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시장개방 피해와 독점의 이득
자본주의 오해와 진실

(40) 시장개방 피해와 독점의 이득

생글생글2016.03.31읽기 6원문 보기
#자유무역협정(FTA)#시장개방#독점#특혜·특권#독점이득#관세장벽#한·중 FTA#농어민 지원

국내 농가 쌀 수입금지로 시장 독점…정부가 부여한 혜택 누린 셈

시장개방이 독점 해소에 기여

저성장·청년실업·비정규직…경제 전반에 독점 부작용 만연

FTA는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때마다 일부 정치인, 언론인, 관변 경제학자 등이 단골로 제기하는 주장이 있다. FTA로 개방된 품목 시장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한·중 FTA를 비준할 때도 정치권은 동일한 논리를 내세워 피해가 우려된다는 농어민 지원을 목적으로 1조원가량의 준(準)조세를 거두기로 했다.

시장 개방으로 농어민이 피해를 본다는 주장은 과연 맞는 것인가. 이 주장의 바탕에는 ‘독점’의 정의 문제가 있다. 독점의 통상적 정의는 이렇다. 어떤 산업에서 하나의 생산자 또는 판매자가 존재하면 그 산업은 독점 상태고 그 생산자 또는 판매자가 독점자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의는 문제가 있다. 동네 의원의 A라는 의사는 한 명밖에 없다. 그러나 환자는 인근 다른 의원이나 병원에서 즉각 다른 의사를 찾을 수 있다. 변호사나 교수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동네 슈퍼에서 파는 초코파이는 어떤가. 다른 슈퍼에서 파는 똑같은 초코파이도 소비자가 다르다고 느낀다면 그 초코파이는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전국 슈퍼 진열대에 있는 초코파이는 모두 다른 것이고 각 슈퍼는 독점 판매자라는 말인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독점의 정확한 정의는 무엇인가. 독점은 정부가 개인이나 기업에 부여한 ‘특혜’ 또는 ‘특권’이다. 각종 면허, 인가, 허가, 관세 또는 비관세 장벽, 각종 보조금과 복지비, 노동조합, 각종 국가고시, 국공립학교와 사립학교(사립학교도 특혜 또는 특권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 각종 공사, 최저임금법, 징병제, 이민제한, 아동 노동의 금지 등이 그 예이고 이 외에 무수히 많다.독점에서 중요한 것은 생산자나 판매자 수가 아니라 정부로부터 특혜 또는 특권을 받았는가 하는 점이다. 특혜 또는 특권을 받은 기업 또는 개인의 수가 소수일 수도 있고, 다수일 수도 있다.이런 독점의 정의에 가장 잘 들어맞지만 독점으로 알려지지 않은 것 중 하나가 택시면허다. 누군가가 면허 또는 허가 없이 돈을 받고 사람이나 물건을 운송해주면 그는 법을 어긴 것이다. 이 경우는 택시면허 소지자가 독점자다. 쌀은 자유롭게 수입해 국내시장에 팔 수 없다. 이 경우는 쌀 생산자인 농민이 독점자다.우리는 흔히 독점이윤을 챙긴다는 이유로 독점자를 비난한다. 그러나 독점이윤이란 개념은 잘못 만들어진 것이다. 이윤은 미래의 불확실성, 구체적으로 최종재화의 미래가격 불확실성 때문에 발생한다. 이때 생산에 들어가는 생산요소 가격은 현재가격으로 생산 단계에서 즉시 지급된다. 그러므로 미래가격을 잘 예측하면 이윤이 나고 그러지 못하면 손실이 발생한다. 이것은 독점자도 피할 수 없다. 그리고 독점의 정의와도 상관이 없다. 한마디로 독점이윤은 잘못 만들어진 개념이라는 것이다.그렇다면 정부가 개인이나 기업에 준 특혜 또는 특권에서 발생하는 그 무엇은 무엇인가. 개인택시 면허를 구입해 개인택시업자가 될 수 있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7000만~8000만원 또는 그 이상의 돈을 주면 면허를 살 수 있다. 그것을 우리는 ‘독점이득’으로 부른다. 독점이득은 무형의 자산과 같은 것이다. 독점이득은 특권으로부터 생겨나는 혜택의 현재가치다. 만약 개인택시업자가 하루 종일 손님이 없는 곳만 돌아다녔다면 그는 손실을 본다. 그러나 독점이득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독점이득은 정부로부터 택시면허를 받은 사람에게 존재하지만 면허를 되팔고 난 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되파는 데 따르는 약간의 가격 차이가 있을 뿐이다.노동조합은 사용자와 단체협약권, 단결권 등의 특권을 부여받는다. 그러나 모든 근로계약은 사용자와 노동자가 개별적으로 맺는 것이다.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일터를 제공하는 것은 노동을 하게 하려는 것이지 단체행동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많은 중소기업은 일부 대기업 노동조합의 특권을 부여받지 못하고 있는가. 현행 법은 누구에게나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는 특권을 주고 있다.그러나 대기업과 달리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노동조합의 특권을 행사하는 순간 존폐 기로에 설 것이고 자신의 일자리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노동자 스스로 잘 알기 때문에 노동조합을 구성하지 않는 것이다. 주어진 특권을 갖고도 행사하지 않는 것은 경제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또 노동조합이 갖고 있는 특권 또는 특혜는 남모르는 희생자를 발생시킨다. 근로자 임금이 시장가격보다 높아지면 노동수요가 그만큼 감소하기 때문에 실업자가 생겨나는 것이다. 오늘날 청년실업이 심각한 것은 무소불위의 노동조합 때문이다.쌀의 수입금지는 정부가 농민에게 부여하는 특권의 일종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독점자 수가 너무 많고 흩어져 있기 때문에 수입금지만으로 독점자인 농민이 독점이득을 챙기기 어렵다. 이제 정부는 쌀 가격을 시장가격보다 높게 규제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쌀을 사들이기도 하고 경지면적을 줄이기 위해 쌀농사 직불금도 준다. 이중독점인 셈이다. 이 경우에는 이윤도 보장된다. 국토가 좁아 농사에 경작 가능한 토지를 모두 사용해도 모자라는 판에 강제 휴경을 명령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계속되는 것은 독점 때문이다.전용덕 < 대구대 무역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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