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나 부동산을 화폐라고 말할수 없는 이유는?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Fyodor Dostoyevsky)는 평생 돈 문제에 시달렸다고 한다.
빈민구제병원 의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낭비벽이 심해 부모의 유산을 일찌감치 탕진하였으며 형이 죽자 형의 빚까지 떠안게 되었다.
도박중독으로 인해 빚은 갈수록 늘어났고,도스토예프스키는 원고료를 받기 위해서라도 소설을 쓸 수밖에 없었다.
궁핍한 생활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그의 작품을 읽어보면 유난히 돈에 대한 언급이 많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처녀작 「가난한 사람들」은 빈민가에서의 슬픈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죄와 벌」에서 가난한 대학생 라스콜리니코프가 고리대금업자 노파를 살해한 제1동기는 바로 돈이다.
그의 마지막 장편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는 핵심소재인 3000루블에 대한 언급이 소설 전체를 통틀어 191번이나 나오며,그 외에 돈의 액수가 언급된 것은 300번 정도라고 한다.
시베리아에서의 옥중생활 체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죽음의 집의 기록」에서 도스토예프스키는 "돈은 주조된 자유"라고 말했다.
이는 돈이 육체적 · 심리적 자유를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돈의 속박에서 일생을 보냈던 그에게 돈은 자유를 상징하는 단어였을 것이다.
돈,즉 화폐(money)란 무엇일까?
간단한 질문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화폐이론의 세계적 석학들조차도 아직까지 '화폐는 이것이다'라고 명확하게 정의하고 있지는 못하다.
다만 화폐의 정의에 관해 각기 다른 견해를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중 하나인 힉스(John R.Hicks)는 "화폐는 화폐가 하는 일 그 자체이다(Money is what money does)"라는 말로 화폐를 정의하는 것의 어려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화폐의 정의에 대한 통일된 정설은 없지만 일상적인 대화에서 사용되는 돈이란 용어와 경제학자들이 생각하는 개념 사이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사람들이 "빌 게이츠(Bill Gates)는 돈이 많다"라고 할 때 돈이 많다는 것은 그가 현금뿐 아니라 주식,채권,부동산,자동차 등 여러 가지를 함께 지니고 있다는 것과 동의어로 쓰인다.
여기서의 돈은 재산(wealth)을 가리키며 화폐의 정의로서는 너무 광범위하다.
그리고 "변호사와 의사는 돈을 많이 번다"와 같은 문장에서 돈은 소득(income)을 가리킨다.
소득은 일정 기간 동안 벌어들인 수입을 의미하는 유량(flow) 개념이지만 경제학에서의 화폐는 어떤 특정시점에서 측정되는 저량(stock) 개념이다.
경제학에서의 화폐는 재산,소득과는 구별이 되는 용어다.
경제학자들은 보통 화폐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고 본다.
첫째,화폐는 교환의 매개수단(medium of exchange)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한다.
화폐가 없던 원시사회에서 교환은 상품과 상품을 맞바꾸는 물물교환(barter) 형태로 이뤄졌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