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 춤추고 있습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고, 국제 가스와 석유 가격이 급등·급락을 반복하고, 매우 낮았던 금리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햄버거·떡볶이·짜장면 같은 외식 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우리는 가격이 단기간에 크게 요동치는 ‘가격 발작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야겠습니다.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렵게 하는 가격 급변동은 지구촌 경제가 극도로 불안한 상태에 놓여 있음을 말해줍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가격이라는 숫자지만 이 숫자 안에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정보가 들어 있답니다. 경제학을 배우지 않은 사람도 ‘가격이 하는 역할’을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는 거죠.
여러분은 혹시 ‘가격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본 적이 있는지요? 모든 재화와 서비스에 가격이 없다면 우리는 살 수 있을까 하는 겁니다. 가스·아파트·햄버거·떡볶이·금·석유·비트코인 가격이 없는 세상 말이죠. 써도 써도 남아도는 풍족한 천국에서는 가능할지 모릅니다. 희소성이 존재하지 않으니 가격이 붙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가격은 무엇을 얼마나 소비하고 생산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정보 덩어리입니다. 생산요소 가격과 생산물 가격을 보고 기업과 가계는 경제활동을 조절하죠. 가격은 사람들을 화나게 만들기도 합니다. 가격이 부리는 마술을 공부해 봅시다.
매일 만나는 가격, 너는 도대체 누구니?가격 안에는 수많은 정보가 들어있어요

우리가 매일 만나는 것 중 하나가 가격입니다. 버스·지하철을 탈 때도 가격, 군것질할 때도 가격, 참고서를 살 때도 가격을 접합니다. 우리는 가격을 상대로 ‘헤어질 결심’을 하기 어렵습니다. “가격, 너는 도대체 누구니?”
[1] 가격은 어떻게 결정될까요?
경제학을 처음 배울 때 만나는 게 수요·공급 곡선입니다. 이 그래프는 가격(P)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움직이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x축과 y축이 만들어내는 2차원 공간에 그려진 수요곡선(D)과 공급곡선(S) 모양은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점에서 정해진다고 보면 좋겠습니다.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이해가 만나는 지점이지요. 참고로 가격을 그래프로 처음 그려낸 사람이 영국의 경제학자 앨프리드 마셜(1842~1924)이랍니다. 훌륭한 수학자이기도 했던 그는 말로 하던 가격을 그래프로 휙휙 그려버렸죠.
[2] 가격은 정보다?
경제학을 조금 깊게 공부하면, 한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이 곡선 몇 개로 나타낼 수 없을 만큼 많은 변수로 결정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임금·소득·취향의 변화, 기술의 진보, 전쟁·천재지변, 새로운 기업과 기업가의 출현, 정치 격변, 인구 감소 같은 것들이죠. 어떤 것의 가격은 다른 것의 가격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생산요소(예를 들어 철광석, 밀, 원유)의 가격은 이것을 이용해 만드는 생산물(TV, 수제비, 항공유)의 가격을 바꾼답니다. 우리가 늘 마시는 커피 가격에는 커피 산지의 임금, 수송비는 물론이고 수입할 때 들어가는 선적비, 카페에서 들어가는 임대료, 재료비, 가공비 등 수많은 원가가 포함돼 있어요. 각 단계에 붙은 작은 이윤도 가격에 들어 있죠. 가격은 정보 덩어리라고 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