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야생 적응 훈련시키면 충분히 살 수 있어"
반 "방사하다 보면 수족관 동물 모두 없애야 돼"
서울대공원의 돌고래쇼가 잠정 중단됐다. 서울대공원 측이 제주도에서 불법 포획돼 그동안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를 해온 남방 큰돌고래 ‘제돌이’를 1년간 야생 방사 적응 훈련을 시킨 뒤 다시 제주도 앞바다로 돌려보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제돌이는 제주지역 어민들이 2009~2010년 인근 해역에서 잡아 마리당 700만~1000만원씩 받고 제주 퍼시픽랜드에 팔았던 11마리 중 하나로 퍼시픽랜드는 제돌이를 다시 서울대공원에 넘겼다. 제돌이 문제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검찰이 돌고래를 불법 포획한 어민과 퍼시픽랜드 측을 기소하면서부터다. 제주지방 법원은 이들의 처벌과 돌고래 방생 여부를 두고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공판을 열었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서울대공원 측은 돌고래 공연을 한 달여간 잠정 중단하고 시민 대토론회 등을 거쳐 돌고래쇼의 지속 여부도 결정하기로 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야생에서 붙잡아 쇼에 동원했던 돌고래를 다시 바다에 풀어주는 것이 옳은지를 둘러싸고 논쟁이 한창이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이 “제돌이를 고향인 제주도 강정마을 앞바다에 돌려보내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더욱 논란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돌고래 야생 방사 문제를 둘러싼 찬반 논란을 알아본다.
찬성
방사에 찬성하는 측은 기본적으로 제돌이가 제주 인근 해안에서 불법 포획돼 지금에 이른 만큼 불법행위를 되돌린다는 차원에서도 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돌고래의 생존 여부도 중요하지만 불법 포획으로 빚어진 현 상태를 인정해서는 안 되며 이를 원상태로 되돌리는 행위는 위법행위를 바로잡는다는 점에서 상징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 자연으로 돌려보내면 적응하기 어렵다는 논리를 내세우기 시작하면 멸종위기 종을 포함, 야생동물 불법 포획을 결과적으로 인정해주는 꼴이 된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따라서 자연에 충분히 적응할 시간을 주고 적응 훈련을 시키면 다시 바다에서 사는 것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반박한다. 서울시가 제주도 해역에 제돌이와 동종 무리인 남방 큰돌고래 서식지를 확인, 인근에 예산 8억7000만원을 들여 야생 적응 방사장 등을 마련하는 것도 이런 측의 주장을 수용한 것이다. 바다에서 죽을 수 있다는 주장들은 불법 포획을 정당화하려는 측의 구차한 논리에 불과하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김현우 고래연구소 연구원은 제주 남방 큰돌고래는 개체수가 100여마리밖에 남지 않아 멸종을 피하려면 한 마리라도 바다로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남방 큰돌고래에 관해 국내 최고 전문가인 그는 “과거 미국에서 큰돌고래 방사의 예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야생 적응 기간만 거치면 야생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한다.
과거 수년간 남방 큰돌고래들에게 일일이 식별번호를 붙여가며 연구해온 그는 제주 퍼시픽랜드에서 쇼를 하는 녀석 중 상당수가 자신이 바다에서 봤던 돌고래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동물 학대를 막는 차원에서 놔주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돌고래쇼 자체가 비좁은 수조에 야생동물을 가둬두고 먹이를 이용해 훈련을 시키는 것으로 동물 입장에서는 일종의 학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
방사를 반대하는 측은 이미 야생성을 잃은 돌고래를 바다로 내보내면 적응하지 못하고 죽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남방 돌고래를 불법 포획한 혐의로 기소된 제주 퍼시픽랜드 대표 허모씨는 법원에서 “해외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어 방생했지만 죽거나 다시 돌아온 사례가 있다”며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또 기존 무리에 적응하지 못하고 공격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국내 해안에서 돌고래를 못 잡으면 어차피 일본 등지에서 비싼 돈을 주고 수입해야 하는데 그것보다는 우리 바다에서 잡는 것이 더 나은 것 아니냐는 주장도 했다.


