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생글 12월 27일자 16면)에 본 연세대 2021학년도 기출문제 1번 세트문제를 같이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문제1-1]
<제시문 가>와 <제시문 나>를 책임 소재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제시문 나>의 입장에서 <제시문 가>의 주장을 비판하시오. (600자 안팎, 25점)우선 1-1번입니다. 600자 안팎으로 상당히 짧은 분량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요구사항이 꽤 많은 편입니다. 언제나 논제의 조건과 요구사항에 충실히 임해야 합니다. 우선 제시문 <가>와 <나>를 책임 소재 관점에서 분석해야겠지요? “분석”은 복잡한 것을 풀어서 단순하고 명료하게 나눈다는 의미입니다.
우선 <가>를 풀어보지요. <가>는 책임 소재가 개인에게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개인의 행위는 자발적 판단과 능력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판단과 능력이 있으면 책임이 있고, 판단능력이 닿지 않으면 면책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반면 <나>는 책임 소재를 개인에게서 찾고 있지 않습니다. <나>에 따르면 개인의 판단과 행위는 사회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항상 문제를 볼 때는 맥락을 살펴봐야 합니다. <가>와 <나>의 분석이 요구사항이지만 잇따르는 요구사항은 <나>의 입장에서 <가>를 비판하는 것이기에, 두 제시문이 서로 대조적이라는 점도 문제 구조를 통해 미리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문제의 맥락을 살피면 <가>와 <나>의 분석적 정리에서 확신을 갖고 답안을 전개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요구사항은 <나>의 입장에서 <가>를 비판하는 것입니다. 여러 측면에서 비판해 볼 수 있겠지요? 기본적인 비판적 사고방법을 익혀두면 이후 확장적 사고에 도움이 됩니다. 간단히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대상의 논리적 문제 지적
[2] 대상의 결과적 문제 지적
[1] 방법을 사용해 봅시다. <나>의 입장에서 볼 때 <가>는 인간의 능력을 잘못 전제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사회로부터 유리될 수 없기에, 사회적 부조리를 내면화해 판단능력 자체에 결함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는 인간이 충분히 독립적이라고 보고 있다는 점에서 논리적 결함이 있습니다.
[2] 방법을 사용해 봅시다. <가>와 같은 관점은 모든 문제의 책임을 개인에게 부당하게 전가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안고 있습니다. 나쁜 환경에 물들어버린 아이가 저지른 잘못을 냉혹하게 꾸짖고 그 아이에게 가혹한 형벌을 내리는 것을 도덕적이라고 할 수 없겠지요. 그런데 <가>는 환경이나 사회구조를 간과하기에 문제가 됩니다. 또한 책임 소재를 개인으로만 한정하면 어떤 결과적 문제가 생길까요? 모든 사회적 문제도 개인의 책임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사회 문제를 방관하고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위 내용들을 답안으로 옮겨봅시다.
[1-1 답안]
<가>는 행위 책임을 개인에게서 찾는다. 개인의 행위는 자발적 판단과 능력에서 나온 것이므로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따라서 판단과 능력이 닿지 않으면 책임질 필요가 없으나, 개인의 판단이 초래한 것이라면 무지나 부주의로 인한 행위도 면책되지 않는다. 이는 책임 소재를 개인에게 집중시켜 주체적 도덕성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반면 <나>는 개인의 판단과 행위가 사회적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본다. 사회적이고 구조적인 차별적 상황은 자연스럽게 내면화돼 선택을 제약하고 차별을 재생산한다. 따라서 의도적이고 자발적인 행위조차 사회적 편견과 암묵적 압력의 결과일 수 있다.
<나>의 입장에서 볼 때 <가>의 여러 오류를 비판할 수 있다. 우선 <가>에서 개인의 판단 기반이나 능력이 충분히 독립적이라고 전제한 것부터 문제다. 인간은 사회화하는 과정에서 구조적 부조리를 내면화하기에 판단능력에 근본적 결함이 발생한다. 더불어 <가>는 행위를 제약하는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 무시한다. 개인 행위의 대부분은 사회적 상황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불가피한 상황들이 늘 존재한다. [이러한 사회성을 무시하면 사회의 책임을 개인에게 부당하게 전가하게 된다.] 한편 책임성을 개인으로 한정한 것도 문제다. 사회 속에서 개인은 비가시적으로 사회 구조의 왜곡에 동참한다. 그러나 <가>와 같은 논리라면 개인은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외면해도 될 명분을 제공받는 셈이다. [이는 사회 문제를 방관하고 악화시킬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