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금 미국으로 대이동 가능성…일부 신흥국 외환위기 우려
커버스토리

글로벌 자금 미국으로 대이동 가능성…일부 신흥국 외환위기 우려

강현철 기자2016.09.01읽기 4원문 보기
#Fed 기준금리 인상#글로벌 유동성#기축통화#트리플 약세#외환위기#Fragile 5(취약 5개국)#1997년 한국 외환위기#리먼브러더스 파산

미국이 금리 올리면

신흥국에서 달러화가 빠져나가게 되면서

주식·채권가격도 덩달아 떨어지게 돼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세계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Fed의 기준금리 조정은 세계 경제와 금융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미국의 힘이 예전만 못하다지만, 여전히 세계 경제를 이끌어가는 중심 국가이고, 미 달러화는 가장 강력한 기축통화이기 때문이다. 기축통화(vehicle currency)는 국제 간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통화를 뜻한다.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글로벌 유동성(global liquidity) 흐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 미 달러화와 달러화로 표시된 금융자산은 금과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Fed가 기준금리를 올리면 당장 미국 내 금리가 동반 상승한다. 이렇게 되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하며 미 달러화와 달러화 표시 자산에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각국으로 흘러들어간 돈이 미국으로 몰려갈 가능성이 큰 것이다.이 경우 신흥국에서 미 달러화 가치가 올라가고, 자국 화폐 가치는 하락하게 된다. 신흥국에서 달러화가 빠져나감으로써 달러화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신흥국 주식과 채권에 투자된 외국 자금이 빠져나가 신흥국 주식 가격과 채권 가격이 덩달아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신흥국의 통화가치, 주가, 채권값이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미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뉴스가 나올 때마다 세계 증시가 출렁거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미국 증시도 금리가 올라가면 주식 대신 예금에 들거나 확정 이자를 주는 채권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Fed. 문제는 ‘트리플 약세’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면 일부 신흥국가의 경우 달러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 1997년 한국처럼 외환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지금은 한국 경제가 크게 강해져 해당되지 않겠지만, 신흥국 가운데 특히 경상수지가 오랫동안 적자이거나 외환보유액이 충분하지 않은 나라들은 위험한 ‘약한 고리’로 꼽힌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인도 터키 남아공 등이 외환위기 위험이 큰 취약 5개국(Fragile 5)으로 꼽힌다.이들 취약 5개국이 달러화 유출을 막으려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 금리를 올리면 달러 등 외국 자본이 높은 금리에 만족해 빠져나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달러 유출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면 경기 회복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과거 1990년대 중반 Fed는 경기 호황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자 기준금리를 연 3%(1994년 2월)에서 연 6%(1995년 2월)로 급격히 인상했다. 그러자 달러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멕시코가 외환위기를 당한 적이 있다. 한국도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전 세계 금융사들이 일제히 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달러 고갈 현상이 벌어졌었다.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 통화정책에도 제한이 가해지게 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고 싶어도 낮추기 힘든 처지에 빠지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미국 간 금리 차이가 좁혀지면 한국에 들어와 있는 달러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차이가 좁혀져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따라 올리게 되면 1257조원(6월 말 기준)의 빚을 지고 있는 가계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세계 경제는 이처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커버스토리

미국 기준금리 또 오르면 무슨 일 벌어질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유동성의 흐름을 크게 변화시켜 신흥국의 외환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다. Fed의 기준금리 인상은 단순히 미국 경제뿐 아니라 세계 경제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책 결정이다.

2016.09.01

글로벌 금융시장 울리고 웃긴 Fed…위기땐 '구원투수'
커버스토리

글로벌 금융시장 울리고 웃긴 Fed…위기땐 '구원투수'

미국 중앙은행(Fed)은 1913년 설립 이후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며 세계 금융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왔으며, 과거 '비밀의 사원'으로 불릴 정도로 폐쇄적이었던 운영 방식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투명성 강화로 전환했다. Fed는 통화정책 관장, 금융감독, 최종 대부자 역할 등을 수행하며, 금융위기 시 유동성 공급으로 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구원투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13.06.13

미국發 도미노 금융위기 오나
커버스토리

미국發 도미노 금융위기 오나

미국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계 채권 손실로 자금난에 빠져 JP모건체이스에 헐값으로 매각되면서 금융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금융위기는 경제의 핏줄인 금융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글로벌화로 인해 외환위기나 주식시장 붕괴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전염성이 강해졌다. 1997년 한국의 IMF 외환위기처럼 금융위기는 주기적으로 발생하며 경제학자들도 명확한 예방책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2008.03.19

달러시대 막 내리나
커버스토리

달러시대 막 내리나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기축통화로 군림해온 달러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달러화가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각각 10%, 6% 하락했으며, 페그제 폐지 확산, 원유 수출 대금의 다양화 추진, 유명 인사들의 유로화 선호 등으로 달러 시대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워런 버핏, 짐 로저스 등 투자 거장들도 달러 약세를 지적하며 달러 자산 축소를 권고하고 있다.

2008.03.05

환율 고정하면 불확실성 줄어 안정적 교역 가능
경제학 원론 산책

환율 고정하면 불확실성 줄어 안정적 교역 가능

페그제도는 환율을 기축통화에 고정하여 무역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물가를 안정시키는 제도이지만, 자국의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펼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단일통화는 페그제를 더욱 강화한 형태로 여러 국가가 하나의 화폐를 공동으로 사용하여 교역과 인적이동을 편리하게 하지만, 경기 침체 시 독자적인 정책 대응이 불가능해 실업 문제 해결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

2025.10.16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