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사회의 똑똑한 군중은 변화를 주도하는 핵심세력”
"미래는 이미 우리에게 당도해 있다. 다만 우리가 그 사실을 잘 모르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확연히 눈치채지 못할 뿐 미래는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는 앞의 경구대로 현재의 사회는 지난 수천 년의 과거와 질적으로 다르다.
그 차이를 느끼고 싶다면 당신의 일상을 해부해 보면 된다.
요새 도토리 선물이라는 말에 참나무 숲을 떠올리는 사람은 별로 없다.
만에 하나 있다 하더라도 주변인들로부터 야만인 취급을 당하고야 만다.
21세기의 도토리는 참나무에 열리는 도토리가 아니라 싸이월드에서 주고받는 도토리이기 때문이다.
'국민 싸이'라는 명칭을 획득할 만큼 너나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싸이월드에 가입해서 자신의 싸이 거실을 치장하고 이웃집에 들락거린다.
간혹 '파도타기'를 통해 사돈의 팔촌에게까지 걸음을 옮기기도 한다.
인기 관리를 위해서는 싸이가 필수라는 연예인들은 싸이에서 자신의 근황을 알리고,심지어 정치인들도 싸이를 운영하며 유권자들과 1촌을 맺고 댓글을 주고받는다.
뭐,싸이가 싫다면 다른 매체들도 얼마든지 많다.
뜨거웠던 싸이 열풍이 잠잠해질 무렵 한국 사회에 다시 불어 닥친 네이버,이글루 등의 블로그 열풍은 강호의 '숨은 고수'들을 세상에 알려주었다.
블로그는 갑남을녀가 사이버 공간에서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자신만의 집으로 기능하면서 그네들의 취미와 관심사를 소소하게 알려주기도 하지만,탄탄한 내공을 뽐내는 숨은 고수들의 깊이 있는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대학 강의실에 앉거나 저명한 세미나에 참석하지 않고서도 그냥 클릭 몇 번만으로 방대한 지식과 예리한 통찰력을 자랑하는 블로거들을 접하다 보면,기존 사회의 정렬된 권위 체계가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몇 년 사이 유행을 타고 있는 UCC는 무궁무진한 소재를 통해 다시 우리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 환경의 변화는 개인과 사회에 서서히 변화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정보통신 기기를 활용하는 이상 더 이상 고립된 개인은 있을 수 없으며,사이버 세계에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어 결속을 다지고 서로 정보를 알려주는 각양각색의 집단들은 그 이전의 모임들과 성격이 다르다.
미국의 테크놀러지 전문가인 하워드 라인골드(Howard Rheingold)는 이러한 '작지만 거대한' 변화를 예리하게 포착하여 '스마트 몹'이라는 책에 담아내었다.
2002년 10월에 출간된 저서 '스마트 몹(Smart Mobs)'은 원제를 그대로 직역하자면 '영리한 군중'이 되겠지만 번역의 미학을 살려 '참여군중'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되었다.
번역가가 '영리한 군중'을 '참여군중'으로 번역한 이유는,21세기의 영리한 군중은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핵심 세력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군중은 언론이나 기업이 만들어내는 여론이나 홍보에 휘둘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상부의 지시에 따라 수동적으로 움직여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