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우량 기업의 가장 뚜렷한 특성은 실행 지향성"
다시 읽는 명저

"초우량 기업의 가장 뚜렷한 특성은 실행 지향성"

양준영 기자2021.04.01읽기 6원문 보기
#톰 피터스#초우량 기업의 조건#실행 지향성#오일쇼크#합리주의 경영#기업가 정신#조직 문화#창의성

톰 피터스 《초우량 기업의 조건》

“세계는 혼란스럽고 모호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합리주의에만

의존하거나 숫자가 경영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는 생각은 잘못됐다.”

“보고서더미 속에 파묻히면 아이디어는 생명력을 잃고, 위원회와

프로젝트팀이 많아지면 서로 얽혀 창의성을 질식시키고 실행을 방해한다.”

톰 피터스

(1942~)

피터 드러커와 함께 현대 경영의 창시자로 불리는 경영학의 대가이다. “경영에서 전문성은 흔히 냉철한 합리주의와 동의어로 간주된다. 수치와 정량적 지표 등 합리주의적 접근 방법은 경영대학원이 가르치는 내용의 주를 이룬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초우량 기업의 탁월함을 설명할 수는 없다. ”미국의 저명한 경영학자인 톰 피터스가 로버트 워터맨과 함께 1982년 펴낸 《초우량 기업의 조건(In Search of Excellence)》은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당시만 해도 미국 주류 경영학과 일선 기업의 경영기법은 거대한 전략과 합리주의적 분석에 입각해 기업 활동을 계량화하는 데 매몰돼 있었다.

모든 것을 수치로 계산하고 이를 토대로 전략과 시스템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1970년대 발생한 두 번의 오일쇼크와 이에 따른 미국 경제의 불황, 그리고 일본 기업의 승승장구는 더 이상 분석적이고 계량적인 모델만으로는 경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근본적 회의를 불러일으켰다. 피터스는 “사람과 조직은 그리 합리적이지 않고, 우리가 존재하는 세계는 혼란스럽고 모호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며 “합리주의에만 의존하거나 숫자가 경영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는 생각은 잘못됐다”고 했다. 자율성 부여해 끝없이 시도하게 해야

피터스는 초우량 기업을 만드는 핵심은 전략, 조직구조, 시스템보다 사람, 문화, 자율성, 창의성, 공유가치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라고 강조했다. 경영의 본질은 하드(hard)한 것보다 소프트(soft)한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기존 경영이론에 반기를 든 이 책이 몰고 온 반향은 대단했다. 4년 만에 300만 부가 팔렸고, 경영전문지 포브스의 20년(1981~2000년)간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서’ 1위로 뽑히며 20세기를 대표하는 경영서 반열에 올랐다. 이 책은 1961년부터 1980년까지 높은 성장률과 수익률을 달성한 43개 미국 기업의 사례를 심층 분석해 경쟁력의 DNA를 도출한 내용을 담고 있다.

분석 기업 중 일부는 다른 기업에 인수되거나 쇠락의 길을 걸었지만 HP, IBM, 인텔, 맥도날드, 디즈니, 보잉, 3M 등 여전히 세계를 호령하는 기업이 다수 포함돼 있다. 피터스가 초우량 기업에서 찾아낸 여덟 가지 특징은 △실행 중시 △고객과의 밀착 △자율성과 기업가 정신 △사람을 통한 생산성 향상 △가치에 근거한 실천 △핵심사업에 집중 △단순한 조직과 작은 본사 지향 △엄격함과 온건함의 겸비다. 그는 말보다 행동을 앞세우는 ‘실행 지향성’이야말로 초우량 기업의 가장 뚜렷한 특성이라고 강조했다. 성공한 많은 기업이 “먼저 실행하고 뒤에 생각하라”를 경영의 핵심으로 삼고, 실험을 장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특성에 걸맞게 조직의 규모도 작고, 구조도 훨씬 단순하다고 설명했다. P&G의 한 장짜리 기획서가 대표적이다.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바로 행동에 옮기라는 게 핵심이다. 피터스는 “보고서더미 속에 파묻히면 아이디어는 생명력을 잃고, 위원회와 프로젝트팀이 많아지면 서로 얽혀 창의성을 질식시키고 실행을 방해한다”고 했다. 자율성과 기업가 정신도 초우량 기업과 일반 기업을 차별화하는 대목이다. 피터스는 다수의 대기업이 자신의 성장을 가능케 했던 혁신 능력을 점점 잃어가는 데 비해 초우량 기업은 대기업의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동시에 소규모 기업처럼 행동한다고 분석했다.

