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 포커스 - '쓴소리' 쏟아낸 허창수 전경련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재계를 대표하는 '간판급' 단체다.
자유시장경제의 창달과 건전한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해 올바른 경제정책을 제시하고 한국경제의 국제화를 촉진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1961년 전경련의 모태인 한국경제인협의회로 발족한뒤 1968년 전국경제인연합회로 이름을 바꿨다.
회원은 제조 무역 건설 금융 등 업종별 단체와 대기업을 포함해 500개사가 넘는다.
'티나지 않는 리더십'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허창수 전경련회장(GS그룹 회장)이 취임 4개월 만에 입을 열었다.
허 회장은 지난 2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치권의 감세 철회 움직임과 반값 등록금 등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감세로 재원이 늘어나면 기업들이 일자리를 만들고,투자도 많이 하게 된다"며 "이것이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감세 철회는 그분들(정치인들) 선택의 문제이긴 하지만,(전경련회장으로서) 반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반값 등록금에 대해서도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 허 회장은 "반값 등록금 아이디어는 잘 생각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나온 게 문제"라며 "직원 자녀들의 등록금을 지원해주는 기업 입장에선 반값 등록금으로 혜택을 볼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그런 즉흥적인 생각을 조장해서야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중소기업을) 무조건 도와준다고 자생력이 생기지는 않는다"며 동반성장,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등 최근의 정부 기업정책에 대해서도 소신을 피력했다.
정부가 주도한 기름값 100원(ℓ당) 인하와 관련해서도 "그 정도면 충분히 고통분담이 된 것 아니냐"며 인하 기간 연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내년 총선 등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재계가 수시로 공동의 목소리를 내겠다고도 밝혔다.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넘쳐날 포퓰리즘을 겨냥해 할말을 했다"며 환영하는 분위기지만,다른 한편에선 "정부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비난한다.
특히 민주당이 민감하다. 이용섭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이기주의적 발상"이라며 허 회장의 발언을 비난했다.
평소 자신의 색깔을 잘 드러내지 않는 허 회장이 감세철회,반값 등록금,동반성장,휘발유가격 인하 등 최근의 주요 이슈를 조목조목 짚으며 소신을 피력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2월 33대 회장으로 취임한 허 회장이 초과이익공유제, 연기금 주주권 행사 강화 등에 침묵하자 일각에서는 "재계 수장이 너무 목소리를 아낀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정부와 재계 간의 간극을 좁히는 '조용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도 많다.
"현 정부의 정책기조는 여전히 비즈니스 프렌들리(기업 친화적)라는 발언도 정부와의 갈등을 해소하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오랜 침묵을 깬 허 회장의 발언이 전경련의 존재감을 부상시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