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영향력 막강…주식시장 왜곡 우려도
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연기금 영향력 막강…주식시장 왜곡 우려도

황정환 기자2025.06.05읽기 5원문 보기
#국민연금#연금개혁#보험료율 인상#포트폴리오 조정#시장지배력#가격결정자(Price Maker)#주주행동#기금운용위원회

국민연금 거대화 문제 뉴스1국민연금공단이 내년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14.4%로 0.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고 그만큼 해외 주식과 대체투자를 확대해 수익률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 조정이 국내 자산 투자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안이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해 국민연금에 유입되는 자금이 늘어나게 됐기 때문이다. 이 안은 현재 9%인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2033년까지 단계적으로 13%로 높이는 게 핵심이다.

-2025년 5월30일자 한국경제신문-국내 300여 개 상장사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투자 비중을 줄이지만 투자액은 오히려 늘어납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기존 9%에서 13%로 높이는 연금 개혁이 이뤄지면서 당초 1882조원(2041년)이던 기금 규모 ‘정점’이 3659조원(2053년, 기금운용수익률 4.5%→5.5% 가정 시)으로 2배가량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이 이 중 10%만 국내 주식에 투자해도 366조원으로, 올해 투자액(153조원) 대비 2배가 넘습니다.

연금개혁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국민연금의 영향력을 더 커지게 만드는 셈입니다. 보험료 인상은 기금 고갈 시점을 늦추는 동시에, 적극적 투자로 수익률을 높여 기금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꼭 필요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의 시각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연금 개혁이 전에 없던 새로운 문제들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른바 ‘연기금 거대화의 문제’입니다. 문제의 시작은 거대해진 연기금이 ‘가격’을 매개로 한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메기’가 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거대해진 연기금은 시장지배력이 커집니다. 주식시장에서 기업의 가격인 ‘주가’를 결정하는 데 국민연금의 영향력은 지금도 막강합니다.

국내 주식 투자액이 시가총액의 7% 이상을 차지하는 국민연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주요 국내 대기업의 지분을 거의 빠짐없이 갖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주가는 어김없이 떨어집니다. 경제학적으로 완전경쟁시장에서 기업은 가격을 주어진 대로 받아들이는 ‘가격 수용자(Price Taker)’가 돼 가격결정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반대로 독점기업은 시장가격을 결정하는 ‘가격결정자(Price Maker)’입니다. 가격결정자는 시장 전체의 후생보다 자신의 후생을 극대화하는 선택을 하게 되는데요, 거대화된 국민연금은 지금보다 더 강력한 가격결정자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국민연금이 마치 독점기업처럼 투자 기업이나 시장 전체의 이익이 아닌 국민연금만의 이익을 위한 결정을 내릴 경우 시장의 효율성과 안정성이 저해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국민연금의 이익은 국민의 노후 자금인 기금의 안정적이면서도 지속적인 수익의 확보겠지요. 따라서 사실상 한국 시장 전체에 투자한 국민연금은 개별 기업 투자에서의 손익만이 아닌 전체 시장의 안정까지 고려해 기금을 운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만약 특정한 정치세력이 국민연금의 결정을 좌지우지하면 어떨까요.

정권마다 국민연금의 주주행동 여부와 방향성을 결정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 기금운용위원회의 ‘헤게모니’를 둘러싼 정치 싸움이 펼쳐지면서 국민연금은 정치로부터의 독립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만약 거대화된 국민연금이 특정 정치세력의 요구에 맞춰 의결권 행사나 주주 제안 등 주주 행동에 나서게 된다면, 시장 질서는 더욱 혼탁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언젠가 찾아올 기금 감소기에 나라 경제 전체가 받을 충격이 더 커지는 것도 거대 연금이 안고 있는 큰 문제입니다. 연금개혁에도 2054년이면 수지가 적자로 전환되고, 2071년이면 기금이 바닥납니다.

기금 감소기에 접어들면 국민연금은 수급자들에게 연금을 지급하기 위해 국내외 주식, 채권 등 자산을 매도해야 합니다. 고래 투자자인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을 매년 팔아야 하는 상황에선 어떤 투자자도 국내 주식 매수에 나서기 어렵습니다. 이는 결국 시장 전체의 침체로 이어지고, 국민연금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는 예상보다 더 빠르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학계에서는 새 정부가 향후 거대 기금 운용으로 인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금 운용 방식의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국민연금 거버넌스의 독립성 확보를 비롯해 주주 행동 원칙 수립, 기금을 여러 개로 쪼개 나눠 운용하는 기금 분할 운용 등을 제시하는데요, 국민연금의 시장·기업에 대한 영향력이 지나치게 비대해지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골자입니다. NIE 포인트

황정환 한국경제신문 기자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커버스토리

한국은 은퇴 후진국 … 돈 없고 할 일 없으면 서글픈 노년

한국은 평균수명은 80세에 가까워졌으나 여전히 60대 은퇴라는 구시대적 관념에 머물러 있으며, 국민 66%가 은퇴자금 계산을 해본 적이 없고 부동산 가격 상승에만 의존하는 후진적인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은퇴를 인생의 끝으로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직장 중심의 삶으로 인해 은퇴 후 공허함을 느끼는 반면, 선진국인들은 은퇴를 새로운 기회로 보고 구체적인 자금 계획과 함께 봉사활동 등 의미 있는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2006.12.06

커버스토리

소득은 느는데 왜 살긴 어려워지나?

국내 GDP와 1인당 국민소득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실질 생활 수준이 악화되고 있는 이유는 세금과 국민연금, 의료보험료 등 사회부담금이 소득 증가율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누진세율 적용, 물가상승에 따른 명목소득 증가, 그리고 가계대출 이자와 사교육비 증가 등이 겹치면서 실제 가계의 가용소득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7.02.21

커버스토리

국민 개개인의 생활이 윤택해지려면…

도시 근로자들의 소득은 증가했으나 세금과 각종 부담금이 더 빠르게 늘어나고 생활물가도 상승하면서 실질적인 삶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 비정규직 증가와 중산층 약화로 인한 계층 격차 심화도 문제이며, 정부의 규제 중심 정책보다는 시장 활성화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2007.02.21

국민연금...폭탄이라며!
커버스토리

국민연금...폭탄이라며!

국민연금은 노후 생계의 기초를 제공하지만,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 변화로 재정 악화가 예상되면서 '시한폭탄'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젊은 세대가 받을 연금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과 정부의 개혁안 표류로 국민적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2005.10.25

세대는 불평등하다?
커버스토리

세대는 불평등하다?

베이비붐 세대는 경제 성장기에 주택 구입 등 경제적 혜택을 받았으나, 이후 세대는 저성장과 높은 주택 가격으로 인해 자산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세대 간 경제적 불평등은 청년 실업과 저출산으로 이어져 사회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청년 일자리 창출과 세대 간 대화를 통한 화합이 필요하다.

2008.10.22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