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안내했던 서강대 2021학년도 기출문제 한 세트의 해제를 시작하겠습니다. 각 논제의 이상적인 풀이시간은 아래와 같습니다.
서강대는 900자 안팎의 장문형 글쓰기를 2문항 출제하고 있습니다(시험시간 100분). 또한 1, 2문항의 주제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사실상 두 번의 작문을 해야 합니다. 50분은 많아 보여도, 실제 흐름을 고려하면 정말 짧은 시간입니다. 그러므로 목적과 방향 없이 각 제시문에서 오랜 시간 머무는 것은 비효율적입니다. 최대 1000자의 글에 평균 6000자가 넘어가는 제시문의 모든 내용을 활용할 수도 없습니다. 논제를 철저히 염두에 두고 요구사항 순서대로 제시문을 분석해보세요.
[가]의 현상은 지문에 명확히 기술돼 있듯이 대학생 사이에서 발생하는 입시 결과에 따른 서열화입니다. 서로를 무시하고 사람을 서열화하는 것 자체가 문제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논제는 [나], [다], [라]를 참조했을 때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밝히라는 것이므로, 각각의 지문을 활용해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분석해야 합니다. 즉 [가]에서 떠올랐던 ‘도덕적인 관점’에서 한발 물러나 봅시다.
[나]는 자연현상과 달리 사회현상은 필연적이지 않고 인간의 의지와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참조하면 [가] 현상은 판단이 부정확한 점에서 문제시됩니다. 예를 들어 학과를 선택한 이유가 자기 점수와 무관하게 전공에 대한 의지 때문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입시 결과가 좋은 학과의 학생이 입시 결과가 나쁜 학과의 학생보다 점수가 반드시 높다고 볼 수 없습니다. 혹은 입시 결과는 확률에 의한 우연적 결과일 수 있으므로, 단 한 번의 수능 점수로 능력의 우열관계를 판단하는 것도 섣부릅니다.
[다]는 통제할 수 없는 우연적이고 외부적인 요인이 개입해 결과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이 내용을 참조했을 때 입시 결과에도 우연적 요소가 개입했을 여지가 충분합니다. 예를 들면 가정 환경과 소득 수준과 같은 기타 요소가 개입했을 수 있죠. 이런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각자의 출발선을 동일하게 보는 것은 타인의 평가 잣대로서 공정하지 않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한편 [라]는 복권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 충분히 많은 시행이 없는 이상 우연이라고 말합니다. 이 내용에 근거하면 시험도 충분히 많이 치르지 않은 이상 우연의 결과일 뿐, 서열화하는 학생들은 복권에 당첨되고 자기 실력이 좋았다고 뽐내는 셈이 됩니다.
[나], [다], [라]에 근거한 [가] 현상의 문제점
· [나] : 인간의 의지와 판단
· [다] : 가정 환경이나 소득 수준과 같은 외부 요인의 개입
· [라] : 일회적 사건의 우연성
∴ [가]에서 나타나는 서열화 현상은 [나], [다], [라]를 간과한 판단이다.
답안을 쓸 때는 위의 내용을 그대로 나열해서는 안 됩니다. 지난 시간 서강대 논술 합격의 핵심에서 밝혔듯이 논술 문항에서 제시된 요구조건에 의지한 채 기계적으로 단락을 구성해 답안을 쓰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나]~[라]의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점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말할지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나]와 [라]는 사회 현상이나 입시에 대한 논리적 판단의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다]는 공정성의 문제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답안의 흐름을 아래처럼 구성할 수 있습니다.
[나], [다], [라]에 근거한 [가] 현상의 문제점
· [나], [라] : 사회 현상의 우연적 본질을 무시한 비논리적 판단
· [다] : 가정 환경과 같이 노력과 무관한 외적 요인을 무시한 불공정한 시각
∴ [가]에서 나타나는 서열화 현상은 비논리적 판단과 공정성의 무지에 기초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