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은 서구제국의 고수익 사업…중국 4000만명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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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편은 서구제국의 고수익 사업…중국 4000만명 중독

김동욱 기자2022.09.15읽기 5원문 보기
#아편전쟁#동인도회사#식민지배#무역적자#제국주의#밀수#중독#무역흑자

(60) 아편전쟁 게티이미지뱅크‘아편(opium)’은 메소포타미아가 원산지로, 중국에선 아랍어 ‘아프염(af-yum)’이나 ‘아푸용(a-fu-yong)’을 음역해 ‘아편’ 또는 ‘아부용’이라고 표기했다. 아편은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로 삼은 뒤 동인도회사를 매개로 주요 교역 품목이 됐다. 애초에 포르투갈인들이 인도 중부에서 생산되던 아편을 인도 고아를 통해 마카오로 운반해 팔았다. 영국은 이 같은 아편의 생산과 수출 시스템을 체계화하고 확대했다. 중국의 차와 비단, 도자기를 원했지만 중국 시장을 뚫을 힘이 없었던 영국 상인들은 아편을 무기로 중국 시장의 관문을 강제로 열었다.

영국이 중국에 아편을 판 방식은 노골적이면서도 교묘했다. 인도를 식민 지배하던 영국은 인도에서 대량으로 아편을 재배한 뒤 검은색 축구공만 한 크기로 만들어 ‘약’이라고 쓰인 나무 상자에 넣어 중국으로 밀수했다. 동인도회사가 아편을 볼링공 모양으로 만들어서 대량으로 공급한 것이다. 중국에서 아편은 약품으로만 유통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아편 수입량을 보면 1770년대 연평균 200상자였던 것이 1780년대엔 연평균 1000상자로 증가했다. 1800~1809년 3871상자이던 아편 거래가 1811년에는 5000상자를 넘었다.

이는 또다시 1820~1829년에 1만311상자로 늘었고, 1830~1839년에는 2만2941상자로 급증했다. 1838년 한 해에만 4만 상자 이상이 쏟아져 들어왔다. 19세기 첫 30년 만에 거래량이 여덟 배 늘어난 아편은 당시 세계에서 단일 상품으로는 최고의 교역 물품이었고, 영국이 중국으로 흘러들어갔던 은을 회수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중국의 은 보유액은 1793년 7000만 냥에서 1820년 1000만 냥으로 급감했다. 1814~1850년 사이에 청나라 전체 화폐 공급량의 11%인 1억5000만멕시코달러가 유출됐다는 분석도 있다.

대신 영국은 아편 거래에서만 매년 15%의 높은 수익을 올렸고, 1820년 이후에는 그 돈으로 중국 차를 사들였다. 영국은 1910년 대서양 방면에서 본 무역적자 1억2000만파운드의 상당 부분을 중국(1300만파운드)과 인도(6000만파운드)에서 거둔 흑자로 메울 수 있었다. 아편 수출액은 또 영국령 인도의 국민총생산 중 6분의 1을 차지했다. 1870~1914년 인도는 중국과의 교역에서 연평균 2000만파운드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그중 1870년만 보더라도 아편 무역으로 발생한 흑자는 최소 1300만파운드에 달했다. 고수익 사업인 아편 거래에는 영국뿐 아니라 서구 제국주의 세력이 총출동하다시피 했다.

미국과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 스웨덴, 덴마크, 그리스가 아편 무역에 발을 걸쳤다. 특히 미국 무역회사들의 활동이 활발해 아시아 아편 시장의 3분의 1은 미국이 차지했다는 분석도 있다. 제국주의 세력의 적극적인 아편 판매로 중국은 최고위 엘리트층부터 사회 하층까지 아편의 피해자가 됐다. 1800년대 이전에는 3억 명 인구 중 아편 중독자가 10만 명 수준으로 견딜 만했다. 하지만 1818년, 싸고도 효과가 강력한 파트나 아편이 개발되면서 1839년엔 1000만 명의 중독자가 사용할 양의 아편이 중국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19세기 초반에는 청나라 조정 대신들까지 어전회의 도중에 아편을 몰래 피우는 일도 벌어졌다.

심지어 황제인 도광제조차 세 아들을 아편 중독으로 잃었다. 20세기 초 중국의 아편 중독자 수는 4000만 명 수준으로 늘었다. 아편의 폐해가 중국에만 마수를 미쳤던 것은 아니다. 산업 혁명기 아편은 영국 제약회사에서도 없어선 안 되는 약재였다. 새로 개발된 특허약품에는 예외 없이 소량의 아편이 들어갈 정도로 널리 쓰였다. 아편은 육체노동자들을 고통과 생활고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한 환각제로 사용됐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이 퇴근 후에 유아들로부터 휴식시간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아기들에게 아편이 들어간 진정 시럽을 먹이는 일도 흔했다.

그로 인해 유아사망률이 높아지자 19세기 영국 여성위생협회는 <유아대학살Massacre of innocents>이란 소책자를 발간해 그 같은 관행에 항의하기도 했다. NIE 포인트

김동욱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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