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욱 더플랜잇 식물성 대체 식품 연구원
“대체 식품을 만드는 것은 인류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하고, 환경을 이롭게 하는 일이죠. 미래에 꼭 필요한 직업 아닐까요.”
기후위기, 동물복지, 환경보호 등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건(채식주의)이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비건 문화의 확산과 함께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한 대체식품 시장이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 규모는 2016년 42억1860만 달러에서 2020년 60억710만 달러로 42.4% 커졌다. 2025년엔 110억33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주목받는 직업군도 나타났다. 바로 식물성 대체 식품 연구원이다. 식물성 원료를 활용·배합해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하고 맛과 영양을 보존해 주는 식물성 식품을 개발하는 직업이다. 인간의 건강, 그리고 환경 보호를 위해 세상에 없던 식물성 대체 식품을 개발하는 김하욱 더플랜잇 제품개발팀장(37)을 만나 봤다. ▶최근 대체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어요. 식물성 대체 식품이 무엇인지부터 설명해 주세요.
“대체 식품은 식물이나 곤충, 배양육, 미생물 단백질 등을 이용해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하는 식품을 말합니다. 더플랜잇에서는 귀리, 쌀, 콩 등 식물성 원료로 동물성 제품의 형태와 맛을 구현한 우유, 닭가슴살, 쿠키, 조미료 등을 개발, 유통하고 있습니다.”
▶대체 식품이 왜 필요한 건가요.
“선진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에서 과잉 영양으로 비만과 당뇨, 고혈압 등 대사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반면 개발도상국에서는 아직도 영양 부족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으로 육류 위주의 식습관과 육류 과잉 생산을 꼽습니다. 육류 과잉 생산은 공장식 축산의 문제도 있고, 온실가스 배출, 토양 오염 등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죠. 그래서 많은 나라에서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하기 위한 식품을 개발하고 있어요. 저희는 식물성 대체 식품을 개발해 인간의 건강과 지구 환경을 이롭게 하는 데 일조하려고 합니다.”
나라마다 다른 식품 관련 법규... 관련 법 숙지 필수
▶일반 식품을 만드는 것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식품을 생산할 때는 그 나라의 식품 안전 법규를 지켜야 하는데요. 대체 식품도 마찬가지로 각 나라의 식품위생법 등을 기준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나라마다 기준이 달라 우리나라는 가능하지만 미국, 일본에서는 하지 못하는 것도 있죠. 사용하는 원료의 기능이 검증됐다고 하더라도 나라에 따라 사용 가능한 범위가 다릅니다. 그래서 대체 식품 연구원은 각국의 법을 잘 알고 이해해야 합니다.” ▶규제로 인해 미국에서는 사용 가능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사용하지 못하는 원료가 있다는 거네요.
“맞습니다. 제가 막 입사했을 때만 해도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연구원들은 일본어를 할 줄 알아야 했는데, 몇 해 전부턴 영어가 더 중요해졌죠.”
▶식품 제조 관련 법 이외에 또 어떤 것을 알아야 하나요.
“가장 중요한 것은 식품의 특성이죠. 정확히 말하면 원료의 특성입니다. 예를 들어 우유는 소젖에서 짠 우유를 멸균작업을 거쳐 생산하는데, 식물성 우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우유가 가진 특성을 파악해야 합니다. 지방, 단백질, 유당 등 어떤 원료가 들어가 있고, 어떤 비율로 배합돼 있는지를 알아야죠. 그래서 유기화학부터 식품화학, 생화학, 생리학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해야 합니다.”
▶대체 식품을 개발하는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회사마다 고유한 개발 프로세스가 있는데요. 더플랜잇은 독자 개발 시스템인 PAMS(Plant-based Alternatives Making System)를 통해 식물성 원료 파악 및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NPD(New Product Strategy Development)라고 하는 개발 과정을 기반으로 마케팅, 영업, 연구·개발 담당자가 모두 모여 아이디어를 모색하고 제품 스케치를 합니다. 저희 연구팀에서는 스케치한 제품을 구현하는 역할을 하죠. 기본적으로 제품의 유형 및 원재료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식품위생법, 식품 공전, 식품 첨가물 공전 등에 나오는 법규사항을 확인하고 개발하고자 하는 제품의 규격을 가상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이 규격은 개발 제품의 보관·섭취·제조·유통·패키지·가격·판매·마케팅 방법 등을 고려해 설정하게 되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