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묶자"는 매파 vs "돈을 풀자"는 비둘기파…중앙은행, 잦은 정책 변화로 신뢰성에 의문 생겨
테샛 공부합시다

"돈을 묶자"는 매파 vs "돈을 풀자"는 비둘기파…중앙은행, 잦은 정책 변화로 신뢰성에 의문 생겨

정영동 기자2019.10.03읽기 4원문 보기
#매파와 비둘기파#기준금리#양적완화#스태그플레이션#테일러 준칙#연방준비제도(Fed)#통화정책#인플레이션

테샛 경제학 (46) 매파와 비둘기파

지난달 18일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연 1.75~2.00%로 0.25%포인트 내렸다. 올해 두 번째 인하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하강하면 더 폭넓고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상황에 따라 언제든 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는 “경기가 하강하고 있다거나 그렇게 예상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미국 중앙은행장은 에둘러 표현하는 관행이 있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직후 미국의 주식시장인 다우지수는 올랐다. 시장 참가자들은 경제가 하강하면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의견에 방점을 두었다.매파와 비둘기파 통화정책의 역사

폴 볼커 실제로 미국 중앙은행장들은 매파와 비둘기파 성향에 따라 상반된 정책을 선보인다. 폴 볼커, 앨런 그린스펀, 벤 버냉키 등 유명한 미국 중앙은행장들이 그랬다. 폴 볼커는 1970년 대 석유파동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자 만성적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20%까지 올리기도 했다.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리고 통화량을 줄이자는 ‘매파’적 입장인 그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고금리로 실업률이 높아지는 부작용이 생겼지만, 시장 참가자들이 Fed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를 갖게 하여 물가를 안정시켰다.

이로 인해 1980년대 이후 미국이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1980년대 후반 취임한 앨런 그린스펀은 경기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며 경제 호황을 이끌자 ‘마에스트로’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린스펀을 이은 벤 버냉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헬리콥터로 공중에서 돈을 뿌려서라도 경기를 부양하겠다”며 금리를 내리고 통화량을 늘리는 ‘비둘기파’적인 통화정책인 ‘양적완화’를 시행했다. 통화정책의 한계점하지만 매파와 비둘기파의 성향에 따라 통화정책의 방향성이 달라지자,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의문을 제기하는 비판도 나온다.

세계의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만으로 경기를 조절할 수 없다는 한계론도 강하게 나온다.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일본, 유럽의 통화당국자들은 기준금리를 0%대까지 낮추고 양적완화를 시행하며 경기가 침체되는 것을 막았지만 성장률이 정체되면서 불확실성은 더 높아졌다. 위기 이후 경제주체들의 부정적 심리, 일부 국가의 재정적자로 인한 경제위기 등 통화정책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각종 요인으로 인해 통화정책의 한계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경제 주체들에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고, 시장이 예측 가능할 수 있도록 ‘테일러 준칙’과 같은 준칙에 입각한 통화정책 운용을 법으로 명시하자는 의견도 있다. 금융시장에서 신뢰는 중요한 요소다. 그렇기에 통화정책에서 일관된 시그널(signal)이 중요하다. 최근 무분별한 금리인하로 통화정책의 신뢰성이 과거와 달리 상대적으로 떨어진 요즘 이런 논쟁은 살펴볼 만한 주제다.

앨런 그린스펀 ●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기준금리 수준이 이미 너무 낮아서 금리 인하를 통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때 중앙은행이 다양한 자산을 사들여 시중에 통화 공급을 늘리는 정책이다.● 테일러 준칙[Taylor’s Rule]테일러 준칙이란 실제 인플레이션율과 실제 경제성장률이 각각 인플레이션 목표치와 잠재성장률을 벗어날 경우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변경한다는 이론으로, 특정 국가의 적정 금리 수준을 파악하는 방법 중 하나다. 이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실제 인플레이션율이 인플레이션 목표치보다 높으면 금리를 올리고 반대의 경우 금리를 내린다. 또한 실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높으면 금리를 올리고 반대의 경우 금리를 내린다.

정영동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 jyd541@hankyung.com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파티가 무르익을 때 펀치볼을 치우는 것"
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파티가 무르익을 때 펀치볼을 치우는 것"

세계 곳곳에서 고물가와 선거철을 맞아 정부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하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핵심 역할은 경기 과열 시 금리를 올려 물가를 관리하는 것인데, 정부의 압박으로 독립성이 훼손되면 인플레이션이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튀르키예가 중앙은행 독립성을 무시하고 금리를 인하한 결과 물가상승률이 85%까지 치솟은 사례처럼, 중앙은행의 독립성 유지는 물가 안정을 위해 필수적이다.

2024.06.27

세계 경제 '들었다 놨다'…미국 Fed는 어떤 곳?
경제야 놀자

세계 경제 '들었다 놨다'…미국 Fed는 어떤 곳?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907년 금융 위기 이후 1913년 설립되어 세계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기구로, 의장은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린다. 폴 볼커의 인플레이션 억제, 그린스펀의 위기 관리 등 역대 의장들은 통화정책으로 경제를 주도했지만, 에클스의 1937년 실수와 그린스펀의 저금리 정책으로 인한 서브프라임 위기처럼 잘못된 정책이 경제 재앙을 초래하기도 했다. Fed의 빈번한 금리 조정이 경기 변동성을 키운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2026.05.07

인사청문회 'A학점' 옐런…양적완화 연기 우려 시각도
Global Issue

인사청문회 'A학점' 옐런…양적완화 연기 우려 시각도

재닛 옐런 차기 Fed 의장 내정자는 인준 청문회에서 현재 미국 주가가 거품이 아니라며 양적완화 정책을 당분간 유지할 것을 시사했고, 시장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일본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1%대로 급락하면서 엔저에도 불구하고 신흥국 경기 둔화로 수출이 부진해 아베노믹스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2013.11.21

마이너스 금리 국가의 딜레마…미국 따라 올릴 수도 없고…
커버스토리

마이너스 금리 국가의 딜레마…미국 따라 올릴 수도 없고…

유로존, 일본, 덴마크 등이 경기 부양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으나, 오히려 소비 위축과 금융시스템 약화 등 부작용만 초래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예고로 이들 국가는 자국 경제를 위해서는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해야 하지만 환율 급변을 피하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하는 딜레마에 처하게 되었다.

2016.09.01

재정지출의 역설…"돈 푸는게 능사 아니다"
커버스토리

재정지출의 역설…"돈 푸는게 능사 아니다"

세계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출이 경제 회복에 효과적인지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다. 공급주의 경제학자 아서 래퍼는 정부 재정지출이 민간 자금을 압박하고 비효율적 부문에 투입되면서 오히려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며, 세금 인하와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경제 활성화가 진정한 경기 부양책이라고 주장한다.

2012.08.16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