봄 그리스를 시작으로 불붙기 시작한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 때문이다. 그리고 그리스에 1500억달러를 긴급 지원했다. EU와 IMF는 유럽의 재정 위기를 해결했다고 안도했다. 그러나 사태는 EU와 IMF가 바란 것만큼 호전되지 않았다. 그리스에 막대한 구제금융이 투입됐으나 그리스는 여전히 재정 위기라는 빨간불이 켜져 있다. 아일랜드도 마찬가지다. EU 등은 아일랜드에 1150억달러의 긴급 구제금융을 지원했다. EU는 구제금융을 받게 될 나라가 또 어디가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포르투갈 재정 위기설이 나돌고 있으나 관심의 초점은 스페인이다.

그리스와 아일랜드,포르투갈은 경제 규모가 비교적 작아 위기에 처한다 해도 유로존에 미칠 타격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반면 스페인은 유로존 국가들 가운데 4위의 경제 규모를 갖고 있다. 그리스와 아일랜드,포르투갈을 합친 것보다 두 배가 넘는 경제 규모를 지닌 스페인이 재정 위기로 쓰러질 경우 유로존 국가들이 입을 타격은 현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날 것으로 우려된다. EU는 유로존 내 4위 경제국인 스페인까지 번지자 다급해졌다. EU 정상들은 항구적 유럽안정메커니즘(ESM) 창설을,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국채 매입을 확대하기 위한 자본 확충을 결정했다.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온 독일 등 역내 경제대국들도 합의에 적극 나서 해결책 마련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 정도 노력에 시장이 얼마나 만족할지는 미지수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구제금융 상설화의 법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리스본조약 일부를 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리스본조약에는 EU 차원의 구제금융장치를 상설화할 근거가 없다. 지난 5월 그리스 재정위기 발생 후 조성된 유럽 구제금융펀드는 리스본조약의 제약을 피하기 위해 편법으로 마련된 것으로 2013년이면 운용이 만료된다. 조약 개정을 위해서는 EU 의회와 각국 의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구제금융은 재정감축 등 엄격한 조건 속에서 적용돼야 한다는 단서가 달릴 것"이라고 전했다. 유럽 재정 문제에 개입하길 꺼리던 ECB도 스페인이 재정위기설이 나오자 지원의 손을 뻗었다. ECB는 연말까지 자본금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107억6000만유로로 증액하기로 했다. 자본확충은 ECB 출범 이래 12년 만에 처음이다. 그만큼 ECB가 유럽 재정 불량국들 상황이 심각하다는 점을 인식했음을 방증한다. 자본금 70%는 유로존 16개 회원국이,30%는 다른 EU 회원국들이 분담한다.

유로권 출자 비중은 역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20%이고 프랑스가 14%,이탈리아와 스페인이 각각 12.5%와 8.3%다. ECB는 지난주 27억유로를 포함해 지난 5월 그리스 구제금융 신청 후 총 720억유로의 국채를 매입했다. 이처럼 유럽의 재정 위기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미국과 영국에서는 1999년 출범한 유로화가 결국 붕괴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이어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EU와 IMF가 포르투갈까지는 자금 지원이 가능하겠지만 스페인까지 무너진다면 감당할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가의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유럽 재정 위기의 뇌관으로 떠오른 스페인에 대해 EU의 추가 지원이 없다면 '뱅크런(은행 예금 대량 인출사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EU가 보다 신속히 추가 지원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유로존 고위 관리들은 유로화 붕괴 우려에 대해 터무니없는 억측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악셀 베버 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제공한 긴급 자금을 제외하고도 EU는 남은 EFSF 자금으로 포르투갈이나 스페인을 지원할 충분한 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필요하다면 EFSF 자금을 더 확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클라우스 레글링 EFSF 총재도 독일 빌트지와의 회견에서 "유로화가 붕괴될 가능성은 0%다. 유로화의 붕괴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장성호 한국경제신문 기자 ja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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