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권력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 마키아벨리는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기보다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라"고 충고하였다.
사랑을 받아서 만만하고 우스워질 바에야,세상을 공포로 벌벌 떨게 하는 것이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애정이나 호감은 정말 별 쓸모가 없는 것일까?
사랑을 받는다는 것 자체도 권력이 될 수 있다.
단순히 '더 사랑하는 자가 죄인'이라는 연인간 애정 전선의 역학 관계를 말함이 아니다.
세상을 매료하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은 권력을 쥐는 한 방편이 될 수 있으며,이미 다른 수단으로 권력을 획득한 자도 이를 무시하다가는 권좌에서 밀려나고 만다.
'군주론'에서 권력은 무엇이며 그 성격이 어떠하다는 것을 논했던 마키아벨리 외에도 권력의 속성에 관해 진지하게 탐구한 사람은 많다.
하지만 그들이 모두 마키아벨리처럼 가공할 만한 두려움이 냉혹한 절대 권력의 표징(表徵)이라는 결론을 도출하지는 않았다.
특히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 석좌교수인 조지프 나이(Joseph S Nye)는 마키아벨리와 뚜렷한 대비를 보인다.
조지프 나이는 '소프트 파워(Soft Power)'라는 저서를 통해 권력을 이해하고 분석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는데 그가 이끌어낸 이야기는 마키아벨리와는 사뭇 다르다.
권력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능력,또는 타인의 행동에 영향을 미쳐 어떤 일이 이뤄지게 만드는 능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권력을 행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는 것이 '소프트 파워'라는 책의 출발점이다.
조지프 나이는 권력을 군사력과 경제력으로 국한하는 것은 편협한 사고라는 주장을 펼친다.
그는 마키아벨리가 예찬하는 군사력과 경제력을 하드 파워(Hard Power) 또는 경성권력(硬性權力)이라고 정의하고,이와 상반되는 소프트 파워(Soft Power) 내지는 연성권력(軟性權力)이 확고히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소프트 파워를 쉽게 번역하자면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타인 혹은 타국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이 곧 소프트 파워이다.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를 쉽게 구별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얼마나 다양한가를 생각하면 도움이 된다.
타인에게 영향을 미쳐 원하는 결과를 얻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위협으로 타인을 강제할 수도 있고 보상으로 유인할 수도 있다.
아니면 사람들을 유혹하여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다른 이들도 열심히 추구하게끔 만들 수 있다.
사람들을 꾀어내는 후자의 방법이 바로 소프트 파워를 행사하는 방법이다.
혹자는 조지프 나이가 학자라서 이러한 말랑말랑한 주장을 펼치는 것이 아니냐면서 사랑 받느니 차라리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 버리라는 마키아벨리를 역성들 수도 있다.
하지만 조지프 나이는 국제정치학자로서의 이력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국무부 차관보,국가정보위원회 의장,국방부 차관을 지내면서 실무 경험 또한 풍부하게 쌓은 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