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한겨울에 코카콜라 선전이 TV에 나왔다.
무더운 날 시원함을 얻기 위해 마시는 콜라를 추운 겨울에 광고한 것이다.
그것도 북극곰이 등장하여 눈 덮힌 빙하 옆에서 시원하게 콜라를 들이켜는 모습은 낯설었다.
날씨가 겨울에도 반팔 티셔츠를 입을 만큼 바뀌기는 했지만,겨울에 그것도 북극곰이 선전하는 코카콜라 광고는 생소했다.
더 이상했던 것은 그런 광고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자신이었다.
광고란 것이 짧은 시간 동안 전개되고,자주 등장하다 보니 비판력이 무뎌진 것이다.
그런데 당연한 것에 대한 의심이 보이지 않는 전제와 결과를 찾게 만들기에 억지로 의심의 고삐를 당겼다.
콜라는 여름을 상징하는 음료이고 여름에는 당연히 매출이 많이 올라간다.
그러나 추운 겨울에는 매출이 급감한다고 한다.
회사는 겨울에도 매출을 올릴 자구책으로 광고를 이용한 것이다.
'더 추운 곳에 사는 북극곰도 콜라를 마십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겨울에 콜라를 즐기세요!' 광고가 전하는 메시지는 직접적이지 않았지만,이런 주문을 담고 있었다.
광고가 나간 이후 코카콜라 매출은 상승했다.
북극곰이 등장한 콜라 광고는 우리의 의식에 파고들어 교묘하게 겨울에도 콜라를 들이켜게 만든 것이다.
이것이 광고의 힘이라고 감탄하기 전에 광고가 파생한 결과에 우리는 은연 중에 당한 것이다.
자신의 선택이라고 주장해도 광고주의 의도를 교묘하게 천의무봉으로 꿰맨 광고에 깜박 넘어간 게 사실이다.
우리는 숨은 주장이나 파생될 결과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주 이 코너에서 "논리적이라 함은 앞뒤가 맞게 쓰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앞'이 주장의 전제에 해당한다면 '뒤'는 주장에 의해 파생되는 결과다.
논술에서 제시문이 전제와 주장만 담고 있는 경우가 있다.
서강대 논술 기출문제 중에 '세계시장에 가구를 수출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하고 쓰라'는 문제가 있었다.
이런 문제를 풀 때 주장이 낳을 파생적 결과를 적용해 보자.
제시문은 생산자의 처지에서 문제를 주고 있다.
그러나 생산품을 소비할 다음 단계를 생각해 보자.생산자가 물건을 만든 뒤에 나오는 것은 유통과 소비자의 소비활동이다.
그래서 남들이 생산자의 처지에만 머물러 있을 때,유통업자와 소비자의 처지를 글로 써보는 것이다.
문제에서 요구한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하라는 것도 어찌보면 생산자 처지뿐만 아니라,유통업자,소비자의 처지까지 고려하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