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이 지구의 생명을 지배한다
이 드넓은 우주에서 오직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과학자들에게도 너무 삭막한 일인 것 같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다른 행성에 외계인이 살고 있을 가능성을 점치기 위한 확률 계산을 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이 확률 계산에서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제반 조건들을 갖추고 있는 행성에는 아마도 외계 생명체가 살고 있을 것이라고 가정한 것이다.
'인간은 자신과 다른 존재는 결코 상상할 수 없다'라는 말처럼 '외계인'을 단순히 외계에 살고 있는 '인간'으로 생각하는 오류를 저지른 셈이다.
모든 생명체가 인간과 동일한 조건에서만 생존하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는 외계 행성이 아니라 지구에서 살아가고 있는 많은 생명체들의 삶의 방식조차도 우리 인간에게는 무척이나 낯설고 기이하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여러 생명의 경이로운 다양성과 이질성에 대하여 사람들은 점차 눈을 떠가고 있는데,그 '개안(開眼)'의 과정에 큰 역할을 하는 책이 오늘 소개하는 '극단의 생명;The Outer Reaches of Life'이다.
이 책은 생명은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으며 그 다양성의 극한에 서 있는 존재는 바로 미생물들이라는 사실,그리고 미생물에 대한 이해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다양한 예시를 통해서 밝히고 있다.
'극단의 생명'을 저술한 존 포스트게이트(John Postgate)는 영국 왕립학회 회원이자 서섹스 대학교 미생물학 명예교수로서 미생물학 분야의 권위자다.
포스트게이트 교수는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화학과 화학미생물학 학위를 받은 이후,영국 국립연구소와 서섹스 대학교에서 많은 연구를 줄곧 수행해 오고 있는데 학술 서적만이 아닌 대중 과학서적 편찬에도 적극적이다.
'극단의 생명' 이전에는 '미생물과 인간;Microbes and Man'이라는 책을 통해 세균,바이러스,원생동물 등으로 이루어진 미생물의 세계를 소개하고 미생물이 우리들의 삶과 사회,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력을 알림으로써 큰 대중적 인기를 모았다.
비록 고인이 된 아이작 아시모프만큼 활발한 대중적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포스트게이트 역시 과학에 대한 이해가 비단 과학자만이 아닌 일반 사람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원문 읽기 여기에서는 내가 말한 과학적 이해가 과학적 지식이 아니라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과학은 이미 매우 거대하게 성장하여 종이와 디스크에 저장된 그 방대한 지식의 비교적 작은 부분이라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뛰어난 과학자들 중 많은 이들이 비상한 기억력을 지닌 것은 사실이나 과학자가 만물박사가 되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자신들의 좁은 전공 분야에만 정통해 있으며 다른 분야는 고사하고 자신의 분야에 속하는 다른 영역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과학적 이해란 이와 다르다.
과학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과학에 관해 읽거나 듣는 모든 이들이 그 세부사항을 잊은 후에도 새로운 통찰력을 통해 미처 눈여겨보지 못했던 사물들 간의 관계를 인식하여 새로운 사고와 논리의 패턴을 갖게 됨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