강한 의욕을 갖고 목표 달성을 위해 돌진하는 ‘챔피언’들을 다수 보유한 것도 초우량 기업의 강점이다. 구성원에게 충분한 자율성을 부여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고객 밀착하고 현장 목소리 들어라실패에 대한 관대함도 두드러진 특징이다. 피터스는 “‘안타’를 많이 치기 위해서는 ‘타석’에 오르는 횟수를 늘리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초우량 기업들은 미래 챔피언들에게 적극적으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경쟁사보다 더 많이 제공한다”고 했다. 개인에 대한 존중도 중요한 요소다. 생산성을 높이고 수익을 얻기를 원한다면 직원을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대우하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응석을 받아주라는 게 아니다. 초우량 기업은 직원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고 목적의식을 갖도록 유도한다. 직원들이 업무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한다. 많은 경영자들이 “사람을 중요시한다”고 하지만 강도와 조직 내 침투성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피터스는 지적했다. 피터스는 경영자가 ‘단순한 조직’과 ‘작은 본사’를 지향하라고 강조했다. 조직 구조가 복잡해지면 관료주의가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숫자와 보고서에 의존하지 말고 현장과 고객의 목소리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의 원칙적인 방향에는 엄격하지만, 개인의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터스가 제시한 초우량 기업의 특징은 금과옥조로 삼을 만한 내용이지만 현시점에서는 그리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30년 넘게 기업 경영에 영향력을 발휘한 것을 보면 여전히 불변의 원칙이며, 미래에도 유효한 경영 원칙임에 틀림없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초우량 기업은 평범한 기업이 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평범한 기업도 하고 있는 일을 탁월하게 하고 있을 뿐이다. ”양준영 한국경제신문 뉴스레터부장 tetrius@hankyung.com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50년 선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아름다운 은퇴
경제

'50년 선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아름다운 은퇴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50년간 이끈 동원산업을 창사 50주년을 맞아 은퇴하며 물러났다. 그는 1958년 자본금 1000만원과 직원 3명으로 시작해 참치 수출을 통해 1970년대 한국의 주요 외화벌이 산업을 주도했으며, 오일쇼크 같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세계 최대 수산회사로 성장시켰다. 바다에서 생사를 넘나들며 터득한 경영철학과 평생 문학·역사·철학 600권 읽기를 통해 기업가정신을 실천한 '21세기 장보고'로 불린다.

2019.04.27

"실패할수록 나만의 성공 방정식 생겨요"…"창업에는 해군보다 해적 정신이 필요해"
커버스토리

"실패할수록 나만의 성공 방정식 생겨요"…"창업에는 해군보다 해적 정신이 필요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고정관념을 깨고 실패를 통해 자신만의 성공 방정식을 만드는 창의적 인재가 필요하다. 한국 교육은 명문대 진학에만 집중해 학생의 적성을 무시하고 직업훈련학교의 비중이 낮아 '고비용·고용 불일치'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려면 토론식 교육, 학제 간 통합 학문, 인문학 노출 등으로 자유로운 상상력을 키워야 한다. 창업가는 규칙을 타파하는 '해적 정신'을 가져야 하며, 기술보다 인간에 투자하고 학력·나이·경력이 아닌 실제 역량을 평가하는 문화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2016.11.10

"먼저 움직여라…혁신은 생각 아닌 행동에서 나온다"
커버스토리

"먼저 움직여라…혁신은 생각 아닌 행동에서 나온다"

글로벌 인재포럼 2015에서 전문가들은 저성장 시대의 성장동력은 혁신이며, 이는 생각이 아닌 '행동'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중국 전문가 조지 입 교수는 중국이 기업가 정신과 빠른 실행력으로 베끼기에서 글로벌 공급망 참여를 거쳐 혁신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은 보수적인 '스모전략'보다 빠른 '유도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제너럴어셈블리의 제이크 슈워츠 CEO도 실제 행동과 경험을 통해 뭔가를 만들어내고 되돌아보는 것이 혁신을 이루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동의했다.

2015.11.05

자기인식·자기관리·경력개발을 잘 이해해야…기업은 자기개발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원해
금융 NCS 공부합시다

자기인식·자기관리·경력개발을 잘 이해해야…기업은 자기개발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원해

NCS 기초직업능력의 자기개발능력은 자신의 능력과 적성을 이해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스스로를 관리·개발하는 능력으로, 자아인식, 자기관리, 경력개발의 3가지 하위능력으로 구성된다. 자기관리 실천 단계에서는 경제, 시간, 건강 등을 고려해야 하며, 자기브랜드화를 위해서는 책임감, 열정, 친근감을 통해 차별성 있는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 기업들은 이러한 자기개발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선호한다.

2019.04.04

"대학은 나열식 활동보다 자기주도성을 높이 평가해요"
2019학년도 대입전략

"대학은 나열식 활동보다 자기주도성을 높이 평가해요"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은 활동의 양보다 학생의 자기주도성과 창의성, 그리고 활동을 통한 성장과 발전 정도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수상이나 봉사활동의 개수보다는 지원학과와의 연관성과 진정성이 중요하며, 교외활동은 학교장의 허가를 받은 후 자기소개서에 기재하는 것이 좋다.

2018.04.05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