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 스타일' 열풍…AI 저작권 인정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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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스타일' 열풍…AI 저작권 인정해야 하나

유병연 기자2025.04.10읽기 6원문 보기
#생성형 AI#저작권#지식재산권#AI 학습 데이터#초상권#윈윈 효과#국가경쟁력#기술 혁신

챗GPT가 이미지 생성 기능을 탑재한 최신 모델을 출시한 뒤 ‘지브리 스타일’로 사진을 변환한 이미지가 세계적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챗GPT 기능을 이용해 지브리나 디즈니 같은 인기 애니메이션 화풍으로 손쉽게 프로필 사진 등을 제작할 수 있게 되면서 챗GPT 개발사인 미국 오픈AI는 신규 유료 가입자 유치 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하지만 그 인기가 높아지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커진다. 해당 서비스가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스튜디오 지브리의 저작권을 무단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공지능 시대가 현실화하면서 AI 학습 과정에 원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활용하고, 초상권을 무차별적으로 침해하고 있다는 논란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중이다. 이런 논란은 기술의 혜택과 위험 사이 균형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찬성] "화풍도 개성"…저작권 인정해야 보상 있어야 AI 발전과 '윈윈'화풍은 창작자의 독창성과 개성을 반영하는 예술의 중요한 요소다. 이는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창작자의 지적 활동에 따른 결과물인 것이다. 그런데도 화풍이나 스타일은 아이디어에 가깝다는 이유로 저작권법으로 보호하지 않는 현실이다. 생성형 AI 기술이 날이 갈수록 발전하면서 이를 이용한 창작물이 범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화풍을 보호하지 않으면 개발사나 이용자는 AI 기술로 특정 스타일을 무단으로 모방해 손쉽게 상업적 이익을 취하는 반면 창작자는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된다. 이는 불가피하게 창작 활동에 대한 의지 자체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그래서 AI가 생성한 작품이 원작자 화풍과 유사하다면 이를 법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화풍을 저작권으로 보호하면 창작물의 고유성과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업적 활용 가능성도 확대된다.

저작권자에 대한 경제적 보상이 창작의 인센티브가 될 수 있다면 인공지능을 둘러싼 기술 혁신이 인간의 창작 활동 자극과 문화 및 관련 산업의 향상을 동시에 이끌어내는 ‘윈윈 효과’를 거둘 수 있다. AI의 저작물 이용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어렵거나 복잡한 일도 아니다. 저작물의 AI 학습 데이터 이용에 따른 저작권자에 대한 경제적 보상 방법으로 이용행위에 대해 정해진 요율을 적용하는 방법과 저작물이 AI 결과물 생성에 기여한 비율을 산정해 저작권자에게 이익을 배분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AI는 기술 진보에 따른 새로운 현상이다.

이런 기술 진보가 기존의 기본 가치를 침해하지 않도록 새로운 현상에 맞는 규범적 접근은 필연적이다. 화풍을 지식재산으로 인정하고 보호하는 일이야말로 창작자의 권리를 강화하고 기술 발전에 따른 법적 공백을 메우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AI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는 현 상황에서 화풍 보호를 위한 법적 틀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반대] 화풍은 보호받아야 할 표현물 아냐, 예술 다양성 저해…AI 경쟁력 약화화풍은 구체적 표현물이 아니라 스타일이나 아이디어에 가깝다. 저작권법은 고정된 표현물만 보호하며, 스타일 자체를 보호하려는 시도는 법적으로 모호하고 실효성이 떨어진다.

스타일의 유사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주관적이기에 분쟁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화풍을 지식재산으로 보호하면 창작자 간 영감 공유와 협업 또한 제한될 우려가 있다. 예술은 본질적으로 다른 작품에서 영향을 받고 발전하는 과정인데, 특정 화풍을 독점화하면 창작 활동은 오히려 위축될 수밖에 없다. AI 학습 과정에서 원본 데이터의 지식재산권을 강화한다면 인공지능 발전은 더뎌질 수밖에 없다. AI 모델 훈련에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필수적인데, 저작권을 강화하면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비용이 증가하고, 분쟁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AI 기술의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다.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에 운전을 막거나 자동차 제조를 금지하면 안 되듯, 새로운 기술의 등장이 저작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해서 기술 발전을 가로막는 것은 우둔한 짓이다. 더구나 AI는 국가경쟁력의 핵심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은 단순한 대화나 정보 제공 영역을 넘어 군사, 의료, 법률 등 기술·전문 분야와 시, 소설, 미술, 음악, 영상 등 예술 분야에서도 역할이 확대될 것이다. 이런 와중에 저작권이라는 커다란 장애물을 높이는 것은 미래 국가 발전에도 치명적인 자해행위다.

중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는 AI 훈련 데이터 사용에 관대한 정책을 펼치며 기술 발전을 가속하는 데 비해 우리나라만 홀로 저작권 보호를 강화한다면 AI를 둘러싼 국가 대항전에서 뒤처질 게 불 보듯 뻔하다. AI에 대한 지식재산권 강화는 인공지능 시대의 ‘쇄국정책’에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는 혁신과 진보가 누구에게나 혜택을 줌으로써 공익을 키울 것이라는 새로운 균형관을 지향한다. AI를 둘러싼 저작권 문제도 개인의 사익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공익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 생각하기 - 생태계 지키는 균형 있는 분배 방안 모색을AI의 훈련 데이터 사용은 기술 혁신의 필수 요소다.

그러나 창작자의 권리를 무시한 데이터 활용은 반발을 초래하며, 장기적으로는 창작 생태계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 이는 기존 콘텐츠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AI 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AI 기술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저작권자와 AI 개발자 간 균형 있는 이익 분배가 필요하다.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 발전 사이에서 균형을 찾지 못하면 글로벌 AI 경주에서 도태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다만 저작권을 지나치게 강화하다 보면 AI 혁신이 위축될 뿐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위한 기술 활용도 제한될 수 있다.

특히 AI가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른 가운데 지나치게 제한적인 지적재산 관련 규제 신설은 우리나라를 ‘AI 갈라파고스’로 전락시킬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글로벌 협력 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유병연 논설위원 yoob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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