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행위에서 신용이란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경제 행위를 통해 발생한 채무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이라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신용을 갖춘 사람과 거래할 때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물건이나 돈을 빌려주거나 지급시기를 연장해 주기가 훨씬 용이하다. 반대로 내가 돈을 빌려야 할 경우에도 나의 신용 상태가 좋아서 내가 반드시 돈을 갚을 것이라고 믿어 주는 사람이 많다면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쉽게 돈을 융통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좋은 신용을 유지하는 것은 풍요로운 경제 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일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신용은 돈과 같은 금전적 가치를 제공해 준다.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 중 하나인 것이다.
많은 사람이 신용에 대해 갖고 있는 가장 큰 오해는 신용만 좋으면 자신의 능력으로 도저히 갚을 수 없는 돈을 빌려준다든가, 자신의 능력으로 도저히 구매할 수 없는 물건을 할부로 구매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준다고 생각하는 데 있다. 이는 커다란 착각에 불과하다. 단지 신용이란 현재 시점에서는 금전적으로 부족하지만 앞으로 예상되는 미래 수익이 있을 경우 이를 미리 끌어당겨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신용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물건들은 결국 본인의 능력으로 충분히 구매가 가능하지만 단지 현재 시점에서 구매하기 어려운 것에 불과하다. 결국 신용은 구매 시점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혀 주는 기능에 국한된다. 신용상태 점수화 ‘신용평점제도’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신용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현재 개인 및 기업들의 신용 상태는 금융기관들로 하여금 면밀히 분석돼 평가되고 있다. 금융기관이 개별 경제주체들의 신용 상태를 파악하는 데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정확한 신용평가 수행 여부가 해당 금융회사의 수익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회사들은 개인의 신용을 평가할 때 다양한 요인이 고려되고 있는데, 이를 신용평점제도(credit scoring system)라 한다. 여기서 신용평점제도란 고객의 신용상태를 점수로 산출해 대출 여부와 대출 금액을 결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신용평점제도에서 개인의 신용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고려하는 측면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개인의 특성, 상환능력, 재산능력, 담보능력, 경제여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먼저 개인의 특성 측면에서는 그 사람이 가진 직업, 근무연수, 나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인의 신용 정도를 평가하고 있다.
상환능력 측면에서는 근로소득, 이자소득 등 개인이 벌어들이는 각종 소득의 규모가 평가 대상이다. 재산능력의 경우 소유한 부동산 등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각종 자산의 순가치를 평가 대상으로 삼는데, 여기서 순가치란 해당 자산을 취득하기 위해 지급한 대가에서 이를 취득하기 위해 빌린 부채를 제외한 금액을 말한다. 다음으로 담보능력이란 만약 본인이 돈을 갚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돈을 갚을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측정해 신용 상태를 평가하는 항목이다. 마지막으로 경제여건에는 직업의 안전성 등이 해당한다.
국제금융거래에 영향력 큰 ‘국가신인도’
기업 역시 신용은 중요하다. 개인보다 더 큰 규모의 자금을 활용해 경제활동을 수행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높은 신용관리는 저리의 대출 내지 대출 연장 등에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커다란 수익을 가져다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금융회사 역시 마찬가지다. 경제 전반의 상황을 이해하면서 특정 산업 및 기업의 상황을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당 기업이 앞으로 어떠한 재무 건전성과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작업은 대출 및 투자 결정 과정에서 필수요소가 됐다. 최근에는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추세에서 개별 경제주체들이 내포하고 있는 신용 상태를 정확히 분석하는 역량은 더욱 부가가치 있는 일로 거듭나고 있다.
좋은 신용을 유지하는 것은 국가에도 중요하다. 국가의 신용은 국가신인도로 측정된다. 국가신인도란 한 나라의 신뢰성, 장래성 등을 나타내는 지표로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국가위험도, 국가신용도, 국가경쟁력, 국가부패지수, 경제자유도, 정치권리 자유도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주기적으로 평가해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신인도는 해당 국가의 전체적인 신용 환경을 대변하는 지표이기 때문에 국제금융거래수행 시 막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신용분석 분야의 전문성을 일찍부터 인식해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격증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신용분석사가 바로 그것이다. 신용분석사란 금융회사에서 대출 관련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기업에 대한 회계정보 및 비회계정보를 분석해 이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신용 상황을 판단하고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금융전문가를 지칭한다. 실제 신용분석사 자격증 과정은 기업 신용 상황을 분석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핵심적인 내용들로 구성돼 있다. 먼저 기업회계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기초 소양인 회계학 전반에 대한 지식을 갖췄는지 확인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런 회계정보를 가공해 기업의 현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재무비율 분석에 대한 지식을 요구하고 있다. 다음으로 해당 기업이 활동하고 있는 산업 내지 국가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파악하고 이런 경제 상황에서 기업의 경영 활동을 진단할 수 있는 역량을 묻기 위해 시장환경분석 또한 신용분석사의 기본 과목 중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