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끊임없이 발표되는 의학적인 조사나 임상시험의 결과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월요일에 커피가 암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결과에 놀랐는데 목요일에는 그렇지 않다는 결과를 듣는다.
PC 모니터가 인체에 해롭다든지,휴대폰이 뇌암을 일으킨다든지,전자레인지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임신부에게는 유산을 일으킬 수도 있다든지 하는 기사는 당연히 모든 사람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한 가지 명확한 사실은 소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한 한두 번의 실험결과는 별 의미가 없는 것이므로 그런 조사 결과는 무시해도 좋다는 것이다.
또한 그런 결과를 발표하는 학자나 이를 전달하는 언론도 그런 결과가 수문맹인 많은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지 않도록 어느 정도는 신뢰성을 검증해야 한다.
임상시험으로 새로운 치료제나 치료방법의 효과를 명확히 입증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어떤 약이나 치료법이 예비실험에서 소수의 환자에게 효과가 있음을 연구자가 확인한 경우에 발생한다.
그는 과연 이 결과를 발표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너무 일찍 결과를 발표하면 많은 환자들에게 낙관적인 희망을 심어주게 된다.
실제로는 약효가 없거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는 환자들을 크게 실망시킴은 물론 병세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
반면 추가적인 실험을 계속한다면 이 새로운 치료법으로 혜택을 받았을 환자들이 더 확실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만 한다.
전자의 예를 들어보자.알약으로 된 피임약이 처음 개발되었을 때,연구자들은 수백명의 여성을 상대로 성공적인 임상시험을 끝내고 시판했다.
그러나 그 정제피임약은 그 후 수년 동안 수백만명의 여성이 사용한 후에야 심장마비 뇌일혈의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Cohn,Victor(1989),News and Numbers,Ames:Iowa State University Press,13쪽에서 인용).
임상시험이야말로 병과 치료의 인과관계를 밝힐 수 있는 가장 과학적인 방법이다.
따라서 임상시험이 얼마나 올바르게 진행되었느냐에 따라 예비실험 결과를 발표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올바른 임상시험은 어떤 것인가? 바로 주의깊게 계획된 것이어야 한다.
실험의 계획(design),수행방법,대상의 수 등이 실험 목적에 비추어 적절하게 결정되고 실험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오류의 가능성이 분석되고 제거되어야 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 실험이 새로운 치료법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실험인가"를 계속 반문해야 한다.
또한 실험으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데 있어서도 연구자의 객관적인 판단이 중요하고 물론 이를 발표하는 언론도 먼저 실험 결과의 신뢰성을 검증해야 할 것이다.
과학이라는 말은 현대사회에서 객관적인 진리를 상징하는 말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자기 주장에 과학적이라는 포장을 하려고 애를 쓴다.
마찬가지로 민간요법가들도 그들의 주장에 '과학적'이라는 후광을 씌우고 싶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