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개입의 역설…'단통법'의 두 얼굴
커버스토리

정부개입의 역설…'단통법'의 두 얼굴

생글생글2014.10.23읽기 3원문 보기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시장의 실패#정부의 실패#가격 기능#가격 상한제·하한제#휴대폰 보조금#시장경제 질서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자본주의 경제원리의 본질은 애덤 스미스(1723~1790)가 주장한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이다. ‘보이지 않는 손’의 본질은 가격이다. 가격은 시장경제를 작동시키는 엔진이자 윤활유다.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조절하는 것도 가격이고, 유통(마케팅) 기능을 활성화하는 것 역시 가격이다. 가격은 기술 혁신의 촉매이기도 하다. 그러니 가격 기능이 왜곡되면 자본주의 시장경제 본질이 비틀리는 셈이다.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루트비히 폰 미제스(1881~1973)는 “가격이 없는 사회주의는 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의 예언은 대부분 사회주의 국가에서 적중했다.

독점이나 담합, 지나친 할인 경쟁은 시장경제 질서를 어지럽힌다. 가격이 인위적으로 조작돼 공정 경쟁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가격파괴’는 제품 값을 적정 수준 이하로 내려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마케팅 수단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물건을 싼 값에 살 수 있지만 지나친 가격 할인은 때로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부작용도 야기한다. 현실적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 국가라고 해도 가격을 전적으로 시장에만 맡기는 나라가 드문 이유다. 이른바 ‘시장의 실패’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무리한 개입으로 시장경제에 부작용을 초래하는 ‘정부의 실패’ 또한 빈번히 나타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밀튼 프리드먼(1912~2006)은 정부 개입을 ‘샤워실의 바보’에 비유한다. 찬물에 놀라 갑자기 뜨거운 물쪽으로 수도꼭지를 돌리고, 다시 뜨거운 물에 놀라 찬물 쪽으로 수도꼭지 돌리기를 반복하는 바보처럼 정부의 섣부른 시장 개입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상황 판단이 옳지 않은 경우가 많은 데다 정책 결정·시행에 시간이 오래 걸려 타이밍을 놓치기 쉽다는 얘기다. 최근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뜨거운 논란거리다. 단통법은 그동안 제조사, 통신사 등에 따라 달라지던 휴대폰 보조금을 정부가 상한선을 정하고 이를 법제화한 것이 골자다.

무질서한 휴대폰 가격 질서를 바로 잡겠다는 것이 정부 측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가 시장경제의 ‘가격’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정부의 역할은 기업 간 경쟁을 유발하고 소비자 이익을 추구하는 것인데, 단통법은 오히려 제조·통신사만을 위하고 소비자의 선택은 제한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휴대폰 보조금 상한선을 정한 정책은 소비자의 입장에선 일종의 가격 하한제에 해당한다. 가격 상한제나 하한제는 시장에서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의 욕구가 무시돼 시장 기능을 삐그덕거리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4, 5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단통법 내용을 살펴보고 보조금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상세히 알아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어설픈 정부 개입, 오히려 시장 더 망가뜨릴 수 있어
커버스토리

어설픈 정부 개입, 오히려 시장 더 망가뜨릴 수 있어

전셋값 상한제 도입을 둘러싼 정부 개입 논쟁을 통해, 시장실패가 존재해도 정부의 어설픈 개입이 오히려 시장을 더 악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임대료 규제 사례처럼 단기에는 효과가 있어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주택 공급 감소, 주택 질 저하 등 부작용을 초래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 규제는 집행 비용만 증가시킨다. 따라서 시장실패 해결을 위한 정부 개입은 신중해야 하며, 시장 자체의 자정 능력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2011.03.23

경제위기는 시장실패가 아닌 정부 개입에서 발생한다
Book & Movie

경제위기는 시장실패가 아닌 정부 개입에서 발생한다

스티브 포브스의 저서 『자본주의는 어떻게 우리를 구할 것인가』는 2007년 금융위기의 원인이 시장의 실패가 아니라 저소득층 주택 구입을 돕겠다는 정부의 시장 개입에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자본주의가 협력과 자유로운 선택을 통해 도덕적 가치를 고양시키며, 개인의 욕구 충족과 사회 번영은 정부의 개입이 아닌 자유시장의 자기이익 추구에 의해 실현된다고 설명한다.

2015.02.05

"감정·윤리, 경제적 계산에 포함 안돼요"
2025학년도 논술길잡이

"감정·윤리, 경제적 계산에 포함 안돼요"

경제적 효율성은 감정이나 도덕적 만족을 제외하고 경제적 이익과 비용만을 계산하는 개념으로,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의 합인 총잉여를 최대화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시장이 완벽하게 작동하지 않을 때, 특히 환경오염 같은 부정적 외부효과가 있을 때는 시장실패가 발생하며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 인문논술에서는 이러한 개념을 단순히 암기하기보다 실제 사례에 적용하여 논리적 사고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2025.06.26

논지의 입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개념어를 구사해야
2020학년 대입전략

논지의 입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개념어를 구사해야

성균관대 논술 기출문제 해설로, 정부 개입의 필요성을 놓고 상반된 두 입장(정부 개입 찬성 vs 최소정부 주장)으로 제시문들을 분류하고 각 입장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개념어 사용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자료 해석을 통해 최소정부 국가(A국)에서 소득 불균형이 심화된 반면, 정부 규제가 강한 국가(B국)에서는 직업교육 강화로 소득 격차가 완화된 사례를 제시하며, 논술에서는 선택한 입장과 제시문을 논리적으로 연결하여 서술하는 것이 핵심이다.

2019.05.30

새 경제교과서,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커버스토리

새 경제교과서,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한국 경제 교과서는 이념적 관점을 배제하고 객관적 자료에 기초하여 성장과 분배, 시장과 정부 역할 등 논쟁적 주제를 균형 있게 다뤄야 한다. 새로운 집필 기준은 기업의 창의적 활동과 노동자의 권리를 모두 존중하고, 시장경제의 장점과 한계를 함께 설명하며, 사실과 가치판단을 엄격히 구분할 것을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2010.04.07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