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계 각국 정부의 화두이자, 최근 몇 년 동안 이슈가 된 경제용어 중 하나가 아마 ‘리쇼어링(reshoring)’이란 단어일 듯싶다. 리쇼어링이란 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 기업을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완화 등을 통해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기업의 본국 회귀 정책’을 말한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리쇼어링을 통해 기업을 자국에 유치함으로써 미국 내에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을 대표적인 정책 의제로 추진해왔다.
④ 미얀마의 한국 기업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을 배경으로 제조업 공급망 안정이 산업계의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면서 한국 정부도 제조업의 본국 회귀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리쇼어링을 독려하고 있다.
반면에 신흥국에서는 적극적으로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기업에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을 유치하면 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국부 기여는 물론이고, 무엇보다 자국민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미얀마 투자국 5위인 대한민국
미얀마 정부 역시 개방정책 전환 이후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외국 기업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2012년에는 외국인 투자법을 개정해 외국인 투자 기업에는 △5년간 소득세 면제 △토지 임대기간 최소 50년 보장 △기업 과실의 본국 송금을 보장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 투자 관련 총괄 부서를 설치해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외국 기업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한국 기업인들은 본격적인 개방 이전부터 시장 선점을 위해 미얀마에 투자해왔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對)미얀마 경제 제재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한국 기업인들은 기업활동을 유지해왔고, 이런 결과로 현재 대한민국은 미얀마의 국가별 투자 순위에서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얀마에서 대규모로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을 비롯해 효성, 한화, 포스코 등 대한민국 대기업들이 미얀마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세계물산, 한세실업, 세아 등 중견기업들도 미얀마에서 기업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태평양물산은 현지에서 75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면서 코로나19 사태에도 의료용 방호복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수많은 한국 중소기업이 의류와 봉제산업에서 생산 활동을 하고 있다.
제조업 외에 한국 서비스 기업들도 미얀마에 다수 진출해 있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가장 번화한 쇼핑몰인 정션시티(Junction City)에선 우리에게 익숙한 롯데리아, CGV, 본촌 등 한국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영업하고 있다.
사회주의 관행 지속 등 어려움 겪지만…
외국에서 기업을 영위하는 대한민국 기업인들은 거의 대부분 고군분투하면서 사업을 한다. 미얀마의 한국 기업인들도 마찬가지다. 표면적으로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정부의 거시적인 우대 정책이 있지만, 실제로 경영을 하다 보면 여러 어려움에 봉착한다. 제조업체는 미얀마의 난제인 전기 부족으로 인한 예고 없는 정전으로 공장 운영에 차질을 빚고 세부적인 법과 제도의 미정비, 남아 있는 사회주의 관행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2018년처럼 최저임금이 33% 오르고 부동산 가격이 급속히 상승하는 가운데 임대료가 급증하는 상황은 수천명을 고용해 봉제공장을 운영하는 한국 기업에 적잖은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다시 앞에서 언급한 리쇼어링의 주제로 되돌아가 보자. 한국경제신문 6월 6일자 1면에는 한국의 어느 지방자치단체와 ‘유턴 기업 지원 양해각서(MOU)’를 맺은 한 리쇼어링 기업인의 탄식을 소개하고 있다. 지자체와의 양해각서를 믿고 국내로 왔지만 실제로는 ‘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해라’, ‘기한이 지나 보조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상황에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된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국내로의 리쇼어링에는 실제로 리턴한 기업이 직면하는 이런 현실적인 문제 외에 여러 제도적 복합 문제가 존재한다. 한국 정부가 보조금을 준다고 동남아시아로 나간 기업들이 인건비가 10배나 되는데 해고는 불가능하고, 법인세까지 높은 대한민국으로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