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오르면 끊겠다"는 사람들은 많지만…
담배와 관련한 또 다른 사례로 담뱃값과 흡연율 간의 인과관계 논란도 빼놓을 수 없다.
금연정책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는 2003년 7월 담배 소비 억제를 위한 국가 간 협력 방안을 담은 세계보건기구(WHO)의 '담배규제 기본협약'에 서명한 후 담뱃값 인상과 담배 광고 규제 작업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
'담배규제 기본협약'이란 담배가 건강에 미치는 폐해가 전 지구적 문제임을 인정하고 효과적인 담배 통제수단과 국제적 협력 방안을 담은 보건분야 최초의 국제협약이다.
2002년 5월 제56차 세계보건총회에서 WHO 회원국들의 전폭적 지지로 인준된 이 협약은 서명국이 협약 정신에 반하는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도덕적 의무를 지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으며,40개국 이상이 자국 법 규정을 개정해 국회 비준을 받으면 국제법으로서의 효력을 갖게 된다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당시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부 대표 자격으로 미국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해 이 협약에 서명한 후 "한국 성인 흡연율을 60.5%에서 30%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담뱃값 1000원 인상 법안과 담배 광고를 규제하는 법안을 차례로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담뱃값을 1000원 올리면 건강증진 부담금이 연간 4조원 정도 모아지는 만큼 이 돈을 흡연이 주된 요인이 되는 암의 조기 검진·치료,흡연자 암 치료,금연 프로그램 운영,암 병원 10곳 설치 등을 위한 재원으로 쓰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이후 복지부는 재정경제부 등 관계부처를 설득해 담배에 붙는 '건강증진 부담금'을 올리는 방법으로 담배 가격 인상을 유도하기 시작했다.
복지부의 주도 아래 담뱃값은 2004년 말 500원 인상됐다.
복지부는 당초 예정대로 금명간 담뱃값을 추가로 500원 더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담뱃값 인상에 관한 찬반논쟁도 재연되고 있다.
담뱃값 추가 인상을 통해 흡연율을 줄여나가겠다는 복지부와 물가인상 및 담배소비 감소로 인한 세수 감소를 들어 담뱃값 인상에 반대하는 재정경제부 행정자치부 간의 이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담배를 둘러싼 논란은 담뱃값을 많이 올렸을 경우 담배 소비가 얼마나 줄어들고 금연 인구가 얼마나 늘어날지에 대한 명확한 통계치가 없다는 데서 비롯된다.
객관적 통계가 부재하다보니 부처마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으로 자기주장만 내놓는 것이다.
복지부는 2000년 통계청이 집계한 도시가계지출 통계를 근거로 담뱃값이 100% 오르면 흡연 인구가 적어도 20%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재경부나 행자부 등 다른 부처에서는 담뱃값 인상이 담배 수요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행자부는 "담뱃값 인상이 예고되면 사재기 현상이 나타날 뿐 아니라 담뱃값 인상 효과 역시 기껏해야 5∼6개월 이상 지속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재경부는 자체적으로 수집한 선진국의 사례를 들어 "담뱃값과 흡연율은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하고 담뱃값을 올려 흡연율을 낮추겠다는 복지부의 복안은 현실과 동떨어진 구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 담배소비자운동단체에서는 "과거 택시 값이 오를 때마다 택시 이용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결국 그대로이지 않았느냐"면서 가격 인상을 통한 담배 소비 억제 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