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쉽게 느꼈을 것이다. 제시문이 예년에 비해 꼬임이 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이도는 예년과 비슷했다. 읽기는 쉬웠지만 쓰기는 만만찮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쉬워졌다는 생각에 수능이후 논술에 대비하지 않으면 큰코 다칠 수 있다. 또 제시문이 쉬워진 만큼 문제 유형을 바꿀 개연성도 없지 않다.
#유형의 변화는 없었다 2013학년도 수시 1차에 논술고사를 본 학교는 시간 순으로 가톨릭대, 한국항공대, 건국대, 연세대, 동국대, 이화여대, 성신여대(10월 14일 기준) 7곳이다. 인하대가 오는 21일 논술고사를 치르게 된다. 나머지 다른 서울 주요 대학은 모두 수능 이후에 일제히 논술고사를 치른다.
올해 수시 1차 논술고사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유형의 큰 변화는 없었지만 문제는 더욱 세련되고 쉽지 않게 출제 되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전년도 기출문제 혹은 올해 논술모의고사의 출제 유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형의 큰 변화는 없었다고 볼 수 있겠다.
▨ 연세대 (사회계열) 120분에 두 문제를 2000자(각 1000자씩)내에 쓰는 것이었다. 제시문 가-2의 경우 현실성과 비현실적인 낙관성에 대한 설명을 하는 제시문이었다. 제시문 나는 돈키호테가 풍차를 공격하는 내용이었고 제시문 다는 EBS 언어교재에 나오는 노처녀가가 나왔다.제시문 가-2에 나오는 두 개념의 정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제시문 나와 다의 차이점을 설명하면 되는 문제로 어려운 난이도의 문제는 아니었다.
문제 2번은 제시문 라의 도표를 분석한 후 이를 바탕으로 가-1의 입장을 평가하도록 했다. 제시문 라의 도표를 현실성과 낙관성의 다양한 관계를 바탕으로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가-1을 긍정 혹은 부정적으로 평가하면 되는 문제였다.
▨ 이화여대(인문계열) 100분에 세 문제를 분량 제한 없이 풀도록 했다. 정확하게 독해해야 하는 영어 제시문이 출제됐다. 문제 1번은 가와 나를 요약한 후 다문화주의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비교하는 문제였다. 제시문 가는 진정한 다문화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계주의적 민족 개념이 필요함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제시문 나는 영어제시문으로 미국의 인종의 용광로라는 것이 현실에서는 적용되지 않음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문제 2번은 제시문 다와 라에 나타난 관용 개념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쓰는 문제였다. 제시문 다의 경우 관용의 정의와 관용을 해치려는 사람은 관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여줬고 제시문 라의 경우 자유주의 사회에서는 시각이 다른 사람까지도 인정하고 관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줬다. 제시문 다와 라의 내용이 어려웠기 때문에 비교분석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문제 3번은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소개된 코끼리에 관한 문제였다. 코끼리를 보는 박지원과 어떤 사람의 의견차이를 바탕으로 사물을 대하는 태도를 비교하는 문제였다. 인용문에 나오는 어떤 사람은 자신의 기준에 맞게 코끼리를 판단하려 했다는 점에서 제시문 마와 유사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제시문 마는 유럽인들이 자신의 잣대에 맞게 인도와 아랍을 각각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박지원은 이러한 입장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있는 그대로 볼 것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제시문 바의 마르틴 부버의 입장과 동일하다. 제시문 바의 내용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변별력은 상당히 존재하고 있는 문제라고 보면 된다.
▨ 건국대 (인문계열) 120분간 두 문제를 푸는 문제가 나왔다. 모두 1600자(600+1000자)였다. 제시문은 모두 교과서에서 나왔다. 그러나 전체 주제를 잡지 않으면 좋은 답안을 쓸 수 없는 문제였다. 문제 1번은 정체성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삼아 고교 ‘독서’와 ‘국어’ 교과서에 실린 과학기술, 정체성에 관한 글을 읽고 분석하는 까다로운 문제가 출제됐다. 제시문 가와 나의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쓸 수 있는 문제였다.
문제 2번은 제시문 가와 나를 비교한 후 제시문 라(황석영의 ‘아우를 위하여’)에 등장하는 나의 행동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는 문제였다. 제시문 라는 문학교과서에 나온다. 이렇게 보면 제시문 모두가 교과서에 나와서 쉽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문제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와 제시문 간의 관계를 모두 잘 파악하고 이해해야 쓸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