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할 때 원·달러를 교환해 사용하자는 약속
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필요할 때 원·달러를 교환해 사용하자는 약속

나수지 기자2022.10.06읽기 5원문 보기
#한·미 통화스와프#원·달러 환율#외환보유액#기준금리 인상#물가 정점#외환시장 개입#달러 유동성#외환위기

(4) 한·미 통화스와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 정점 시기를 10월로 보고 있다”면서도 “에너지 가격과 환율 절하 등으로 정점이 바뀔 수 있다”고 26일 말했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중략)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선 “Fed와 정보 교환을 하고 있다”면서도 “이론적으로 현재 한국이 처한 상황에서 통화스와프는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Fed의 통화스와프에는 내부 기준이 있다.

글로벌 달러 시장에서 유동성 부족 문제가 있을 때 논의하게 돼 있다”며 “Fed의 전제조건이 맞을 때 그 근처일 때 얘기하는 것이 맞지, 조건이 맞지 않는데 지금 우리나라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스와프를 달라고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나거나 저자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한국경제신문 9월 27일자 기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을 담은 기사입니다.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시점에 대해 “아직은 때가 아니다”는 이 총재의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한·미 통화스와프가 뭐길래 이 총재가 이런 발언을 했을까요?

통화스와프는 두 나라의 중앙은행이 일정한 환율을 정해 각 나라의 돈을 서로 교환하기로 하는 계약을 말합니다. 한·미 통화스와프라고 하면 한국과 미국의 중앙은행이 필요할 때 각자 원화와 달러를 교환하기로 약속하는 거죠. 한국 입장에선 달러가 부족해지면 언제든지 달러를 가져다 쓸 수 있는 셈이라 흔히 ‘달러 마이너스통장’으로 비유합니다.

한경DB 요즘 신문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 것도 우리나라 안에 혹시 달러가 부족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입니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뛰어넘었습니다. 이렇게 환율이 가파르게 치솟으면 한국은행은 외환시장에 달러를 풀어 환율을 안정시키려고 노력합니다. 환율이 오르면 외국에서 물건을 사올 때 더 비싼 값을 치러야 하고, 그러다보면 물가가 오르는 등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이 외환시장에 달러를 풀면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달러가 줄어듭니다. 한국은행은 올 2분기에만 환율 안정을 위해 154억900만달러(약 21조9000억원)를 시장에 풀었습니다.

시장에 달러가 부족해 원·달러 환율이 높아졌으니 달러를 풀어 안정시키려고 한 겁니다. 이건 한국은행이 이 수치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이 수치가 더 심상치 않은 건 지난 3분기에는 한국은행이 더 많은 달러를 외환시장에 푼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2분기에는 1300원 수준이던 원·달러 환율이 3분기 14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한국은행이 달러를 시장에 내다 팔다 보니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달러 규모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지금 환율 기준으로 630조원이 조금 안 되는 수준입니다. 올 들어서만 40조원 정도 줄었습니다.

외환보유액이 줄어든다고 무조건 나쁜 건 아닙니다. 우리가 집에 가지고 있는 현금이 늘었다 줄었다 하는 것처럼 외환보유액 역시 줄 때도, 늘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연간 단위로 외환보유액이 크게 줄어든 건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이후 처음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달러 비상금’으로 쓸 수 있는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2008년과 2020년 두 차례 체결된 적이 있는데, 발표 소식만으로 환율이 안정된 전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한국 상황이 아직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은 경제 규모(GDP 기준) 대비 25% 수준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건 다른 나라와 비교해 높은 수치라는 겁니다.한·미 통화스와프가 근본적인 환율 불안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영국은 미국과 상시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지만, 최근 파운드화 가치가 역대 최저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나수지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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