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13일, 개최국 브라질과 크로아티아가 맞붙은 월드컵 개막전이 진행되던 후반 26분 경기장이 떠나갈 만큼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각각 한 골씩 성공시켜 팽팽한 균형을 이어가던 경기가 주심의 페널티킥 선언으로 승부의 추가 브라질로 기울어진 것이다. 페널티킥 성공으로 자신감이 한층 커진 브라질의 공격수 네이마르는 생애 첫 월드컵에서 페널티킥 역전골과 승리의 쐐기를 박는 골을 연달아 터뜨리면서 이 경기 최고의 선수(Man of the Match)로 선정됐다.
경기가 끝난 뒤 전 세계의 모든 언론은 개막전 경기에 대해 보도했다. 하지만 보도의 주제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개최국 브라질을 꺾을 뻔했던 크로아티아의 강한 경기력도, 두 골이나 성공시키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던 브라질 공격수 네이마르도 아니었다. 보다 더 큰 관심을 받은 것은 바로 이 날 경기의 주심인 니시무라 유이치 심판이었다. 이날 승부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페널티킥 판정이 축구경기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반적인 수준의 신체접촉을 파울로 간주해 선언됐다. 개막전에서 개최국을 꺾는 파란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경기가 니시무라 주심의 오심성 판정 한 번으로 3 대 1이라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이처럼 축구경기의 결과는 선수들의 기량뿐만 아니라 심판의 역할에 의해서도 좌우된다. 심판은 경기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경기 전반에 관한 규칙을 정하고, 이를 실제 경기에서 집행함에 있어 거의 모든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선심의 판정을 무시하거나 따르지 않을 정도로 경기에 한해서는 거의 전권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주심이 반칙행위를 방관하거나 어느 한 팀에만 유리한 판정을 내린다면 정당한 경기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축구경기의 절대적 권한
축구리그가 발달한 국가일수록 직업으로서의 심판의 대우가 안정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기에서 갖는 심판의 중요도를 생각할 때 선수들의 노력에 걸맞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심판 역시 선수 못지않은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주심은 약 1800만원의 월급과 경기당 약 600만원의 수당을 받는다. 박지성 선수 이후 많은 한국인 선수가 뛰고 있는 영국 EPL의 전임심판들도 약 1억4000만원의 연봉을 받으며 4000만원가량의 보너스를 추가로 받는다. 축구에서 심판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임과 동시에 유독 축구경기에서의 오심에 대해서는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축구경기에서의 높은 중요성으로 인해 거의 절대적인 권한을 갖는 심판이 경기에 지나치게 개입하여 시시콜콜한 점까지 규제하고 통제하거나, 공정하지 못한 판단을 내리게 되면 재미없는 경기가 진행되는 것은 물론이고 양 팀이 제대로 된 경쟁을 펼칠 수가 없다.
이를 경제학적인 시각에서는 정부의 잘못된 시장개입으로 인한 ‘정부실패’로 설명할 수 있다.
정부실패란 시장실패가 발생했을 때 시장기능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정부의 개입이 오히려 경제의 안정성을 더 해치거나 시장의 기능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에서 그 개입이 지나쳐 발생하는 문제인 것이다. 대표적으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한 시장의 실패는 공공재와 외부효과에 의해 발생한다.
시장 보호를 위한 정부의 개입
공공재란 국방, 치안과 같은 서비스로서 공공재는 일단 생산되고 나면 가격을 책정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이러한 공공재를 소비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 경쟁할 필요도 없고, 누군가 공공재를 먼저 소비한다고 해서 내가 소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들지도 않는다. 생산된 공공재는 항상 소비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도 공공재 소비에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려는 행태를 보이게 된다. 무임승차자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공재의 생산을 시장에 맡겨놓을 경우 제대로 된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따라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생산하는 것이다. 외부효과의 경우도 시장에 맡겨둘 경우 효율적인 자원배분이 어려워 시장실패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이다. 외부효과란 누군가의 생산과 소비활동이 다른 개인에게 손해나 이득을 주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는 보상이나 보답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