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에서 말하는 수요량(quantity demanded)이란 소비자들이 주어진 가격에 구매하고자 하는 특정 재화나 서비스의 양을 말한다. 또한 수요(demand)는 다른 조건이 불변일 때 재화의 가격과 수요량 간에 나타나는 관계를 의미하며, 그 관계를 그래프로 표시한 것이 수요곡선(demand curve)이다. 수요곡선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하향(downward)하는 모습으로 그려지는데, 이는 통상적으로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이 상승할수록 소비자들이 구매하고자 하는 양, 즉 수요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한편, 수요곡선은 가격이 변하지 않더라도 수요량이 변화하면 좌우로 이동하게 되는데, 수요량이 증가하면 수요곡선은 오른쪽으로, 수요량이 감소하면 왼쪽으로 이동한다. 수요량을 변화시켜 수요곡선을 이동시키는 요인에는 소비자의 소득과 선호(preference)의 변화 등이 있는데, 해당 재화와 밀접하게 관련된 다른 재화의 가격 변화도 그 중 하나다. 이때 관련 재화란 보완재(complements)와 대체재(substitutes)를 말하는데, 보완재는 컴퓨터와 마우스 같이 함께 사용할 때 그 효용이 증가하는 재화를 말하고, 대체재는 자전거와 롤러블레이드처럼 같거나 비슷한 효용을 얻을 수 있는 서로 다른 두 재화를 말한다. 기술 발달로 달라지는 대체재
만약 컴퓨터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고 하자. 이 경우 컴퓨터는 물론이고 함께 사용하는 마우스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도 덩달아 증가할 것이다. 이처럼 한 재화의 가격이 하락(상승)할 때 다른 재화의 수요가 증가(감소)하면 두 재화는 서로 보완재 관계에 놓여있다고 한다. 한편 자전거와 롤러블레이드 사이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진다. 롤러블레이드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 비슷한 효용을 주는 자전거 가격이 변하지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비싸진 것과 같으므로 자전거 수요는 전보다 감소한다. 이처럼 대체재 관계인 두 재화는 한 재화의 가격이 하락(상승)하면 다른 재화의 수요가 감소(증가)하게 된다.
대체재는 흔히 경쟁재라고도 하는데, 이는 두 재화가 주는 효용이 비슷하다 보니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합이 시장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기 때문이다. 이런 관계로 대체재는 소비의 목적이 같거나 비슷한 동종 제품군의 재화들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례로 대표적인 대체재의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콜라와 사이다는 음료, 그 중에서도 청량음료라는 동일한 제품군에 속한 재화들이다. 버터와 마가린은 두 재화 모두 가공식품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사실 마가린은 애초에 값비싸고 보관이 힘든 버터를 대용하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재화의 탄생 목적 자체가 버터의 대체재인 셈이다. 자전거와 롤러블레이드도 마찬가지다. 이 두 재화는 대부분의 경우 이동과 운반 또는 여가나 운동이라는 동일한 목적을 위해 소비되고 사용된다.
두 재화 모두 스포츠와 레저 시장에 속해 있는 재화이며, 아웃도어 상품이다. 따라서 상대 재화의 가격 변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수요량이 줄어들기도 하고 늘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오늘날, 대체재 관계에 놓여 있는 재화도 예전과는 달라지고 있다. 이런 변화의 시작은 ‘3D 프린터’ 기술의 발달에서 기인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D 프린터, 자전거 자동차도 인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셀카봉, 애플워치와 함께 3D 프린터를 ‘2014년 최고의 발명품’으로 선정했였다. 3D 프린터란 어느 한 재화의 3차원 설계도를 바탕으로 실물과 똑같은 물건을 만들어내는 기계를 말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프린터가 글이나 그림을 종이에 그대로 인쇄하는 것이라면, 3D 프린터는 사물을 찍어내는 프린터인 것이다.
3D 프린터의 작동원리를 살펴보면, 우선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스캐너를 활용해 프린팅할 물건의 3차원 도면을 작성한다. 그리고 가루, 액체, 플라스틱 실 등의 재료를 프린터에 넣고 아주 얇은 두께(0.1㎜ 이하)의 층을 접착제를 이용해 아래에서부터 쌓아간다.
원 사물의 모습대로 층을 쌓는 과정을 수천, 수만 차례 반복하면 어느새 진품과 똑같은 모양의 프린트물이 완성된다. 이처럼 층을 쌓아 프린트하는 방식 외에도 자외선을 쬐면 고체로 변하는 액체를 활용해 사물을 프린트하기도 한다. 또한 플라스틱 실에 열을 가하거나 커다란 재료 덩어리를 깎아 물건을 만들어내는 방식도 사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