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남초 학과로 꼽히던 의대에서 남녀 비중에 변화가 감지된다. 의대 신입생 중 여학생 비중은 최근 5년간 꾸준하게 증가하며 올해 38.4%까지 상승했다. 약대 여학생 비중은 58.1%에 달한다. 의약학 전반에서 여학생들의 활약은 점점 더 도드라지는 모양새다. 반면 첨단 및 반도체 등 대기업 계약학과에선 여전히 남학생 비중이 압도적이다. 최상위권 대표 학과인 의약학 및 대기업 계약학과 신입생 남녀 비중을 분석해본다.


전국 39개 의대 신입생 중 여학생 비중은 대학알리미 공시 정원 내 기준 올해 38.4%(1721명)까지 상승했다. 2025학년도는 전국 의대 모집 인원이 4500여 명까지 확대되면서 신입생 중 여학생 인원이 1721명까지 늘었다. 의대 신입생 중 여학생 비중은 2021학년도 34.1%(1018명), 2022학년도 35.2%(1061명), 2023학년도 36.2%(1091명), 2024학년도 37.7%(1138명), 2025학년도 38.4%로 최근 5년 동안 매해 상승 추세다.
상승세는 지방권 의대에서 뚜렷하다. 서울권은 2021학년도 38.3%에서 2025학년도 38.4%로 0.1%포인트 상승에 그쳤지만, 지방권 의대는 같은 기간 33.0%에서 39.8%로 6.8%포인트 상승하며 전체 상승을 이끌었다. 여학생 비중이 40.0%를 넘긴 대학 수는 이화여대를 포함해 2021학년도 5개교에서 2025학년도 16개교까지 크게 늘어났다. 5대 의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울산대의 경우 여학생 비중이 2024학년도 60.0%, 2025학년도 50.0%로 남녀 입학 비중이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의대 대학별로는 경상국립대가 27.6%에서 44.9%로 17.3%포인트가 늘면서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다음으로 계명대 16.9%P(28.9% → 45.8%), 강원대 16.5%P(28.6% → 45.1%), 대구가톨릭대 16.3%P(25.0% → 41.3%), 연세대(미래) 16.2%P(25.8% → 42.0%), 울산대 15.9%P(34.1% → 50.0%) 순으로 여학생 비중 증가 폭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지방권에서 여학생 강세는 지역인재 확대와 내신 영향력 강화 등이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방권 의대 지역인재 비중은 2022학년도까진 30% 수준을 유지하다 2023학년도 40%, 2025학년도 60%까지 확대됐다. 같은 기간 수시 학생부 전형에선 자기소개서 폐지, 비교과 비중 축소 등의 변화로 내신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여학생 강세가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여학생들이 꼼꼼한 성격 덕분에 내신 관리에선 더 앞서 있다는 고교 교사들의 전언과 현장 분위기를 고려해보면 꽤나 수긍되는 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
동시에 의대 정원 확대와 의대 열풍 상황에서 여학생 사이 전문직으로 의약학 계열에 대한 선호도 자체가 높아진 것 또한 주요한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학생 증가는 의대뿐 아니라 약대, 수의대, 한의대, 치대까지 의약학 계열 전반에서 관찰된다. 약대 여학생 비중은 학부 선발로 전환한 2022학년도 54.9%에서 올해 58.1%까지 상승했고, 수의대는 2021학년도 42.5%에서 올해 50.4%까지 늘어났다. 치대는 같은 기간 33.0%에서 38.1%로 상승했다. 다만, 한의대는 같은 기간 43.5%에서 43.6%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최근 의약학과 함께 최상위권 학과로 급부상한 첨단 및 반도체 등 대기업 계약학과는 어떨까. 서울대 첨단융합학부,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등 첨단 및 대기업 계약학과 13개 대학, 17개 학과의 신입생 남녀 비중을 분석해보면 의약학과는 반대 상황이다. 여학생 비중은 2023학년도 13.3%에서 2024학년도 17.7%로 늘었다가 올해 15.8%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확인된다. 최근 3년 모두 남학생 비중이 80%를 넘기면서 남학생 비중이 압도적이다. 대기업 취업 보장 등 파격적 혜택에도 여학생 사이 선호도 변화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