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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받는 CEO 3위'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

GM구원 소방수

2006.01.08

GM구원 소방수

안정락 기자2006.01.08읽기 4원문 보기
#구조조정#비용 절감#닛산 리바이벌 플랜(NRP)#경영 위기#카를로스 곤#르노-닛산#인플레이션#부채 감축

위기의 순간에 경영자가 망설이기만 한다면 그 기업의 미래는 없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은 아마도 진퇴양난의 순간에서 가장 단호한 면을 보여줄 수 있는 기업가 중 한 명일 것이다. 지난해 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최고경영자(CEO) 50인' 명단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잭 웰치 전 GE 회장에 이어 51세인 카를로스 곤 회장을 3위에 올렸다. 미국 애널리스트들은 그가 GM의 차기 회장감이란 말을 이구동성으로 하고 있다. 카를로스 곤 회장은 1954년 브라질에서 레바논계 아버지와 프랑스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 뒤 프랑스 국립공과대학과 국립광산학교를 나왔으며,1978년 프랑스 타이어회사인 미쉐린 공장에 입사해 2년 만에 스물여섯의 나이로 공장장이 됐다. 이어 이 회사 최연소 CEO까지 올랐다. 1000%가 넘는 인플레로 회사가 고비를 맞았을 때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력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그가 1996년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던 자동차업체 르노의 부사장으로 임명돼 과감한 공장 폐쇄로 경비를 절감하며 단기간에 목표를 달성하자 유럽 언론은 그에게 '구조조정의 마술사'라는 별명을 안겨 주기도 했다. 당시 곤 회장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즉시 사임할 것"이라고 다짐한 말은 두고두고 화제가 됐다.

◆독보적인 비용 절감 기법으로 닛산 살려내이어 곤 회장은 르노사가 전략적 제휴를 맺은 닛산에 사장으로 취임,5개 공장을 폐쇄하고 절반에 이르는 부품 업체를 잘라내며 2년 만에 흑자를 실현했다. 종신 고용을 당연시하던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 무자비하다시피 한 그의 행동은 하나하나가 충격이었지만 지금 일본인들은 그의 이름에 열광한다. 그가 취임할 당시 일본 내에서는 "일본을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인 경영자가 일본 문화가 숨쉬는 닛산을 제대로 경영할 리 없다"고 반대하는 여론이 많았다. 당시 닛산은 2조1000억엔의 부채와 연간 1000억엔의 이자 부담에 시달리는 등 경영 위기에 빠져 있었다.

그는 부채를 2002년 말까지 7000억엔으로 삭감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닛산 리바이벌 플랜(NRP)'을 제시했다. 이후 4200억엔어치의 자산(85%)을 매각했으며,전체 사원의 14%에 해당하는 2만1000명의 인원을 감축했다. 20개 판매 회사의 사장을 교체하고 비생산적인 공장은 폐쇄했다. 이와 함께 닛산에 의존하는 계열기업 폐지,20% 구매 비용 삭감,중간 관리층의 혁신적인 교체,엄격한 채용 조건 제시 등 대폭적인 개혁을 실시해 기업 재건에 성공했다. 그는 이 같은 독보적인 비용 절감 기법으로 '코스트 킬러(cost-killer)''코스트 커터(cost-cutter)'라 불리기도 한다.

이 같은 과감한 구조조정과 공격적인 신차 투입 등으로 닛산은 2000년 56억달러 적자에서 2001년에는 3720억엔(29억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1조4000억엔에 달하던 닛산의 악성 부채도 모두 변제했다. 이 때문에 그는 2000년 말 타임지와 CNN이 공동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CEO'에 선정되기도 했다. ◆"내가 한 모든 얘기를 실행에 옮겼다"그가 구조조정에 매번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프랑스 시사전문 주간지 르푸앙과의 인터뷰에서 곤은 "내가 한 모든 얘기를 실행에 옮겼다"고 말한다.

기업에서 유일하고 가장 강력한 힘은 직원들의 동기라는 것.그래서 그들의 동기를 강화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한다는 것이 곤의 철학이다. 기업이 맞은 어떤 위기라도 종업원들 사이에 이를 극복할 동기가 생긴다면 반드시 뚫고 나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프랑스어 영어 포르투갈어 아랍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를 능숙하게 하며 나름대로 일본어까지 구사하는 곤은 실제로 전 세계를 휘젓고 다닌다. 최근 그는 자신의 그룹을 10년 내에 세계 1위에 올려놓겠다고 공언했다.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킨 그의 전력 때문인지 업계는 반신반의하면서도 곤의 행보를 뒤쫓는 중이다.

안정락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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