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이익 위해 경제연합체로 영향력 행사하죠
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국가 이익 위해 경제연합체로 영향력 행사하죠

고윤상 기자2023.03.02읽기 5원문 보기
#지경학(Geo-economics)#자국 우선주의#리쇼어링 정책#IPEF(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RCEP(역내포괄적경제동협정)#G7#G2#2008년 금융위기

(23) 지경학

세계는 변하고 있습니다. 한 국가의 지리적 특성이 그 국가의 정치와 국제관계 등을 정한다는 지정학을 넘어 ‘지경학(Geo-eonomics)’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수능뿐만 아니라 논술 등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지경학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경학은 무엇일까지경학은 국가 이익을 지키기 위해 경제적 도구를 사용해 타국 경제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말합니다. 지정학은 ‘위치’가 중요했다면, 지경학은 ‘경제적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1990년대 초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냉전체제가 종식됐습니다. 세계화가 확산되고, 세계는 효율적인 분업 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됐죠.

2000년대 정보기술(IT)산업이 부흥하면서 초국가 글로벌 기업이 득세했습니다. 글로벌 권력은 분산됐고, 국가의 힘은 약해졌죠. 이 과정에서 중국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며 성장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판도가 달라졌습니다. 금융위기는 7개의 선진국 모임인 G7이 주도했던 위상을 흔들었습니다. 이 틈새를 중국이 파고들었습니다. G2라는 이름하에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축이 수면 위로 드러났죠. 중국과 미국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갈등을 빚었습니다. 냉전체제가 종식된 후 국가의 힘이 약해진 데 따른 반작용이었다는 학계의 설명이 있습니다.

중국은 중화사상을 기반으로 한 애국주의가 이데올로기로 더욱 강하게 자리잡았고,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도한 자국 우선주의가 정치적으로 호응을 받았습니다. 중요해지는 지경학자국 우선주의는 글로벌 경제 체제를 흔들었습니다. 기술은 선진국이 개발하고, 물건은 개발도상국에서 생산하는 ‘효율적 생산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세계로 퍼졌던 공장을 자국으로 다시 유치하기 시작했죠(리쇼어링 정책).이런 와중에 코로나19가 터졌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까지 이어졌죠.

무역을 통해 비교우위를 가진 물건을 각자 거래하면서 상호이익을 추구했던 국가들이, 이제는 그 물건들을 무기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뿐 아니라 농산물, 광물 그리고 기업의 첨단기술까지 갈등의 대상이 됐죠. 지경학의 시대에서는 경제적 도구를 사용해 자국과 타국의 국제관계를 움직인다고 했죠. 그렇다면 어떤 도구들이 쓰일까요. 우호적인 국가와의 경제 교류를 강화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IPER(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를 내세우고 있죠. 한국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인도에 이르는 글로벌 경제 안보 플랫폼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IPEF는 이전에 중국 주도하에 아시아 국가들을 묶으려던 시도인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에 대응하는 성격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엄지를 들고 외치는 꼴이죠. ‘나랑 놀 사람 여기여기 붙어라.’맥도날드가 있는 국가끼리는 전쟁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자유무역이 활발한 나라끼리는 전쟁보다 무역을 하는 게 더 이익이라는 이유 때문인데요.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도 보호무역은 전쟁을 야기하며, 영구적인 평화는 자유무역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반세계화 흐름 가운데서 지경학적 위험이 높아진다면, 각 나라 간 갈등을 조절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입니다.

전쟁을 해서라도 경제적 이익을 지켜야 할 유인이 생기기 때문이죠. 이제는 고전게임이 돼버린 스타크래프트를 생각해볼까요. 초반에는 붙어 있는 적(지리적 근접성)을 상대로 속도전을 벌이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미네랄과 가스를 누가 많이 확보

하느냐(경제적 도구)가 승패를 가릅니다.중국과 대만의 갈등만 하더라도 지경학적 사례인데요. 표면적으로는 역사적 갈등처럼 보이지만, 그 중심에는 대만의 반도체 기술이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첨단 반도체 기술을 갖지 못하도록 막고 있죠. 첨단 반도체 없이는 4차 산업혁명도 물건너갑니다. 그러니 중국은 세계적인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CM가 있는 대만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고 싶어하지요.

고윤상 한국경제신문 기자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빚의 '재앙'…공짜 점심은 없다
커버스토리

빚의 '재앙'…공짜 점심은 없다

미국, 일본, 그리스 등 주요국들이 과도한 재정적자로 인한 국가부채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전쟁, 금융구제, 복지 지출 등 분수에 넘치는 지출의 결과다. 현재의 안락을 위해 빚을 늘리면 반드시 재앙으로 돌아온다는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경제의 기본 원리를 망각한 결과로,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더 큰 위기를 경고하는 신호다.

2011.08.10

잘 나가던 아일랜드가 IMF에 손벌린 이유는?
커버스토리

잘 나가던 아일랜드가 IMF에 손벌린 이유는?

한때 '켈틱 타이거'로 불리며 고속성장을 이룬 아일랜드가 2008년 금융위기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은행 구제에 막대한 재정을 쏟아붓다가 결국 EU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되었다. 이는 고속성장 과정에서 거품에 취해 경제 기초체력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 결과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강도 높은 긴축재정을 추진하고 있다.

2010.11.24

4차산업혁명 이야기

4차산업은 기술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발전하죠

파나마 페이퍼스 사건으로 촉발된 제도적 신뢰의 붕괴는 책임의 불평등, 격리된 반향실, 엘리트 권위의 쇠퇴 등으로 심화되었다. 이러한 신뢰 공백을 기술이 채우면서 블록체인, 에어비앤비, 우버 등 분산적 신뢰 기반의 4차 산업혁명 비즈니스 모델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2019.08.22

세계 경제질서 세우는 최상위협의체 …국가 브랜드가치 높일 '절호의 기회'
커버스토리

세계 경제질서 세우는 최상위협의체 …국가 브랜드가치 높일 '절호의 기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의 경제력 증대로 G7 중심의 세계 경제질서가 G20으로 재편되었으며, 한국이 G7이 아닌 국가로서 처음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되었다. 서울 회의에서는 거시경제정책 공조와 금융규제 개혁 등 기존 의제와 함께 개발도상국 지원과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이라는 새로운 의제를 논의하며, 이는 한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외교사적으로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0.10.27

시장이 제대로 작동해야 삶이 풍요로워진다
커버스토리

시장이 제대로 작동해야 삶이 풍요로워진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만, 시장경제는 협력과 자유로운 선택을 통해 인류의 생활수준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켜온 도덕적 체제라는 주장이다. 부자들은 대부분 남을 희생시켜 부를 쌓는 것이 아니라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로 사회에 기여하며 부를 축적하며, 최근 경제위기는 신자유주의보다는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주요 원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시장경제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계획경제보다 인간의 자유와 인권을 신장시켰으며, 현 위기도 창조적 파괴를 통한 진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2011.11.30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