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의료 경험하러 온 아랍인들의 친구, 의료통역사 이진주
“어린 시절부터 외국어를 사용하면서 일하는 어른들이 멋있어 보였어요. 막연하게나마 나중에 커서 외국어를 사용하는 직업을 가져야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어느새 의료통역사로 일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죠.(웃음)”
외국인 환자 유치를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 하이메디의 이진주 의료통역사(30)는 고교 시절 사촌언니의 추천으로 아랍어를 전공으로 택했다. 이후 정이 많은 아랍권의 문화에 푹 빠져 아랍 지역 환자들의 국내 방문을 돕는 의료통역사라는 직업까지 갖게 됐다. 아랍인들의 깊은 눈망울을 닮은 이 씨를 만나 의료통역사의 세계에 대해 들어봤다. -의료통역사는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가. “진료실에서 의사와 환자 사이의 의료적 소통을 도와주는 일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장에서는 훨씬 더 다양한 일을 한다. 외국인 환자가 병원에 도착해서부터 진료를 마치고 나갈 때까지 함께 하는 직업이다. 물론 단순히 통역만 하는 의료통역사도 있지만, 대개는 문진표 작성부터 수납, 검사 동의서 작성, 진료실 통역, 검사, 입·퇴원 수속 등 병원에서 환자들이 해야 할 일 전반을 맡아서 하고 있다. 낯선 타국의 병원에 온 외국인들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할 수 있다.”
-하이메디에선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하나. “하이메디는 외국인 환자들이 한국의 의료 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업이다. 현재 중동, 몽골, 러시아 등의 환자를 유치하는데 중동 환자들을 대상으로 의료 통역 서비스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의료 통역뿐만 아니라 원격진료 서비스 통역에도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한국에 오지 못하는 중동 환자들이 비대면 화상 플랫폼을 통해 1차 진료를 볼 수 있도록 안내해 주고 있다.”
아랍인들 위한 유튜브 채널 개설, 7개월 만에 구독자 10만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뒤로 외국인 환자가 급격히 줄었다. 회사에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줘 시작하게 됐다. 채널명이 ‘hikuri’다. 구독자 99%가 중동 분들이다. 2020년 7월에 개설해 7개월 만에 구독자가 10만명이 됐다. 현재는 15만명을 넘었다.” -유튜브에는 어떤 영상을 올리나. “처음엔 중동 음식이나 음악, 뮤직비디오를 본 한국 사람들의 반응을 담았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그러다 한 에피소드가 100만 뷰를 찍으면서 급성장하게 됐다. 지금도 일주일에 두 번씩 업로드하면서 운영 중이다.”
-채널을 운영하다 보면 기억에 남는 댓글도 있을 것 같다. “사우디아라비아, 모로코, 이집트 등 아랍권 나라에서 구독을 많이 하는데, ‘아랍을 좋아해 줘서 고마워’, ‘한국 문화를 알고 싶었는데 알려줘서 고마워’, ‘한국에 가 보고 싶어’ 등의 댓글을 보면 뿌듯하다.”
-의료통역사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2017년 하이메디에 입사했다. 당시 맡은 업무는 중동에서 온 환자들에게 컨시어지(concierge) 서비스를 제공하고 통역을 하는 일이었다. 일하다 보니 의료 통역에도 관심이 생겼다. 지금은 경력을 쌓아 아랍어 의료 통역사로 일하고 있다.” -의료통역사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2015년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의료통역사 예비 양성 과정에 참여했다. 또 2019년 아랍어 의료 통역 전문가 과정을 이수했다. 현재는 예비 과정은 진행하지 않고 아랍어 의료 통역 전문가 과정만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면접 후 합격자에 한해 과정을 들을 수 있고, 언어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병원 시스템, 의료 법률, 문화, 진료과별 의학 상식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전반적인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매주 토요일 8시간씩 6개월간 출석해야 하고, 영어 의료 용어 시험, 아랍어 필기 및 회화 시험을 통과해야 수료할 수 있다.”
-아랍어를 전공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린 시절부터 외국어를 사용하면서 일하는 어른들이 멋있어 보였다. 막연하게나마 나중에 커서 외국어를 사용하는 직업을 가져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처음엔 일본에 살던 사촌 언니를 따라 일본어를 전공하려고 했는데, 당시 한창 중동이 오일 머니로 뉴스에 많이 나오던 시절이었다. 희소성이 있는 언어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사촌 언니의 추천에 따라 아랍어를 전공으로 선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