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할수록 나만의 성공 방정식 생겨요"…"창업에는 해군보다 해적 정신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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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할수록 나만의 성공 방정식 생겨요"…"창업에는 해군보다 해적 정신이 필요해"

고기완 기자2016.11.10읽기 6원문 보기
#4차 산업혁명#창의적 인재#창업#OECD#고비용·고용 불일치#직업훈련학교#혁신#기업가정신

“어떤 분야가 창업하기 유망한 분야라고 생각하십니까?” 인천 세일고 2학년에 재학 중인 김강산 학생은 지난 4일 끝난 한국경제신문 주최 ‘글로벌 인재포럼 2016-열혈 청년들의 맨손 창업 도전기’ 토론회에서 이렇게 질문했다. 토론자로 나선 버즈 파머 STC오스트레일리아 대표는 “창업할 만한 분야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고정관념을 깨는 생각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한국 교육은 고비용·고용 불일치”

질문은 이어졌다. 대전 대신고 1학년인 정경민 학생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하지만 경제적인 상황이 안 된다면 어떻게 무한정 시도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의 다니엘 자이프만 소장은 “실패를 겪다 보면 자연스럽게 본인만의 성공 방정식이 생긴다”고 말했다. 사흘간 열린 포럼에서 전문가들이 말한 인재상을 정리해봤다.

전문가들은 먼저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몽세라 고멘디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스킬국 부국장이 발표한 ‘한국교육 20주년의 발자취와 미래 국가발전을 위한 교육의 역할’은 한국 교육에 대한 따끔한 질책이자 대안 제시였다. ‘명문대 진학이 중요하다는 인식 탓에 학생 자신의 적성은 거의 무시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학도 기업이 원하는 인력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한다’는 것이 발표의 핵심이었다. “일단 대학 졸업장을 따고 보자는 풍조가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열로 나타나지만, 고교 졸업 후 직업 훈련에 바로 뛰어들 수 있는 직업훈련학교의 매력도가 낮다”는 지적도 있었다. 전체 고교생 중 직업 학교에 다니는 학생 비중이 OECD는 평균 44%인 데 비해 한국은 18%(2014년)에 불과하다. 교육과 고용 면에서 ‘고비용 불일치’가 한국에서 발생하는 근본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얘기다.

자이프만 소장은 “개인의 다양한 재능을 인정해야만 창의성 있는 인재를 길러낼 수 있다”며 “이스라엘은 토론식 교육으로 서로의 아이디어를 주고받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 전부를 규격에 맞게 통제하는 것보다 최대한 자유롭게 교육 환경을 조성할 때 학교 교육은 극대화된다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대학 교육 현장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제이슨 티스코 미국상공회의소재단 교육인력센터 소장은 “학교도 기업도 서로 고립된 채로 존재하기 어렵다. 교육 현장에서 여러 학제를 통해 통합 학문을 학생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 블록 미국 UCLA 총장은 “미국에서도 대학 졸업 후 재정적 자립을 강조한 나머지 학생들이 경영, 기술 등 실용적인 학문만 택하는 경향이 있다”며 “모두 인문학을 전공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공계 학생도 가급적 인문학에 노출될 수 있도록 해야 자유로운 상상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성공 뒤엔 창의적 인재 있다”

참가 학생들은 창업가는 해군이 아니라 해적이 돼야 한다는 말에 놀랐다. 파머 대표는 “스티브 잡스는 규칙과 규범을 타파해 현상을 바꾸고 미래를 개척한 해적이었다”고 했다. 기업가는 기존 관념과 상식을 깨야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항로를 다니는 해적과 비슷하다는 비유였다. 해적에게 새 항로는 거대한 위험이 되지만 동시에 엄청난 이익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의 급부상에 한국의 미래 인재들이 잘 대응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책도 나왔다. 인재개발 컨설팅기업인 콘페리헤이그룹의 페터르 에버라르트 아시아태평양지역 부사장은 중국이 세계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한 이유를 창조적 인재의 양성과 배출로 설명했다. 그는 “일본, 한국 등 기존 아시아 선도국은 완벽주의를 중요시했지만, 중국에선 위험을 감수하고 용인하는 방식으로 기업 문화가 바뀌고 있다”며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의 리더들이 혁신을 장려한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인간이 근본자원’이라는 점을 강조한 전문가가 자이프만 소장이었다. 그는 “어떤 산업이 부상할지를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술이 아니라 사람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기술과 자원을 개발하고 쓸 수 있게 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라는 것이 ‘인간 근본자원론’이다. 기술과 자원은 자연에 있지만 그것을 인간이 개발하고 써야 비로소 기술과 자원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무는 한국에서 더 이상 에너지 자원이 안 된다. 나무를 난방 에너지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원시시대에 석유는 아무런 자원이 되지 못했다. 인간의 기술력이 일정 수준에 오른 뒤에야 석유는 자원이 됐고, 이후 나무는 에너지 자원에서 탈락했다. 이 때문에 어떤 인재를 양성해내느냐에 인류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보는 것이 인간 근본자원론이다.

“구글은 학력, 나이 안 봐”

구글 싱크탱크인 구글연구소에서 일하는 이준석 연구원은 “나는 영어를 잘 못 하는데도 구글은 나의 코딩과 컴퓨터프로그래밍 실력만 보고 뽑더라”며 “구글은 국적은 물론이고 학교, 나이, 경력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고 했다. 박형주 국가수리과학연구소장의 말은 우리가 곱씹어볼 만한 충고였다. “미래에 의사는 20%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그런데도 공부 잘하는 학생 대부분은 의사가 되겠다고 한다. 이런 현실 아래에서 미래 경쟁에서 앞서갈 수 없다.”

정리=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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