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기술 열정이 빚어낸 ‘LPi 하이브리드차’
2004년 가을.일본의 한 자동차 회사가 현대자동차에 특별한 제안을 해왔다.
닛산이나 포드처럼 현대차와도 하이브리드차 기술은 물론 부품까지 공유하자는 것이었다.
하이브리드차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최고 기술을 자랑하는 회사의 제안을 거절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 제안에 대해 내부적인 검토가 시작됐다.
그냥 손쉽게 기술을 받아들일 것이냐,아니면 독자 개발을 할 것이냐. 기술 제휴를 하면 쉽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현대차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고,독자 개발을 하기에는 투자해야 할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았다.
#제휴 유혹 뿌리친 하이브리드 기술
경영층과 실무자들이 수많은 회의를 하며 기술 제휴를 포기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단기간에 개발하기는 어렵겠지만 기존의 내연기관을 대체할 차세대 동력 장치인 하이브리드 기술이 종속되면 미래가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사실 현대차가 한국의 자동차산업을 이끌어 갈 수 있던 원동력은 독자적인 기술 개발이었고,1990년대의 엔진 독자개발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우리만의 기술력을 쌓아 왔기에 지금의 현대차가 있을 수 있었다.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고 험난한 독자 개발의 길을 선택한 것이 궁극적으로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높인 것이다.
개발 초기에는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가솔린 하이브리드차 개발을 추진했다.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의 가솔린 하이브리드차 기술을 확보했지만 “후발 주자로서 경쟁차와 동등한 수준의 차량을 출시할 경우 과연 누가 주목해 줄까?”는 의문이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후발주자이기에 뭔가 차별화할 수 있는 영역이 필요했다. 특별한 해법이 필요했고,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차의 기술력을 재검토했다.
그러던 중 “세계 유수의 업체들이 탐내는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LPI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합치면 어떨까”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폴란드와 더불어 세계 최대의 LPG 차량보유국으로 LPG 인프라가 잘 되어 있고, 더군다나 LPG 가격은 정책적으로 가솔린 가격의 절반 수준을 유지하게 되어 있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현대차 최초로 시판되는 하이브리드차 모델을 가솔린차에서 LPI 차로 바꾸게 되었다.
#최고수준 배터리도 독자개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하이브리드차를 개발할 당시 현대차는 일본업체에서 공급하는 니켈수소(NI-MH) 배터리를 이용했다. 이 업체는 도요타와 혼다 등에 납품하는 업체로 현대차에 비협조적이었다.
시험모델의 성능 개선을 위해 기술협의를 갖자고 하면 기술자를 파견할 수는 없으니 차를 보내면 자신들이 알아서 맞춰주겠다고 할 정도였다.
언제까지 이런 업체에서 배터리를 공급받을 수는 없었다. 여기저기 다른 업체를 수소문한 결과 한국에서도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이온폴리머(Lithium-ion Polymer Battery)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업체를 찾아가 차량용 배터리의 공동연구를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