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병 규 < 현대경제硏·경제연구본부장 >
☞ 한국경제신문 3월26일자 A39면 '슈퍼 추경'이라 불리는 총 28조9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이 그저께 확정됐다.
저소득층 생활 안정,고용 유지 및 취업 기회 확대,중소 · 수출기업 및 자영업자 지원,지역경제 활성화,미래 대비 투자 등이 정부가 정한 5대 자금 사용처다.
추경안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명심해야 할 일은 추경이 정부가 선심을 쓰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점이다.
엄연히 이는 국민들의 혈세를 더 거둬 정부가 관리하는 것일 뿐이다.
사상 최대 추경은 국가 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몫이다.
막대한 재정 지출 증가가 소모적인 빚잔치로 끝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세심한 사후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이번 추경이 성공적인 정책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이를 토대로 갈수록 심화되는 국내 경기 침체 양상이 진정되고 새로운 회복의 전기가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조성된 재정 자원을 적기에 신속하게 집행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번에 마련된 정부 · 여당안은 앞으로 국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우려되는 것은 여야간 추경 규모와 사용처에 확연한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다행히 서민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여야간의 공감대는 마련돼 있다.
정치권이 추경안에 대한 대타협을 이루는 시간이 빠르면 빠를수록 재정 지출 효과는 그만큼 확대될 것이다.
둘째 재정 자금이 국내 소비와 투자를 지속적으로 살려 나가는 '마중물' 역할을 제대로 하도록 정부 지출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우선 복지 전달 체계를 점검하고 보완하는 일이 시급하다.
저소득 빈곤층 등에 대한 생계 지원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누수 현상이 발생한다면 이는 오히려 경제 사회 안정에 화(禍)가 될 수 있다.
새롭게 시도되는 전통시장 쿠폰제가 재래시장에서 원활히 유통되도록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서민뿐만 아니라 중소 · 수출 기업들에 대한 금융 지원이 원래 취지대로 집행되는지도 수시로 확인해 보아야 한다.
많은 돈이 일시에 풀려나면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배당된 돈을 단지 어떻게든 쓰기 위해 억지 사업을 벌이는 일이다.
예산 실명제는 이를 방지하는 바람직한 제도이다.
다만 벌을 주기 위한 목적만이 아니라 인센티브를 주는 용도로도 활용해야 이 제도의 취지가 보다 더 살아날 수 있다.
셋째 정부재정 확대로 예상되는 '구축 효과'를 최대한 예방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