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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일의 칼럼) 추경 반면교사 '日 잃어버린 10년'

2009.03.25

(이 주일의 칼럼) 추경 반면교사 '日 잃어버린 10년'

오춘호 기자2009.03.25읽기 6원문 보기
#추가경정예산(추경)#재정지출#국가부채#경기침체#구축효과#일본의 잃어버린 10년#양적완화#녹색뉴딜

유 병 규< 현대경제硏·경제연구본부장 >☞ 한국경제신문 3월26일자 A39면'슈퍼 추경'이라 불리는 총 28조9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이 그저께 확정됐다. 저소득층 생활 안정,고용 유지 및 취업 기회 확대,중소 · 수출기업 및 자영업자 지원,지역경제 활성화,미래 대비 투자 등이 정부가 정한 5대 자금 사용처다. 추경안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명심해야 할 일은 추경이 정부가 선심을 쓰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점이다. 엄연히 이는 국민들의 혈세를 더 거둬 정부가 관리하는 것일 뿐이다. 사상 최대 추경은 국가 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몫이다.

막대한 재정 지출 증가가 소모적인 빚잔치로 끝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세심한 사후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이번 추경이 성공적인 정책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이를 토대로 갈수록 심화되는 국내 경기 침체 양상이 진정되고 새로운 회복의 전기가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조성된 재정 자원을 적기에 신속하게 집행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번에 마련된 정부 · 여당안은 앞으로 국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우려되는 것은 여야간 추경 규모와 사용처에 확연한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다행히 서민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여야간의 공감대는 마련돼 있다.

정치권이 추경안에 대한 대타협을 이루는 시간이 빠르면 빠를수록 재정 지출 효과는 그만큼 확대될 것이다. 둘째 재정 자금이 국내 소비와 투자를 지속적으로 살려 나가는 '마중물' 역할을 제대로 하도록 정부 지출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우선 복지 전달 체계를 점검하고 보완하는 일이 시급하다. 저소득 빈곤층 등에 대한 생계 지원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누수 현상이 발생한다면 이는 오히려 경제 사회 안정에 화(禍)가 될 수 있다. 새롭게 시도되는 전통시장 쿠폰제가 재래시장에서 원활히 유통되도록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서민뿐만 아니라 중소 · 수출 기업들에 대한 금융 지원이 원래 취지대로 집행되는지도 수시로 확인해 보아야 한다. 많은 돈이 일시에 풀려나면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배당된 돈을 단지 어떻게든 쓰기 위해 억지 사업을 벌이는 일이다. 예산 실명제는 이를 방지하는 바람직한 제도이다. 다만 벌을 주기 위한 목적만이 아니라 인센티브를 주는 용도로도 활용해야 이 제도의 취지가 보다 더 살아날 수 있다. 셋째 정부재정 확대로 예상되는 '구축 효과'를 최대한 예방해야 한다. 정부안대로라면 이번에 추가적으로 발행될 적자 국채가 17조2000억원에 달한다.

막대한 시중 부동자금으로 국채 소화는 무난하다고 하나 일시적이라도 채권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시중 자금이 국채로 몰리면 기업 자금 사정은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다. 미국처럼 대규모는 아니라도 중앙은행이 국채나 회사채 등을 어느 정도 소화해 주어야 시중 자금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추경의 집행과 함께 산업 구조조정을 좀 더 적극적으로 병행해야 한다. 막대한 재정 지출에도 불구하고 장기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지속적으로 재정 지출을 늘렸으나 회생이 어려운 부실 금융기관과 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일본은 경기 회복의 계기를 잡지 못하고 국가 부채만 불어나게 됐다. 마지막으로 이번 슈퍼 추경이 보다 빛을 보기 위해서는 이의 기대 효과를 바탕으로 한 '중 · 장기 경제운용 전략'을 구상해 나가야 한다. 녹색 뉴딜,휴먼 뉴딜 등 이제까지 나온 수많은 경제 전략들을 모아 체계화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 실현 방안을 마련해야 추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 도약의 기회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 해설추경이 ‘만병통치약’ 아니다…기업 구조조정 등 선행돼야예산이란 국가의 1년간 수입과 지출에 대한 예정 계산서(豫定計算書)이다. 예산에는 본예산(本豫算)과 추가경정 예산(追加更正豫算)이 있다. 추가경정 예산은 정부가 한 해 살림살이인 예산을 짜고 나서 이미 성립된 예산에 변경을 가할 필요가 있을 때 편성하는 예산이다. 예산 부족은 원래 예비비로 충당하게 돼 있지만 부족액이 많을 경우에 정부는 추가 예산을 편성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 예산은 가을 정기국회에서 승인받을 수 없기 때문에 흔히 봄에 열리는 임시 국회에서 승인받는다. 정부는 최근 28조9000억원 규모의 올해 추가경정 예산을 확정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지출 확대 규모의 2배에 달하는 규모로 부족한 세수를 메우는 데 11조2000억원이 쓰이고,남은 17조7000억원이 일자리 창출과 민생 안정 분야에 집중 지원된다고 정부는 설명하고 있다. 물론 이 예산은 금명간 열릴 국회에서 확정을 받아야 한다. 유병규 본부장은 시론에서 이번에 정부가 확정한 사상 최대 추경은 경기 불황으로 인해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공감대에서 마련됐다는 점에서 납득이 간다고 말한다.

그러나 추경 예산은 재정 지출의 증가이며 이는 결국 국민들의 세금에서 나올 돈이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필자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재정 지출을 통한 시중 자금의 압박이다. 이번에 추가로 발행될 국채는 17조2000억원에 달한다. 시중에는 부동 자금이 많아 이 정도 규모의 국채를 소화할 수 있는 여력은 있지만 자금이 국채로 몰리게 되면 자연스레 기업자금 사정은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다. 그는 따라서 미국처럼 대규모는 아니더라도 중앙은행이 국채나 회사채를 소화해 주어야 시중자금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한 확실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일본이 막대한 재정 지출에도 불구하고 장기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구조조정의 지연 때문이라는 것.일본은 재정 지출을 늘렸지만 회생이 어려운 부실 금융기관과 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연기되면서 경기 회복의 계기를 잡지 못하고 국가 부채만 불어나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추경을 통해 경제 도약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정부는 적극적이고 구체화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원 o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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