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미국’과 ‘시진핑의 중국’이 이끄는 ‘신(新) G2시대’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세계경제가 어두운 터널을 향해 점점 다가가는 형국에서 G2의 뉴리더십이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 양국 간 글로벌 패권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않다. 특히 패권경쟁이 주로 아시아를 중심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여 한반도에도 온기와 냉기가 수시로 교차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일단은 자국에 떨어진 ‘발등의 불’부터 꺼야하는 입장이어서 곧바로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G2의 새로운 리더십은 각각 4년(오바마 2기 임기), 10년(시진핑 임기)이다. #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미국과 중국의 뉴리더십이 출발부터 갈등으로 치닫을 가능성은 낮다. 무엇보다 오바마 대통령은 막대한 미국의 국가부채를 줄이는데 따른 ‘재정절벽’(fiscal cliff·정부 지출의 갑작스런 중단이나 급감에 따른 경제충격) 위기를 차단하고 일자리 창출을 통해 실업률을 낮춰야 하는 시급한 과제를 안고 있다. 물론 미국의 경제살리기는 달러·위안 환율, 중국의 수입규제 등과 일정 부분 맞물려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오바마 2기 행정부는 갓출범한 시진핑 체제를 성급하게 자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역시 해결해야할 국내 문제가 산적해 있다. 심각한 양극화 해소, 정치 개혁, 경제시스템 선진화, 소수 민족 갈등 해소, 본인의 리더십 구축 등은 모두 쉽지 않은 과제들이다. G2가 당분간 국내 문제 때문에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통화전쟁 수위 높아질까
G2 대립의 기본구도는 중국의 팽창정책과 미국의 포위정책으로 요약된다. 중국은 정치·경제·문화적으로 활동 무대를 꾸준히 넓히려 하고 미국은 이를 억제하려 한다. G2가 전방위에서 수시로 충돌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막강해진 경제력을 무기로 경제활동 무대를 지구촌 곳곳으로 확대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려는 노력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미국은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요구하며 중국과의 무역전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고 압박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내 실업률 낮추기나 수출을 통한 경기회복은 위안화 가치가 연관성이 크기 때문이다.
G2의 통화전쟁이 어느 수위까지 높아질지도 관심사다. 양국 모두 경기부진이 리더십의 발목을 잡고있는 상황이어서 달러나 위안화의 가치를 놓고 벌이는 신경전은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미·중 간의 통화전쟁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내에서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낙인찍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반면 중국은 보유한 미 국채를 무기로 미국을 압박한다.
#패권의 전쟁터는 아시아 “오바마와 시진핑의 21세기 패권전쟁은 아시아에서 벌어질 것이다”(애런 프리드버그 프린스턴대 교수)
프리드버그 교수의 말대로 G2 새 리더십의 패권전쟁터는 아시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집권 2기의 오바마 행정부는 ‘아시아로 중심축 이동’이라는 외교정책을 더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재선이후 첫 순방국으로 아시아 3개국(태국 미얀마 캄보디아)을 선택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핵문제가 걸린 이란, 내전으로 시달리는 시리아, 리비아 등의 중동이지만 아시아에서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미국이 전통적으로 유럽에 치중해왔던 외교방향의 초점을 아시아로 이동하려는 것은 이 지역에서의 중국의 팽창을 막으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순방 3개국에서도 이런 속내가 확연히 드러난다.
중국은 미국이 최근 아시아 국가들과 잇달아 관계 개선에 나서는 것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중국 봉쇄’로 보고있다. 중국 또한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어서 어떤 형태로든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 지역에서 G2의 패권경쟁이 심화되면 한국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 경우 ‘세련된 양다리 외교’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아시아에서 오바마 2기 행정부가 해결해야할 최우선 과제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간 갈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