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접속의 시대' … 지식자산이 경제 중심으로
■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 ; 경제학자ㆍ문명비평가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미국의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문명비평가이다.
리프킨은 『엔트로피』(1989년)에서 기계적 세계관에 근거한 현대 문명을 비판하고, 에너지 낭비가 가져올 인류의 재앙을 경고하여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노동의 종말』(1995년)에서는 첨단 기술과 정보화 사회, 경영 혁신 등이 인간의 삶을 풍족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하였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현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인문과학과 사회과학, 자연과학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사고를 통해 학제적 연구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정보화시대,소비시대,후기 산업시대,세계화시대 등 현대사회를 규정지을 수 있는 개념은 다양하다. 리프킨은 '접속의 시대'로 현대사회를 정의한다.
『소유의 종말』(2000년)의 원제는 'The Age of Access',번역하면 '접속의 시대'이다. 이 책에서 리프킨은 '소유'를 대체하는 '접속(access)'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현대 사회가 과학 기술의 발달에 따라 변화,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새로운 관점에서 재구성한다. 아울러 변화의 과정 속에서 현대 사회가 필연적으로 지니게 되는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정신적,문화적 해결책을 모색한다.
리프킨에 따르면 현대사회는 근대 사회인 '소유'의 시대에서 탈근대 사회인 '접속'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서 '소유'는 산업시대의 시장경제와 그것을 지탱하고 있는 사유 재산을 의미한다. '접속'은 현실 세계에서 네트워크를 통하여 사이버 세계로 들어가는 행위를 뜻하며 동시에 항구적 소유가 아닌 일시적인 이용으로 시장경제 활동을 규정한다. 주체와 객체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경제의 탄생,물질적 자본의 비중 감소,지식 재산의 확대,구체적인 상품에서 순수 서비스로의 가치 이동,심지어 인간관계와 경험까지 상품화하는 등 새로운 경제활동은 접속의 시대가 보여주는 특징들이다.
접속의 시대는 소유가 포괄할 수 없는 인간의 감정이나 다양한 경험들을 상품화하고 상업화한다. 거대 기업에 의한 지식 재산의 독점은 '새로운 종류의 전지구적 독점'은 물론 '연결된 사람과 연결되지 못한 사람의 격차'를 발생시킨다. 이러한 인간관계의 무분별한 상품화는 문화 영역을 상업화하고 획일화하면서 인간 체험의 풍부한 문화적 다양성을 파괴한다. 결국 인간의 문화와 문명에 위기를 불러온다.
◆원문 읽기 새로운 세계에서 시장은 네트워크에 자리를 내주고 판매자와 구매자는 공급자와 사용자로 바뀐다. 사실상 모든 것이 접속된다. (중략) 새로운 네트워크 경제에서 사고파는 것은 아이디어와 이미지다. 이런 아이디어와 이미지의 물리적 구현물은 경제 과정에서 점점 부차적 존재로 밀려난다. 산업시대의 시장에서는 물건을 교환했다면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물리적 형태 안에 담겨 있는 개념에 접속할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한다.
[해설]=산업 자본주의 시대에 판매자와 구매자의 상품 교환은 지리적 배경인 시장에 의존하여 이루어졌다. 접속의 시대에는 전자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글로벌 경제가 거미줄 같은 상호 의존성의 관계망을 구축한다. 상품의 판매자와 구매자는 이 관계망 속에서 서비스의 공급자와 사용자로 자리바꿈한다.
비물질적인 지식과 정보,아이디어,브랜드 이미지 등이 부를 창출하기 시작한다. 물적 자본,즉 제품의 비중은 주변적 지위로 밀려나고 지적 자본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 된다. 공장도,기계도,설비도,부동산도 없이 브랜드만으로 운영하는 '나이키' 같은 회사가 등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