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론자 "지금처럼 펑펑 쓰면 석유 고갈된다"…낙관론자 "확인매장량 증가, 석유 다 못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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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론자 "지금처럼 펑펑 쓰면 석유 고갈된다"…낙관론자 "확인매장량 증가, 석유 다 못쓸 것"

고기완 기자2022.06.23읽기 5원문 보기
#석유 고갈론#확인매장량#화석에너지#산업혁명#셰일 에너지#에너지 전환#대체재#엔트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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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 Images Bank 인류 문명은 에너지에 따라 발전했습니다. 우리의 먼 조상은 근력을 1차 에너지로 썼습니다. 사냥하고, 돌도끼를 만들 때 근육의 힘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다가 불을 만났습니다. 추위를 달래고, 고기를 구울 때 정말 유용했죠. 움막 가까이 있는 나무와 풀이 에너지원이 됐습니다. 근력에 의지한 석기시대는 불의 개입으로 청동기, 철기시대로 진화했습니다. 땔감보다 효율성과 경제성 면에서 더 좋은 것이 발견됐습니다. 석탄입니다. 화석에너지인 석탄은 완전히 다른 ‘힘’을 창조해냈습니다. 증기 에너지입니다. “석탄을 때면 증기력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석탄은 영국에서 산업혁명을 낳기에 이르렀습니다. 석탄은 없어선 안 될 에너지원이 됐고 엄청나게 소비됐습니다. 그러자 영국에서 고민거리가 생겼습니다. “석탄이 고갈된다면?” 1865년 스탠리 제번스(Stanley Jevons)라는 영국 사회학자는 “조만간 석탄 고갈로 산업 성장이 멈출 것이다. 지금과 같은 진보 속도를 지속할 수 없다”고 소리쳤습니다. 석탄을 쓰는 인구와 산업, 국가가 급증하는데 공급은 따라가지 못한다는 ‘석탄 고갈론’이었습니다. 새로운 탄광을 찾아내기 어렵고, 더 깊은 곳에 묻힌 석탄을 캐낼 기술이 없다는 데 당시 영국은 절망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석탄 고갈론’이 엉터리임을 알고 있습니다.

석탄 공급이 줄었다면 가격은 아마 천정부지로 치솟았어야 하죠. 우려와 달리 석탄 가격은 인류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채굴 기술의 발전, 석탄 확인 매장량의 증가 때문입니다. 더 쉽게, 더 많이 캘 수 있으니까 가격은 내려가는 것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답니다. 바로 석유의 발견입니다. 더 나은 대체재의 발견은 기존 제품을 밀어내는 법이죠. 1855년은 새로운 석유 역사가 열린 해입니다. 벤저민 실리먼 주니어 예일대 화학과 교수가 석유를 정제해 등유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등유가 나오기 직전 사람들은 송진과 고래기름을 호롱불이나 난방용으로 썼습니다.

이 때문에 고래가 멸종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명작소설 《모비딕》의 모티브죠. 미국의 석유재벌 록펠러가 석유와 등유 산업을 거머쥔 뒤 등유 가격을 50% 떨어뜨리자 비용이 많이 든 고래잡이는 서서히 사양산업이 되었다고 합니다. 고래를 멸종에서 구한 게 등유라는 걸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답니다. 석유 사용량이 급증하자 인류는 석탄 때와 마찬가지로 ‘석유 고갈론’에 빠졌습니다. 1914년 미국 광산국은 “10년 내 미국 석유 매장량이 바닥날 것”이라고 했고, 1939년 미국 내무부는 “13년 동안 사용할 석유만 남았다”고 했습니다.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은 “다음 10년이 끝나갈 즈음 석유 매장량을 모두 소비하고 말 것”이라고 했죠. 그런데 세계가 석유를 더 많이 쓰는데도 더 많은 석유가 나왔습니다. 확인된 매장량은 1970년 5500억 배럴, 1980년 6000억 배럴, 1990년 1조 배럴, 2017년 1조6966억 배럴로 증가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발견될까요? 인류의 기술이 진화하면서 석유를 위협할 셰일 에너지도 새로 발견됐습니다. 석유 가격의 10분의 1 수준으로 싼 셰일 에너지는 얼마나 묻혀 있는지 모를 정도로 많다고 합니다.

석유 고갈론자들은 “지구의 크기가 한정돼 있고, 엔트로피(모든 에너지는 한번 사용하면 다시 쓰지 못하는 형태로 바뀌는)가 증가하므로, 석유는 언젠가 고갈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성적 낙관론자들은 “음식이 든 냉장고가 몇 개인지 모르는데 음식 부족을 걱정해선 안 된다”고 합니다. 냉장고는 석유 매장지죠. 지구에 얼마나 많은 석유가 묻혀 있는지 우리는 아직도 모릅니다. 그래도 언젠가는?자원을 아껴 써야 한다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성적 낙관주의자》를 쓴 매트 리들리는 “인류의 에너지원은 사람-동물-물-바람-화석연료로 바뀌어왔다”고 했습니다.

그럼 화석연료 다음은? 원자력 시대가 이미 와 있고, 핵융합 에너지는 연구 단계에 있습니다. 우리는 석유를 다 쓰지 못하고 다른 에너지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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