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등골 휘는 '고환율'…원인은 정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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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등골 휘는 '고환율'…원인은 정부에?

유승호 기자2026.01.15읽기 5원문 보기
#환율#확장재정#금리 차#광의통화(M2)#국제수지#인플레이션#경제성장률#실질소득

고환율로 기름값부터 공산품까지 상승

환율 오르면 수출에 유리하다지만

가격 내린 만큼 판매 안 늘면 되레 손해

정부 확장재정·규제로 성장동력 하락

개인·기업은 매력적 투자처 美로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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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기업이 5대 시중은행에 예치한 달러 예금이 지난해 12월에만 12% 늘었다.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해 원·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하자 시장 참가자들은 이를 달러 저가 매수 기회로 파악하고 달러를 더 사들였다. 시중의 달러 매수 심리가 그만큼 강하다. 정부는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를 환율상승의 주범으로 지목하더니 수출기업, 은행, 증권사에까지 화살을 돌렸다. 국민연금까지 동원해야 할 정도로 치솟은 환율. 누구 탓일까. 환율을 움직이는 세 가지환율이 어떻게 될지는 귀신도 모른다고 하지만, 크게 보면 국제수지, 국내외 금리 차, 물가의 영향을 받는다. 수출이 늘거나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증가하면 달러가 유입돼 환율이 하락한다. 수출이 줄고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늘면 달러가 빠져나가 환율이 상승한다.그다음으로 국내외 금리 차가 있다. 자본 이동에 제약이 없고 세금도 없다고 가정하면 돈은 수익률이 낮은 나라에서 높은 나라로 이동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처럼 미국의 금리가 한국보다 높으면 달러가 미국으로 빠져나가 환율이 오른다.국가 간 물가상승률 차이도 환율에 영향을 미친다. 무역장벽이 없고 운송비도 안 든다고 가정했을 때 한국의 물가가 갑자기 두 배가 되면 같은 물건을 미국에서 싸게 구입해 한국에서 파는 사람이 생길 것이다. 즉 수입이 증가해 달러 수요가 늘어난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환율상승 요인이라는 뜻이다. 물가상승은 화폐 가치 하락과 같다는 점에서 통화량 증가가 곧 환율 상승 요인이라고 할 수도 있다. 최근 한국의 광의통화(M2)는 미국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환율은 한국 돈과 외국 돈의 교환 비율이다. 한국 돈이 많이 풀리면 외국 돈에 비해 가치가 낮아지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환율상승 주범은 정부환율의 배경에는 경제 펀더멘털이 있다. 나라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해야 그 나라의 통화 가치가 유지된다. 한국 경제성장률은 2023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으로 미국보다 낮았다. 공장을 짓든 주식을 사든 미국이 한국보다 매력적인 투자처라면 자본의 흐름은 미국으로 향하게 되고, 환율이 오르는 것이 자연스럽다.서학 개미와 기업에 환율상승의 책임을 돌리는 것은 원인과 결과를 혼동한 것이다. 서학 개미가 미국 주식을 사고 기업들이 달러를 안 내놔서 환율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확장 재정으로 돈을 풀고, 각종 규제로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을 떨어뜨린 결과 원화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커져 개인은 미국 주식을 사고 기업은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은 채 그대로 들고 있는 것이다.고환율은 서민 생계를 압박한다. 환율이 오르면 기름값부터 농산물, 공산품까지 영향을 안 받는 품목이 거의 없다. 사과처럼 100% 국산인 상품의 가격도 환율이 오르면 따라 오른다. 사과 자체는 국산이지만 농약, 비료, 포장 비닐, 박스, 트랙터 경유, 인부들이 신고 다니는 슬리퍼까지 모조리 수입품이다. 환율이 오르면 실질소득이 감소한다. 작년 평균 환율 1422원을 적용하면 달러로 환산한 최저시급은 7.05달러로 2019년(7.16달러)보다 낮았다. 수출에도 해로울 수 있는 고환율이론적으로 수출에는 환율상승이 유리할 수 있다. 환율이 오르면 국산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져 수출이 늘어나고 수입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과거엔 수출기업을 살린다며 ‘고환율 정책’을 펴기도 했다.그러나 환율과 수출의 관계가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환율이 올라 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가격이 대당 2만 달러에서 1만8000달러로 내리고 수출 물량이 10만 대에서 11만 대로 늘었다고 하자. 이 경우 수출 물량은 늘었지만, 수출 금액은 20억 달러에서 19억8000만 달러로 오히려 줄어든다. 수출 물량 증가분을 수출가격 하락분이 상쇄하기 때문이다.환율상승이 수출 금액 증가로 이어지려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가격탄력성이 아주 커야 한다. 수출가격이 하락한 것 이상으로 수요가 증가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처럼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에서는 고환율이 원가 부담을 키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2월 36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51.4%가 환율이 올라 손해를 봤다고 답했다. 이익이 발생했다는 기업은 13.3%에 불과했다. NIE 포인트

유승호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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