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지출 늘리니 성장률  되레 뒷걸음…'빛 바랜' 케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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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지출 늘리니 성장률 되레 뒷걸음…'빛 바랜' 케인스

조귀동 기자2012.08.16읽기 7원문 보기
#케인스 경제학#재정지출#경제성장률#민물 경제학파#구축효과#재정적자#공급중시 경제학파#2008년 금융위기

재정 지출의 역설

고대 그리스의 연극을 보면 끝부분에 신(神)이 등장해 주인공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장면이 흔히 나온다. 등장 인물들 간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결말을 낼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면 신을 등장시켜 해결하는 것이다. 신이 기중기 형태의 기계장치를 타고 내려와 주인공을 구해 내는 스토리라고 해서 이러한 수법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로 불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에 대해 “사건의 해결은 줄거리 자체에 의해 이루어져야지 ‘기계장치’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시학(詩學)』에서 비판하기도 했다.

#국가는 기계 타고 나타난 신?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국가 역시 기계 장치를 타고 내려온 신과 같은 해결사 역할을 할 것으로 많은 사람들은 기대한다. 국가가 나서면 아무리 복잡한 사회 문제라도 바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 경제에서 시장이 할 수 없는 ‘시장 실패’ 상황에서도 정부만 나서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여긴다.

정부는 해결사라는 이러한 믿음은 1970년대 이후 점차 약해졌다. 섣부른 정부 개입은 오히려 정상 경제의 순환에 걸림돌이 된다는 비판이다.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인 밀튼 프리드먼과 그의 제자들이 주도했다고 해서 이런 주장을 ‘민물’ 경제학파라고 부른다. 정부 개입을 주장한 케인스주의 경제학이 바다에 인접한 미국 동부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발전해 ‘짠물’ 경제학이라고 불린데 비교해 붙여진 이름이다. 민물 경제학파는 1970년이후 경제학의 주류를 형성해 왔으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케인스 경제학이 다시 부상했다.

#도마위 오른'케인스경제학' 하지만 최근들어 케인스 경제학은 다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정부의 역할이 지나치게 커진 것이 오히려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그 실증사례로 미국이 거론된다. 미국의 경우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과 직후인 2009년을 비교하면 재정지출은 7.3% 늘었지만 경제성장률은 오히려 8.4% 줄어들었다. 재정지출 정책이 경제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의 경우 과도한 재정지출로 국가 채무 위기를 열병처럼 겪고 있다.

공급중시 경제학파의 대부인 미국의 아서 래퍼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정부의 재정 지출 정책이 잘못된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래퍼는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가 감세정책을 도입하는 데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의 2007~2009년 재정지출 증가와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재정지출 증가율 1~4위 국가의 경제성장률이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 재정적자 계속 증가

래퍼 주장의 핵심은 정부의 개입이 민간의 경제 회복 속도를 늦춘다는 것이다. 래퍼는 “정부의 재정 지출이 늘어나는 만큼 민간 부문의 재원도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재정 지출은 민간에서 거둔 세금에서 나오므로 재정 적자는 가계와 기업의 세금 부담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재정지출을 위해 채권을 발행할 경우 시중 이자율을 끌어올려 민간의 투자를 위축시키게 된다.(이를 구축효과라고 한다) ‘불황일 때 적자 재정을 편성하고, 호황일 때 흑자재정으로 이를 갚는다’는 논리에 대해 래퍼를 위시한 전문가들은 선진국의 국가 채무가 경기와 관계없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보라며 반박한다. 알베르토 알레시나 미국 하버드대 교수도 1970년 이후 91건의 경기부양책을 비교한 결과 경제성장을 이끌어낸 정책은 대부분 법인세와 소득세 감면에 의존했다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정부가 민간에 비해 효율적이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민간 기업들은 경쟁력이 떨어지면 시장에서 도태된다. 불황에는 이러한 기업 구조조정이 더욱 확산된다. 이에비해 정부 자금은 민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인 산업이나 기업으로 흘러들어가기 쉽다. 더욱이 복지정책을 과도하게 펼칠 경우 정부 재정지출은 비생산적인 부문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통화량이 과도하게 풀려 자산에 거품이 생기면 거품이 꺼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조귀동 한국경제신문 기자 claymore@hankyung.com

< 논술 포인트 >

정부가 경제에 개입했을 때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토론해보자. 정부의 개입이 시장기구가 원활하게 작동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보자. 각 경제 주체들의 자발성이 왜 중요한지 얘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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減稅이론 기반 '래퍼 곡선'…세율 높으면 세수 줄 수도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정책 가운데 하나가 증세다. 여야 모두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복지정책 강화에 필요한 재원을 이른바 ‘부자 증세’ 등을 통해 조달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세율을 올린다고 반드시 세수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세율이 충분히 높은 수준에 있을 경우, 추가적인 세금 인상은 노동 의욕을 꺾어 오히려 세수 감소를 낳게 된다. 이 같은 논의를 집약한 것이 바로 래퍼 곡선(Laffer Curve)다. 미국 경제학자 아서 래퍼가 1980년대 미국 경제에 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용해 그의 이름이 붙여졌다. 당시 레이건 행정부는 래퍼의 논리를 받아들여 적극적인 세금 인하 정책을 폈다.레이건은 세금인하로 경기를 회복시켰으나 재정적자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래퍼 커브의 이론 구조는 매우 단순하다. 세율이 0%면 정부의 조세수입은 없다. 또 세율이 100%면 누구도 일할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에 소득이 없을 것이고 따라서 조세수입 역시 없다. 이런 양극단을 생각하면 세수가 가장 커지는 세율(tx)은 0%와 100%의 사이 어딘가에 존재할 것이다. 이를 x축에 세율 -y축에 세수를 표시하고 그래프로 그리면 x축의 0과 100에서 사발을 엎어놓은 것과 같은 모양의 곡선을 만들 수 있다. 이게 래퍼 곡선이다.

문제는 현재의 세율이 래퍼 곡선의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다. 래퍼 곡선의 비판자들은 흔히 적정 세율 자체가 모호하다는 점을 든다. 또 현재 세율이 세수가 감소할 수준까지는 아니라는 것도 덧붙인다. 영화배우 출신인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래퍼곡선을 실제로 경험했다. 정부가 전비 조달을 위해 소득세율을 최고 90%까지 올리는 바람에 영화 네 편만 만들면 최고 소득세율로 세금을 내야 했다. 영화배우 레이건은 그래서 영화 네 편만 찍고 일을 중단한 채 시골로 내려가 버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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