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마 위 오른 '단통법'…'유통 투명화' 취지라지만 휴대폰 가격만 올리고…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은 무질서한 휴대폰 유통구조를 바로 잡는다는 것이 요지다. 보조금 상한제로 무분별한 가격할인을 막아 투명한 유통구조를 회복하고, 단말기 출고가 인하를 유도해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단통법이 시행되기 이전에는 통신사, 제조사, 가입유형, 심지어는 단말기를 사는 시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었다. 하지만 동일한 단말기, 동일한 요금제일 경우 어디서나 가격이 비슷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단통법을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그동안 무질서했던 휴대폰 유통구조가 투명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 정부가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함으로써 오히려 가격구조만 왜곡시키고 소비자 부담만 커졌다는 지적도 많다.
유통구조 투명화…취지는 좋지만
단통법의 취지는 유통구조의 투명화다. 사실 단말기 시장은 가격질서가 어수선한 것이 사실이었다. 경쟁원리가 적용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가격은 다양한 구조를 갖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단말기 시장은 특히 유통질서가 혼란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통신사·제조사에 따라 가격이 들쭉날쭉했고 심지어 구매 시점에 따라서도 가격 차이가 컸다. ‘단말기를 제값 주고 사는 것은 바보’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같은 단말기라도 정보력이 뛰어난 소비자는 거의 공짜에 휴대폰을 샀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말 그대로 제값 주고 휴대폰을 구입했다. 유통질서의 이런 혼란을 막고 가격을 단일화하자는 것이 단통법의 취지다.
미래창조과학부 의뢰로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 발의로 제정된 단통법은 보조금 상한제를 규정하고 있다. 상한액은 30만원이고, 공시한 보조금의 15% 내에서 유통점이 추가로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 법에 정한 기준을 초과해 보조금을 지급하면 매출 3%에 해당하는 과징금과 3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통사, 대리점, 판매점은 휴대폰 출고가와 보조금, 실판매가를 홈페이지에 공시해야 한다. 이용자가 기존 휴대폰 사용시 보조금 대신 요금할인을 선택할 수 있다. 보조금 지급시 고가요금 및 부가서비스 강제도 금지된다. 이통사의 판매점 관리 감독 책임도 강화된다. 약정 할인을 보조금으로 포장하는 행위 또한 금지된다.
무리한 시장개입…시장경제 왜곡
단통법은 단말기 유통과 보조금 구조를 투명하게 해 경쟁과열을 막음으로써 단말기 출고가 인하를 유도,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자는 취지도 있다. 하지만 취지와는 달리 단통법이 모든 국민이 차별 없이 ‘비싸게’ 휴대폰을 구매하게 만들었다는 비난도 나온다. 한마디로 공짜폰이 사라진 것이다. 단통법이 소비자 주권을 침해했다는 목소리도 크다. 실질적으로 당장은 소비자들이 이전보다 높은 가격으로 휴대폰을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의 무리한 가격시장 개입이 옳으냐의 논란도 뜨겁다. 정부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경쟁을 유도해 더 좋은 제품을, 더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도록 유도하는 것인데 단통법은 소비자보다 기업 측 입장을 들어준 측면이 강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소비자는 가격이 높아져 불만이고, 제조사는 단말기 출고가를 낮추라는 압력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뜨거운 논란…보완책 나올까?
단통법은 논란이 뜨겁다. 상한선이 30만원인 보조금은 현재 2년 약정으로 월 7만원 이상 요금을 내는 이용자에게만 적용된다. 요금이 낮아지면 이에 비례해 보조금도 낮아진다. 비싼 요금제에서 낮은 요금제로 바꾸면 위약금이 발생한다. 보조금이 줄어들면서 판매가격이 높아진 단말기도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단통법을 폐지하든지,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나온다.
하지만 단통법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단통법 시행으로 중고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고, 유통질서가 나름 투명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단통법을 발의한 조 의원은 “문어발식 유통업자나 휴대폰 매매를 통해 차익을 내는 폰테크족 입장에서는 이 제도가 불리하다”며 이들이 초기 여론을 주도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통법의 취지가 충분히 실현되지 않으면 소비자가 휴대폰과 이동통신 서비스를 따로 구입하는 ‘단말기 완전자급제’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뜨거운 만큼 이 법안의 보안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10월1일부터 발효된 단통법은 3년간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