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사상이 서양과학의 패러다임 이끈다”
'하나를 알면 열을 안다'는 말이 있다.
흔히 총명한 사람을 묘사할 때 자주 쓰이는 말이지만,굳이 사람이 아니라도 세상만물 삼라현상 그 무엇이 되었건 간에 하나의 부분에서 전체를 감지할 수 있다는 말이다.
어떤 사람의 사소한 한 마디 말에서 그 사람의 도량 내지는 깜냥을 알 수 있었던 일,혹은 어떠한 현상의 일부를 체득함으로써 전체의 '결'을 느꼈던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있었을 것이다.
전체의 구조적 맥락에 따라 세세한 내부가 유기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하나의 부분에서 전체를 더듬어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뒤집어서 생각하면 전체의 패턴을 알고 있을 때에는 그에 미루어 세부적 사항 하나를 추론할 수도 있다.
쉽게 옮기자면,'하나를 알면 열을 알고,열을 알면 열하나도 안다' 정도로 요약이 되겠다.
이렇게 정리를 하고 나니,어디 가서 말 한마디 허투루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상대방이 명석하다면 하나의 단편을 음미하여 내 전체를 '독해(讀解)'하고,또 내가 다음에 무슨 행동을 할지 예측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어쨌건 간에 올바르게만 살면 되니 살짝 엄습하는 불안은 떨치고 원래의 이야기로 돌아가자.
고금(古今)의 진리대로 세상 모든 것은 변화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 변화의 과정에서 부분과 전체의 유기적 관련성이 보이는 양상은 무척 흥미롭다.
상당수의 세부 사항들이 전체의 구조와 어긋나는 일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면 이를 조정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전체의 구조적 틀이 바뀐다.
그리고 전체의 구조가 변환되면 세부적 내용 하나하나 모두 변경될 수밖에 없다.
사람의 개과천선을 쉽게 와 닿는 예로 들자면,어떤 사람이 자신의 구조적 패턴(이 경우 나쁜 놈이라는 행동양식의 패턴)에서 벗어나는 일을 계속한다고 하자.
세부적 이상 사례가 계속해서 축적되면서 전반적인 틀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하면 전체의 구조 또한 바뀌어야 한다.
그래서 나쁜 인간이라는 전체의 구조는 선량한 인간이라는 구조로 변환이 되고,이제 이렇게 되면 구조 자체의 변화로 인해 세부적 사항 모두가 하나하나 바뀌게 된다.
이것을 토마스 쿤의 표현대로 말하자면 '패러다임의 전환'이 되는 것이다.
패러다임이란, 어떤 한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근본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테두리로서의 인식의 체계다.
쉽게 쓰자면 세상을 이해하는 틀, 혹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다.
그런데 서양과학의 패러다임을 뿌리부터 뒤흔든 물리학자가 있다.
이름은 프리초프 카프라.
카프라는 오랫동안 홀대받던 동양철학을 서양과학과 결합하여 '신과학 운동'의 첫 장을 열어젖힌 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