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대량해고 무효 판결
2009년 쌍용자동차 대량해고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민사2부는 7일 쌍용차 해고노동자 153명이 쌍용차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었다거나 해고 회피 노력을 충분히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 2월8일 연합뉴스
5년여간 계속된 쌍용차 사태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2라운드를 지났다. 1라운드에선 사측이 승소했지만 2라운드에선 법원이 해고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사측이 상고 계획을 밝히고 있어 노동자들의 해고가 정당했는지에 대한 최종 판단은 대법원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쌍용차 사태의 시작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판매 부진과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8년 하반기부터 현금 보유액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던 쌍용차는 이듬해 1월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다. 이어 3개월 뒤 회사는 한 회계법인에 의뢰한 경영진단에 따라 전체 인력의 37%에 달하는 2646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노조에 통보했다. 이에 반발한 노조는 2009년 6월 총파업에 돌입하고, 이후 77일간 평택 공장을 점거한 노조와 이들을 진압하려는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로 노사 모두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여러 차례 노사 협상 끝에 희망퇴직자들이 속속 회사를 떠났고 165명이 최종 정리해고됐다. 이들 가운데 153명은 쌍용차가 인도의 자동차업체 마힌드라로 넘어간 2010년 11월 서울남부지법에 해고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다.
1년여가 지난 2012년 1월 법원은 “유동성 부족 사태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 회생절차를 밟게 된 만큼 해고를 단행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사측의 손을 들어줬었다. 노조는 이에 불복, 서울고법에 항소하는 한편으로 거리로 나와 덕수궁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차리고 장기 농성에 돌입했다. 이어 이번에 서울고법이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측 승소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런 와중에 쌍용차는 2013년 3월 노사 합의에 따라 무급 휴직자 455명 전원을 복직시켰다. 또 해고무효소송과는 별개로 지난해 11월 법원은 평택 공장을 점거하고 파업을 벌인 노조원들에게 46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고 이 역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정리해고 불가피했나’가 쟁점
정리해고란 경영이 악화된 기업이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을 할 때 종업원을 해고할 수 있는 합법적인 제도다. 하지만 기업들이 아무 때나 정리해고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근로기준법은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고 △회사 측이 해고 회피 노력을 해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대상자를 선별하고 △노조 등에 해고 50일 전까지 통보 후 성실 협의 등 4가지 요건에 해당해야만 정리해고를 단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1심과 2심에서 정반대의 판결이 나온 것은 당시 쌍용차가 경영상 긴박할 정도로 정리해고가 필요했느냐에 대해 법원이 달리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리해고를 단행할 수 있는 요건은 근로기준법 제 24조에 명시돼 있다. 1심에선 ‘정리해고 요건을 갖췄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본 반면 2심에서는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서도 1심은 판단 자체를 하지 않았지만 2심에선 일정 노력을 한 것은 인정되지만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봤다.
신차종 계획 회계 반영도 논란
또 다른 쟁점은 회계장부의 조작 여부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2012년 2월 회사 측과 외부감사를 맡은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회사 측과 회계법인이 설비 공장 등 유형자산의 장부가격을 낮추고 손실 규모를 부풀려 이를 2009년 정리해고에 활용했다는 것이다.
핵심은 신차종 계획이 과연 쌍용차를 회생시킬 수 있었는지로 해고 노동자들은 신차종이 투입되면 회사 경영이 호전될 수 있으므로 이를 회계에 반영했다면 정리해고 사유가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