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온라인 판매및 택배 금지 옳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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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온라인 판매및 택배 금지 옳은가요

김선태 기자2016.04.21읽기 5원문 보기
#주세법#과태료#온라인 주류판매 규제#탈세 방지#청소년 음주 방지#통신판매 금지#국세청#형평성

최근 와인을 택배로 판매한 유통업체 등 65곳에 국세청이 2억6000여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온라인 주류판매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현행법상 주류는 직접 매장에서만 사야 하며 온라인으로 팔거나 택배를 부치는 것이 금지돼 있다. 가짜 주류 유통이나 청소년 음주를 막기 위한다는 취지에서다. 그런데 이 같은 규제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음식과 상품이 택배나 온라인 주문 대상인 요즘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온라인 주류판매와 주류 택배를 금지하고 있는 현행 규제를 둘러싼 찬반 논란을 알아본다.

○ 찬성 "탈세방지와 청소년 보호위해 불가피"국세청은 현행법상 금지되어 있는 것을 단속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주세법의 위임에 따른 ‘주류의 양도·양수 방법, 상대방 및 기타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 제11조는 음식업자가 주류를 판매할 때는 업소 외부로 유출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 ‘주류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에서는 인터넷 전화 이메일 등을 통한 통신판매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세청 한 관계자는 “술을 택배 배송으로 팔면 안 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이번에 처음으로 대대적인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법이 바뀌면 모르겠지만 엄연히 주류법이 정하는 바가 있는데 이를 위반하는 위법행위를 주무관청으로서 그대로 묵인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소비자가 직접 매장에 나와 결제하고 택배를 할 경우에도 택배업체를 통해 직접 배송을 맡겨야 하며 택배업체가 물건을 가져갈 때까지 구매자는 매장을 떠나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다. 국세청 관련 규정은 청소년의 무분별한 음주를 막고 주류 관련 세금의 탈세를 방지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술은 일반적인 음식물이나 상품과 같은 차원에서 취급하기 곤란하다는 것이다.

다른 일반 상품과 달리 별도의 주세법이 있다는 것 자체가 술은 입법 취지상으로도 특별한 취급을 하겠다는 뜻이 오래 전부터 담겨 있다는 얘기다. 국세청은 다만 영세업체의 ‘치맥(치킨+맥주)’ 배달과 같은 행위까지 일일이 단속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 반대 "시대에 뒤떨어진 비현실적인 규제"이미 현실에서는 온라인 주문에 의한 택배와 치맥 배달 등을 통해 대면거래가 아닌 형태로 주류가 유통 판매되고 있는데 이를 갑자기 불법이라고 하면서 금지하는 것은 현실과 너무 괴리된 것이라는 게 반대하는 이들이 내세우는 이유다.

백화점을 비롯해 대부분의 주류 판매점이 온라인이나 전화로 주문을 받아 택배나 퀵서비스로 보내주는 영업을 해왔다. 특히 명절 등에 선물용 술 주문은 대부분 인터넷이나 전화로 이루어진 뒤 택배로 배송된다. 그런데 난데없이 국세청이 이런 부분에 대해 고지식하게 주세법을 적용해 단속하고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현실이 바뀌었으면 관련 법규정을 바꿔야지 오래 전 유물인 법을 적용해 갑자기 주류 판매행위를 범법 행위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는 얘기다. 형평성 문제도 제기한다. 관행적으로 집에서 치킨을 시킬 때 맥주까지 주문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것 역시 관련법 위반인데 왜 모두 다 단속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와인업계 관계자는 “매장에서 직접 구입 후 판매처에 선물 배송을 요청하는 고객들에게 설명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고객이 요청한 택배까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면 판매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고 소비자 불편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모든 술을 대면으로만 판매하라는 것은 소비자의 불편을 아랑곳하지 않는 국세청의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국세청이 현실에 맞게 관련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생각하기 "현실에 맞게 서둘러 관련 규정 개정해야"알코올이 포함된 술을 다른 일반 상품과 똑같이 취급할 수는 없다. 유통에 일정한 제한은 불가피하다.

다만 그 제한을 어느 범위에서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국세청이 과거 전자상거래나 택배 등이 활성화되기 전 규정을 근거로 이미 관행으로 굳어진 와인의 대량 택배 등에 갑자기 ‘법대로’를 들이대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주류 유통과 관련한 주세법과 관련 국세청 고시 등을 손질할 때가 왔다는 얘기다. 주류업계에서는 “와인 등 술은 무게가 많이 나가 직접 들고 다니기 힘든 만큼 소비자가 매장에 찾아와 주문하고 결제했다면 택배는주류 판매자가 대행해주는 방안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국세청은 관련 업계와 전문가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관련 규제를 개정하는 작업에 즉시 착수해야 한다고 본다.

지금처럼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정을 계속 집행하는 것도 문제고, 그렇다고 불법적인 주류 유통을 방치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영국과 일본은 주류의 통신판매가 허용돼 있다고 한다. 미국은 50개주 가운데 플로리다 텍사스 등 24개 주에서 통신판매가 가능하다. 이런 외국 사례도 잘 조사하고 우리 현실에 맞는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

김성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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