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도 논술에 대한 질문이 많이 쏟아졌네요.
생각보다 논술을 혼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습니다.
대부분의 질문에는 직접 답장을 드렸지만, 몇몇 질문은 모두 같이 공유하는 것이 좋을 듯하여 다시 한번 지면을 빌립니다.
연재를 기다리시는 분들께 양해를 구합니다.
⊙ 어려운 제시문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 배경지식이 정말 필요하나요? [질문1] 속칭 명문대에서 나오는 논술 지문들을 보면 대한민국 표현엔 있지도 않을 것 같은 말들로 도배된 철학 지문이 있습니다.
그 속 내용을 들여다 보노라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감이 안 옵니다.
솔직히 이 말을 이해하는 대한민국 청소년이 있기는 한가 싶습니다.
그리고 수시 때까지 이런 복잡 난해한 말을 이해하게 될 것 같지도 않아 좀 불안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논술 시험에 이런 지문들을 이해하지 못해도 풀 수 있기는 한가요?
[질문2] 저희 학교 선생님께선 논술에 배경지식은 그다지 필요 없다던데, 즉 제시문으로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정말 그러한가요?
[답변] 두 질문 모두 사실 비슷한 질문입니다.
어찌 보면 논술 지문은 언어비문학지문과 유사하기 때문에 언어만 잘하면 논술도 잘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지요.
어느 정도 유사성이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저도 인정하는 바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반드시 상관관계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객관식 시험과 주관식 시험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니까요.
제시된 답 중에서 고르는 일은, 주어진 의미를 파악하고 다시 재생산해서 글을 써야 하는 일에 비하면 너무나 간단한 일입니다.
주어진 보기 중에서 가장 적당하거나, 적당하지 않은 것을 고르는 일과 도저히 알 수 없는 문장이나 단어의 뜻을 '아는 척' 원고지에 써야 하는 일은 도저히 같을 수 없지요.
소위 명문대라 불리는 학교들의 제시문이 고등학생이 이해하기에 너무 어렵다는 사실에 동의합니다.
문제는 그렇다고 너무 쉽게도 낼 수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지요.
특히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든 형이상학적 주제를 가진 제시문들은 학생들에게 큰 어려움이지요.
전 그래서 학생들에게 배경지식을 갖고 있는 것이 좋다고 항상 이야기합니다.
갑자기 '옛날 논술'처럼 배경지식을 이야기하다니 좀 우습기도 하겠지만, 어차피 독해만으로 뜻을 100%이해하기에 제시문은 너무 어렵습니다.
전 배경지식만 달달 외우라는 것도 아니고, 빠듯한 고3 시간을 할애하여 고전을 읽으라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정교하게 짜여진 커리큘럼하에서만 가능한 일입니다만, 문제를 푸는 것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즉, 좀 더 일반적인 사실로부터 좀 더 전문적인 사실로 지식을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문제의 순서를 정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