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경력... 김현아 KBS1 라디오 작가
캐나다 출신 발명가 레지널드 페센든은 1906년 크리스마스 전날 밤, 자신이 개발한 발전기와 마이크를 이용해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부른 노래를 대서양으로 무선 송출했다. 대서양에 떠 있는 선박의 무선 전신원들은 이어폰으로 흘러나오는 사람의 목소리와 음악을 듣고 무척 놀랐다고 한다. 라디오의 시초다. 이후 라디오는 인류의 삶 곳곳에 스며들었다.
TV가 나오고, 인터넷이 나왔지만 나지막하게 흘러나와 우리 귀를 간지럽히는 라디오 소리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누군가는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 것이다. 라디오 프로그램을 만들 때 없어선 안 되는 직업, 라디오 작가를 강홍민 기자의 직업의 세계에서 만나봤다. 단 몇 마디의 오프닝 멘트로 청취자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김현아 라디오 작가(50)다. ▶라디오라는 매체는 세월이 지나도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라디오 작가의 역할을 궁금해 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가요.
“라디오 작가는 출연자를 섭외하고 대본을 쓰는 일을 해요. 프로그램 시간과 콘셉트에 따라 기획을 하고, 대본을 작성하고, 패널을 섭외해요. 보통 메인 작가가 오프닝부터 코너 운영까지 업무 분장을 하죠.”
▶한 프로그램에는 몇 명의 작가가 필요한가요.
“메인 작가 혼자서 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2~3명이 하는 프로그램도 있어요. 3명이 있으면 메인-서브-막내 작가로 구성되죠. 메인 작가가 모두 다 관여하기도 하고, 후배 작가들에게 코너를 나눠 맡기기도 해요. 프로그램마다 다 다른 게 라디오 작가의 세계죠.(웃음)”
▶작가 교육은 도제식으로 이뤄지겠네요. 특히 생방송이 많으니 규율도 강할 것 같은데요.
“예전에는 그랬죠. 물론 개인 또는 팀에 따라 지금도 그런 곳이 있고요. 서브나 막내 작가들은 어떤 아이템을 구상하는지 메인 작가에게 승인을 받아야 해요. 선배를 설득하는 과정이죠. 그 코너에 어떤 출연자를 섭외할지, 어떻게 구성할지가 중요해요. 일을 잘하는 작가들이야 믿고 맡기는데, 그게 안 되면 옆에 끼고 가르쳐야죠.(웃음)”
▶작가의 직급은 어떻게 구분되나요.
“일반적으로 메인, 서브, 막내 작가로 구분됩니다. 막내 작가로 시작해 서브, 메인으로 올라가죠. 프로그램마다 다른데 같은 한 시간짜리 프로그램에도 작가가 한 명 있을 수도 있고, 메인과 서브 작가 두 명이 있을 수도 있어요. 일반 회사처럼 몇 년 일하면 승진이 되는 건 아니고 일을 잘하면 막내에서 바로 서브로 올라갈 수도 있어요.” ▶작가가 많은 곳과 적은 곳의 차이는 뭔가요.
“급여의 차이겠죠.(웃음) 프로그램 제작 예산은 늘 정해져 있잖아요. 작가에게 주어질 예산은 정해져 있는데, 그걸 어떻게 적용할지는 PD의 역할이죠. 혼자서 하면 일은 많겠지만 아무래도 페이는 조금 높을테고, 인원이 많으면 그 반대겠죠.”
1996년 TV 시사 프로그램 작가로 입문... 2002년 라디오 작가로 전향
▶라디오에선 진행자의 오프닝 멘트를 빼놓을 수 없잖아요. 단 몇 줄로 청취자들의 귀를 사로잡아야 하는데 매일 새로운 멘트를 써야 하는 부담이 클 것 같아요.
“매일 오프닝 멘트 소재를 찾아야 해요. 날씨 얘기나 유명인의 얘기도 매일 쓸 순 없어서 어떤 소재를 찾을까 늘 고민이죠. 저는 다음날 오프닝을 정해 놓지 않으면 스트레스 때문에 잠을 못자는 성격이라 평소에 책에서 본 좋은 글귀는 그때그때 다이어리에 옮겨놓는 편이에요.”
▶오프닝 멘트가 잘 된 날에는 청취자들의 반응도 다른가요.
“가끔 ‘오프닝 너무 좋아요’라고 문자가 올 때도 있어요. 꼭 오프닝이 아니더라도 ‘이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상식을 배워요’라는 청취자 문자가 힘이 되곤 하죠. 요즘 시사 프로그램은 오프닝이 없어지는 추세예요. 기자나 전문가가 진행을 맡기 때문에 본인이 쓰든지 아니면 그 날의 코너를 요약해 소개하는 식으로 바뀌고 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