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전환시대, 중요도가 높아지는 서비스 무역
4차 산업혁명 이야기

디지털전환시대, 중요도가 높아지는 서비스 무역

생글생글2020.12.03읽기 6원문 보기
#서비스 무역#4차 산업혁명#디지털 전환#글로벌 공급망#스트리밍 서비스#콘텐츠 산업#비디오게임산업#e스포츠

2012년 7월, 싸이의 여섯 번째 앨범이 나오기 전까지 세계 시장에서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2012년이 마무리되기 전 그의 노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사상 처음으로 조회수 10억 회를 돌파하면서 그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열리는 새해 카운트다운 무대에 나와 100만 명 넘는 군중 앞에서 라이브 공연을 펼쳤다. 이후 방탄소년단(BTS) 등장이 이어지면서 ‘K팝’은 세계 문화에 빠르고 넓게 스며들기 시작했다.

디지털 시대로 가속화되는 서비스 무역

2004년 애플은 급성장하는 휴대폰 시장 진출을 결정한 뒤 전화기와 컴퓨터, 카메라 그리고 아이팟 기능을 모두 갖추면서도 터치스크린으로 작동되며 와이파이도 연결되는, 이 모든 기능을 작고 가벼운 본체에 담아내고자 했다. 평균적인 소비자 눈높이에 가격을 맞춰야 한다는 점은 당연한 사항이었다. 이런 방대한 작업을 미국 캘리포니아는 물론이고 한정된 지역에서 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2013년 보도사진가 데이비드 바레다는 ‘포린폴리시’ 편집장 데이비드 워타임과 함께 아이폰 생산에 관여한 세계 공급업체를 도식화한 결과 수십 개 국가에 있는 748개 기업을 찾아냈다.

콘텐츠 분야는 생산에 참여하는 국가가 이보다 다양하다. 넷플릭스 같은 세계적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출현한 이후부터는 글로벌 시장이 어떤 TV 프로그램과 영화를 제작할지 좌지우지한다. 자국 시장의 소비자가 아니라 세계 시청자와 관객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만드는 제작사가 많아지는 이유다. 2015년 공개된 ‘왕좌의 게임 5’는 세계 170개국에서 동시 방영됐다. 디지털화에 따른 스트리밍 서비스의 활성화로 ‘왕좌의 게임’이 다양한 국가에서 소비되지만, 생산도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다국적이다. 프레드 P 혹버그 전 미국 수출입은행장은 그의 책 《무역의 힘》에서 ‘왕좌의 게임’ 제작에 참여한 스태프들의 국적을 정리했다.

그는 ‘왕좌의 게임’이 시즌 8까지 이어지면서 두드러진 인물 60명 가운데 46명이 영국 출신, 5명이 아일랜드, 독일·네덜란드·미국 출신이 각각 2명, 덴마크·노르웨이·스페인 출신이 각각 1명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드라마의 주요 생산 요소인 촬영지 역시 크로아티아, 스페인, 북아일랜드, 아이슬란드, 모로코, 몰타로 다양했다. OST는 이란계 독일인 작곡가가 제작했다. ‘왕좌의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독일 엔지니어가 특수효과 기술을 팔고, 영국 배우가 멋진 눈빛을 팔며, 몰타 관광청이 햇볕 내리쬐는 낭떠러지를 촬영지로 파는 것은 모두 각국이 드라마 제작사가 있는 미국에 서비스를 수출하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 비디오게임산업의 확장

디지털 시대의 도래로 전례없는 호황을 경험하고 있는 분야는 비디오게임이다. 최초의 독립형 게임 콘솔은 1970년대 초 출시돼 1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당시엔 1400억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커질 것이라고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1982년 미국의 아케이드게임산업은 영화관과 팝송보다 더 많은 이익을 창출했음에도 여전히 주목받지 못했다. 그 결과 1983년 32억달러 규모였던 비디오게임산업은 1985년 1억달러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일본의 게임이 미국에 수출되면서 게임 시장 판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일본의 닌텐도는 미국 시장에 소개됐을 때 이미 100년의 역사를 가진 기업의 매우 수준 높은 프로그래밍으로 미국 소비자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슈퍼마리오’가 대표적이었다. 이후 게임 시장은 일본 소니와 미국 MS사의 경쟁구도가 형성되면서 오늘날까지 미국 내 고임금 산업 일자리 생태계를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 여기에 가상현실, 증강현실, 인공지능 등의 기술이 연계되면서 미국 시장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수익성 높은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랜선으로 연결된 플레이어끼리 겨뤄 승부를 내는 e스포츠는 이미 세계를 통틀어 10억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했고, 게임 방송인 트위치의 하루평균 시청자는 CNN 시청자보다 많다.

그 결과 광고가 붙기 시작했고, 미국 주요 스포츠리그에 필적할 만한 산업으로 발달했다. 서비스무역을 통해 재능과 아이디어, 상품, 이용자가 서로 연결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미디어 생산과 경험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

최신 기술은 불과 몇 년 사이에 한물간 기술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할수록 국가 간, 산업 간 경계를 흐릿하게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특히 디지털기술의 발전은 미디어를 창조하고 소비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호주에 사는 10대가 캐나다 개발자가 만든 프랑스 회사의 비디오게임을 세네갈에 사는 플레이어와 함께 즐기는 시대다.

오늘날 무역협정의 관심이 물리적 상품에 대한 관세와 할당량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디지털 시대에 더욱 중요해지는 부분은 서비스무역이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미디어 생산과 결합 방식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수석협상가였던 칼라 힐스는 “무역협정은 우리가 아직 만들지 않은 상품에 관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오늘의 노력은 내일의 기술을 더 저렴하게, 궁극적으로는 더 성공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서비스무역은 국내총생산(GDP)과 일자리, 지정학 및 다른 모든 것을 뛰어넘어 문화 간 교류가 가능하도록 해준다.

과거 서구 국가들이 교육을 수출해 문화의 중심지가 됐듯, 경제적 이유를 넘어 디지털 시대 문화콘텐츠라는 서비스 상품을 무역이라는 수단을 통해 어떻게 전 세계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이다.

☞ 포인트

디지털 시대 무역협정 초점은 전통적인 물리적 상품에서 디지털 콘텐츠로의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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