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나 수능 모의고사 등에는 플랫폼 노동자의 근로자성 논란이나 노동조합의 경제적 배경을 다룬 지문들이 꾸준히 출제되고 있습니다. 수능이 시대의 중요한 쟁점을 다루기도 한다는 점에서 살펴보고 넘어가야 할 문제죠. 노동쟁의 뉴스를 보면 ‘노동3권’이나 ‘대항권’ 같은 생소한 법률 용어들이 쏟아져 나오곤 합니다.
노동3권이 뭐길래
우리나라 헌법 제33조 제1항은 노동자에게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합니다. 자본을 가진 거대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자인 노동자들이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할 수 있도록 법으로 힘을 실어준 것입니다.
첫째, 단결권은 노동자들이 근로조건을 유지하고 개선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동조합(노조)을 만들거나 가입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힘을 모을 수 있게 해준 것이죠. 둘째, 단체교섭권은 이렇게 만든 노조가 노동자 전체를 대표해 회사와 임금이나 복지에 대해 당당하게 대화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법에 따라 회사는 정당한 이유 없이 노조의 교섭 요구를 거부할 수 없어요. 대화로도 해결이 안 될 때를 위한 게 세 번째, 단체행동권입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파업이나 태업이 여기에 속합니다. 찬반투표 등 법적 절차를 거친 정당한 파업은 형사처벌이나 손해배상 책임이 면제되는 강력한 헌법상 무기입니다.
회사의 방어권
회사 입장에서는 경영권과 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대항권을 갖습니다. 대표적인 원칙이 ‘무노동 무임금’ 입니다. 노동조합법 제44조에 명시된 이 원칙은 파업 기간 중 일을 하지 않은 노동자에게 회사가 임금을 줄 의무가 없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한 자동차 공장 노조가 한 달간 총파업에 돌입하면, 회사는 파업 참가자들에게 그 기간의 임금을 단 1원도 주지 않아도 됩니다. 이는 노조의 파업 장기화를 억제하는 가장 실효성 있는 방패 역할을 합니다.
또 다른 강력한 대항권은 ‘직장폐쇄(Lockout)’입니다. 노조의 파업으로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할 때, 회사가 공장 문을 걸어 잠그고 노조원의 출입을 막아버리는 것입니다. 직장폐쇄가 시작되면 회사는 그 기간 노동을 제공하겠다는 조합원들의 임금 요구마저 합법적으로 거절할 수 있습니다. 단, 이는 노조가 먼저 파업을 시작한 이후에만 방어적 목적으로 가동할 수 있다는 제한이 있습니다.
만일 회사가 파업으로 인해 영업적 손실을 크게 보거나 시설이 파괴됐다면 어떻게 될까요? 핵심은 노동자들의 행위가 법적 테두리 안에 있었는지가 중요해집니다. 투표 등의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임금협상이 아닌 정치적 목적으로 파업을 벌인 경우 등은 불법파업이 될 수 있어요. 공장 시설을 무단 점거하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실제로 과거 한 조선소에서 노조가 배를 만드는 핵심 작업장을 무단 점거해 수천억 원의 생산 차질을 빚은 사건도 있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