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서울대
서울대 논술시간에 대한 문의가 있더군요. 지난 연재에 그것을 밝히지 않고 문제 풀이 방법에만 신경쓰다 보니 구체적인 정보들을 제대로 전달해드리지 않았나 봅니다. 서울대 논술시험은 흔히 5시간 시험이라고 하지만, 앉아서 5시간을 계속해서 쓰는 것이 아닙니다. 1교시 2시간, 식사시간 2시간, 2교시 3시간, 이런 식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하루에 논술시험을 2번 보는 셈일 뿐 그다지 고통스러운 시험은 아닌 셈입니다.
그리고 시간을 고려해봤을 때 1교시 1번 문제는 2시간이므로 2000자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2010년까지는 분량이 1600자로 고정돼 있었지만 분량이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더 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성균관대 시험을 본 많은 학생들은 이것을 이해하지요. 분량이 없으니 계속 뭔가를 더 쓰게 됩니다.
2교시는 3시간이지만 3번 세트는 분량이 1600자로 고정돼 있으니, 2번 세트는 자동적으로 1400자 정도가 할당됩니다.(2010년에는 1600자) 그리고 세트에 딸린 문제는 2개입니다. 문제의 성격상 자료들을 분석하며 진행해야 하는 1번이 대략 700~800자, 4개의 유형 중 하나의 유형을 선택하고 나머지 것들을 부정해야 하는 2번이 600~700자 정도가 되겠네요.
▧ 중급 수준의 통계 문제 오늘 살펴볼 문제는 2011학년도 서울대 정시 기출 문제 중 2번 세트입니다. 1번이 제시문 독해력 문제였다면, 2번은 통계 독해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짧은 제시문이 하나, 그리고 해석을 필요로 하는 통계 및 그래프 자료가 4개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결론부터 미리 말하자면 ‘매우’ 쉬운 문제였습니다. 1번 세트 문제가 주는 부담감만 극복했다면 아마 2번 세트부터는 쉽게 풀 수 있었을 것입니다. 우선 2번 세트의 논제 두 개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시문과 아래 자료를 읽고 논제에 답하시오. 단, 다음의 조건을 충족하시오.
·유럽 사회의 1980년과 2005년의 경험을 비교, 분석할 것.
· ‘일과 가정의 양립’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기술하지 말 것.
<논제 1> 유럽 여러 국가는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일과 가정의 양립’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저출산이 문제가 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도 ‘일과 가정의 양립’ 정책이 필요하다고 할 때, 그 이유가 무엇인지 반드시 주어진 자료를 이용하여 서술하시오.
<논제 2> 제시문의 네 가지 자녀 돌봄 정책 유형 가운데 우리 사회는 어떤 유형의 정책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
너무 쉬워서 놀랄지도 모릅니다. 이 논제는 사실 한 덩어리로 묶어도 상관이 없는 문제입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네 가지 자녀 돌봄 정책 중 우리 사회에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정책을 자료를 바탕으로 선택하시오”입니다. 하지만 문제를 나누어놓았기 때문에, 논제1에서는 자료 해석이 좀 더 꼼꼼하게 들어갈 뿐이고, 논제2에서는 not A but B와 같이 “이게 어떤 점에서 젤 좋아. 하지만 다른 것들은 이런 점에서 별로네”라고 하면서 분량을 늘리는 스킬이 필요했던 것뿐이지요.
이런 유형의 통계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서울여대’ 문제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서울대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 서울여대 문제를 본다고 하면 깜짝 놀랄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 그렇습니다. 지금 이 문제 유형은 통계를 활용한 문제 유형 중 ‘밑에서 두 번째 수준의 유형’입니다.
우선 가장 손쉬운 유형으로는 볼 필요도 없이 뻔한 자료를 내놓고 다른 제시문을 설명 혹은 비판하라는 유형이 있습니다. 단국대의 문제들이 아마 그럴 것입니다. 복수의 자료가 등장하지만 그 내용이 하나로 간편하게 묶이거든요. 그 다음 유형이 지금 이 유형입니다. 즉 주어진 복수의 제시문들이 모두 다른 의미로 나뉘어져 있지만 결과적으로 모아보면 하나의 스토리가 되는 문제입니다. 대표적인 대학이 서울여대, 그리고 서울대인 셈입니다. 그 다음 어려운 문제는 복수의 제시문을 던져놓고 맞는 것을 연결해 고르는 인하대, 서울시립대형 문제가 되겠지요.
서울시립대의 통계 유형은 이 유형 외에도 가장 어렵다는 ‘의외의 결과를 도출해내야 하는 고급 통계 문제 유형’ 역시 포함하고 있습니다. <생글 논술 첨삭노트> 73회 연재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고급 통계라는 명칭은 제가 임의로 지은 것이긴 하지만 대략적으로 보았을 때 연세대 성균관대 서울시립대 건국대의 통계 문제들이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단순히 표를 읽으면서 어떤 내용을 추출하는 일반적인 통계 문제와는 다른 것이지요. 일반적인 문제들은 일정한 스토리가 갖춰진 대로 표를 읽으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고급 통계라는 것은 이 안에 숨겨진 또 다른 의미나 단순히 통계에 잡히지 않는 복합적인, 혹은 중층의 의미를 찾아내기를 바랍니다. 통계나 그래프 자체가 난해한 독해의 용도로 사용되는 것이지요.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무언가 특이하거나 이상한 점’을 찾는 것이 우선입니다. ‘어라? 당연히 이렇게 돼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예상과 다른 것을 찾는 것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