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의 30% 정도는 지하에서 움직인다
지하경제 무엇이 문제인가

GDP의 30% 정도는 지하에서 움직인다

김동윤 기자2006.03.29읽기 4원문 보기
#지하경제#국내총생산(GDP)#금융실명제#외환위기#OECD#세수#자영업자#납세의식

지하경제는 말 그대로 은밀히 움직이는 숨어있는 경제다. 지하경제 규모는 한 나라의 경제가 얼마나 건강한지를 알 수 있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한국은 지하경제 규모가 점차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하에서 암약하는 경제 활동경제학에서는 지하경제를 "실질적으로 경제활동이 이뤄지지만 국내총생산(GDP)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지하경제를 보다 세분화하면 다음과 같이 나뉠 수 있다. 첫째,마약거래나 암시장에서의 외화환전과 같은 '불법적인 경제'다. 둘째,자영업자 등이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세무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경제'도 지하경제에 포함된다.

셋째,GDP 등 정부 통계에 기록돼야 하지만 누락되는 '기록되지 않은 경제'도 지하경제의 한 예다. 가사분야의 생산이 대표적인 경우다. 그렇다면 기업이나 개인이 지하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이유는 뭘까.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세금과 각종 부담금을 내지 않기 위해서다. 세금이 무거울수록,그리고 법의식이 낮을수록 지하경제가 늘어날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 납세자의 소득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수록 근로자는 세금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지하경제로 이동해갈 가능성이 높다. 높은 실업률도 지하경제와 관련이 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근로자들은 결국 불법이 횡행하는 지하에서라도 일자리를 가질 수밖에 없다.

각종 노동규제도 지하경제의 원인을 제공한다. 예컨대 서유럽 국가들처럼 법에 의해서 공식근로시간을 감소시키면 근로자들은 지하경제에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리게 된다. 독일에서 그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는?보통 지하경제 규모는 1인당 국민소득이 높을수록,경제구조가 선진화될수록 작아지는 경향이 있다. LG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는 GDP 대비 28.8%(2003년 기준) 정도다. 이는 지하경제 분야의 주요 연구자인 슈나이더와 클링마이어가 제시한 세계 110개국 지하경제 규모 추정치를 바탕으로 분석한 것이다.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는 1980년대에는 평균 37%나 됐으나 금융실명제 실시,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과 투명성 증대 노력 등을 거치면서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는 조사대상국 평균인 32.6%에 비해서는 낮지만 OECD 회원국 평균인 16.8%보다는 높다. 한국이 명실상부한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지하경제 규모를 보다 축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계 주요국 중 지하경제 비중이 한국보다 낮은 국가에는 미국(8.4%) 일본(10.8%) 영국(12.2%) 프랑스(14.5%) 등이 있고,한국보다 높은 나라로는 러시아(48.7%) 우크라이나(52.2%) 등이 있다.

◆지하경제 비중 줄여가야지하경제의 비중이 높은 나라일수록 경제구조가 후진적이다. 지하경제 비중이 높으면 세금징수가 어려워져 정부의 재정건전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 또 한정된 자원이 비생산적인 분야로 흘러들어가는 폐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지하경제를 지상으로 이끌어내면 경제의 성장률을 제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세수 기반도 넓힐 수 있다"며 "생각하기에 따라서 지하경제를 하나의 숨겨진 '성장 잠재력'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은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기에 어려운 요인들도 적지 않다. 우선 사람들이 부담해야 하는 세금이 갈수록 늘고 있다.

세금이 과도하면 사람들의 납세의식은 자연히 떨어지게 되고 이는 결국 지하경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외환위기 이후 큰 폭으로 줄었던 행정규제 건수가 최근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이 밖에 한국은 자영업자의 비율이 34.95%(2003년 기준)로 여타 선진국 평균(13.76%)보다 두 배가량 높다는 점도 지하경제를 척결하는 데 어려움이 될 수 있다. 봉급생활자들과 비교할 때 자영업자들은 아무래도 소득을 파악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김동윤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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